기획시리즈

"北 2020년 존재 않을것…中정책 변화 두려워해"

ngo2002 2013. 5. 2. 10:41

"北 2020년 존재 않을것…中정책 변화 두려워해"

세계적 경제사학자 니얼퍼거슨 "남북통일 이제 8년 남았다" 2013.05.0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사진)가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국제사회 간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밀켄글로벌콘퍼런스에 참석한 퍼거슨 교수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이 대화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핵무장 포기를 제시했지만 북한이 정권 유지 수단인 핵무기 개발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거슨 교수는 "북한 정권은 앞으로도 협박과 극단적인 수사를 동원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양보를 끌어내는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한국 경제는 북한 리스크 부담을 지속적으로 안고 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북한이 과거보다 더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퍼거슨 교수는 "북한 정권이 최근 중국의 북한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며 "상황이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북한 오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험스러운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퍼거슨 교수는 "지난주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 새 지도부의 북한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도했다"며 "현재 중국 정부가 북한을 포기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비용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셈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퍼거슨 교수는 "남북한 통일은 필연이다. 2년 전쯤 남북한 통일이 10년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이 같은 전망에 변함이 없다"며 "남북한 통일은 이제 8년 남짓 남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8년이라는 숫자가 정확히 맞아떨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2020년이 되면 북한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인 퍼거슨 교수는 경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세계적인 경제사학자다. [로스앤젤레스 = 박봉권 특파원]

美의회는 신경병환자, 한심하다"

앨 고어 前 美 부통령 비판 2013.05.01

◆밀켄콘퍼런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사진)이 미국 정치권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밀켄글로벌콘퍼런스에 참석해 강연한 고어 전 부통령은 미국 의회를 "기능 마비, 신경병 환자, 한심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중요한 개혁안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민주주의가 망가졌다"고 개탄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예의 지구 온난화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 들었다. 그는 "지구 온난화 위기는 실질적인 것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다"며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기 위해 음모를 펼치고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우리는 매일 9000만t에 달하는 지구 온난화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우리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항의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저 `미래(The Future)`를 통해 글로벌 변화를 가져오는 6가지 요인으로 깊고 촘촘하게 연결된 글로벌 경제의 부상,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전자적 소통수단 출현, 완전히 다른 정치ㆍ경제ㆍ군사적 파워 등장, 인구ㆍ도시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가파른 성장 부작용, 생물ㆍ생화학적 분야 등에서의 혁신, 기후변화 위기를 꼽았다. [로스앤젤레스 = 박봉권 특파원]

토니 블레어가 본 유로존 회생 조건

독일이 재정부담 더 떠안아야재정지원 받은 위기국은 연금·노동시장 개혁해야 성장없는 긴축정책 안돼

◆밀켄콘퍼런스◆ "유로존 회생을 위해 독일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밀켄글로벌콘퍼런스에 참석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유럽 경제대국 독일 역할론을 펼쳤다. 블레어 전 총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의 거래가 독일 무역액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독일은 유로존 탄생 후 더 큰 경쟁력을 확보했고 많은 것을 얻었다"며 "이제 유로존을 살리려면 독일이 더 많은 재정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독일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재정위기국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연금ㆍ사회보장 프로그램은 물론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장 전략이 없는 긴축정책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에 도달하는 속도는 각국이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긴축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블레어 전 총리는 "성장과 고용창출 없이 일방적으로 긴축만 요구하는 것은 정치ㆍ사회적 긴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긴축만 하고 구조개혁은 없는 것은 안 된다"며 "개혁이 동시에 진행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블레어 전 총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이 같은 구조개혁 필요성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30년 전 30대 초반이었던 유로존 인구의 평균 연령이 이제는 41~42세"라며 "유로존 위기가 개혁을 압박하기는 했지만 고령화 등 유럽 내 구조적인 변화 때문에 오래전부터 EU 개혁에 대한 필요성은 있어왔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미래에 대해 블레어 전 총리는 "외부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단일 통화 시스템인 유로존을 유지하려는 정치적인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유로존이 붕괴되면 각국이 과거 통화를 재도입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은 엄청난 것"이라며 붕괴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에 대한 두려움도 유로존을 지키려는 의지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어 스페인ㆍ이탈리아 국채 금리를 떨어뜨리고 금융시장 안정을 가져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단지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 단일 통화 시스템 자체에 내재된 문제를 지적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원래부터 단일 통화는 정치적인 의사 결정이었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단일 통화 시스템은 잘 팔리는 개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이 유로화 대신 파운드를 고수한 것은 (단일 통화를 택하는 것이)경제적으로 볼 때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었기 때문"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EU 안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단일 통화를 전적으로 지지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영국이 유로화를 택하지 않았지만 유로존 경기 침체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블레어 전 총리는 전했다. 영국 무역액의 절반을 EU 회원국 간 거래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블레어 전 총리 강연의 사회를 맡은 밀켄인스티튜트 마이클 밀켄 회장은 강연 현장에서 서구 학교와 무슬림 학교 간 자매결연을 통해 종교적 갈등을 치유하려는 토니 블레어 페이스 파운데이션(Tony Blair Faith Foundation)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中 지도부, 北포기와 미군철수 맞교환 카드 저울질"

세계적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엔고수혜 한국기업 이젠 엔저에 적응을…올해 글로벌 경제 강한 성장 힘들것

◆밀켄콘퍼런스◆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만난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북한 이슈와 관련해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현재 북한을 포기할지 아니면 껴안고 갈지에 대한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중국 새 지도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전면 재점검(reassessment)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무조건 북한을 지지하고 편을 들고 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을 포기하는 대신 남북한 통일 후 주한미군이 철수한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이익이 될지, 아니면 북한을 잃는 비용이 더 클지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퍼거슨 교수의 설명이다. 다음은 퍼거슨 교수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북한이 과거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벼랑끝 대치와 협박 등 위협적인 행동을 통해 원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얻어왔다.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유지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가지로 상황이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새로운 지도자(김정은)가 북한 군부의 확고한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신정부가 대북한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과거보다 더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인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바로 북한 정권이 제거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물론 중국 대만 일본 모두 북한과 같은 `불량정권(rogue regime)`이 없어지는 게 이익이다. -중국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중국이 북한을 포기한다는 것은 남북한 통일을 용인한다는 의미다. 남북한 통일과 한반도 비핵화ㆍ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중국이 북한을 껴안고 가는 것보다는 주한미군 철수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든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결국은 베이징의 선택에 달려 있다. 베이징이 셈법을 통해 북한을 제거하는 게 이익이 될지를 계산해야 한다.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국 경제가 주기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북핵 문제가 앞으로도 술술 잘 풀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내가 전망한 대로 앞으로 8년 뒤 남북한 통일이 될 때까지 위기 상황은 빈번하게 반복될 것이다. 한국이 떠안고 가야 하는 숙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침략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일본이 노골적인 우경화로 나아가면서 이를 염려하는 시선이 많다. ▶현재 일본은 제국ㆍ군국주의적인 정책을 펼치던 1930년대와는 많이 다르다고 본다. 2차대전 때와 달리 일본이 주변국에 군사적인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통해 누구도 얻을 게 없다. 다만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중국ㆍ한국 등 주변국에 상당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군사적 충돌보다는 무역ㆍ통화전쟁이 더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양적완화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베 정권 탄생 전까지 지난 5년간 일본 엔화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던 게 사실이다. 아베노믹스는 과도하게 고평가된 엔화를 정상화시키는 하나의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경쟁적인 `통화 절하(competitive devaluation)`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으면서도 엔화가 강세를 보여왔던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하기 어렵다고 본다. 당연히 한국 입장에서는 더 경쟁력이 커지는 일본을 걱정하고 있지만 사실 엔화가 고평가돼 있는 동안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인 수혜를 봤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은 통화전쟁에서 최근까지 승리를 거둬왔다. 이제부터는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엔화 가치 하락 시대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경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modest) 수준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제에 가장 큰 걱정거리인 유럽은 여전히 어려움에 빠져 있고 올해 말께 위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재정 긴축 등으로 미국 경제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중국 경제도 둔화 추세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올해 강한 성장 시나리오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양적완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보는가. ▶아직 미국 경제가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적완화는 계속돼야 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도 양적완화 조기 종료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과다한 부채는 성장에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 [로스앤젤레스 = 박봉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