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포네 효과’노리는 국세청
사상 최대 세무조사 왜<br />더 걷는 돈, 세수 3%뿐이나<br />불안감에 자발적 납세 기대<br />“영세업자들만 위축” 우려도 중앙일보 김창규 입력2013.04.05 01:19 수정2013.04.05 04:59기사 내용
국세청의 전방위 세무조사는 '심리 효과'를 노린 것이다. 전방위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 탈세자는 '세무조사를 받게 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발적 납세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알카포네 효과'라고도 한다. 미국 시카고를 주름잡던 갱단 두목 알카포네가 1931년 연방소득세법 위반으로 기소돼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자 시민이 앞다퉈 체납된 세금을 낸 데서 나온 말이다.
국세청이 이번에 사상 최대의 조사인력을 한꺼번에 투입했다고 해도 1000명가량이다. 국내에 법인세를 내는 기업만 46만 개에 달한다. 여기에 고액 자산가까지 합치면 세무조사 대상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정된 인력(전체 조사인력 4500명)으로 이렇게 많은 세무조사 대상을 감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거둬들이는 수입은 전체 세수의 3%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국세청이 이렇게 인력을 총동원해 세무조사에 나서는 것은 기댈 곳이 '알카포네 효과'밖에 없어서다. 사실 세금 탈루율은 매출이나 소득액이 낮을수록 더 높다. 그렇다고 이런 곳을 세무조사 했다간 쥐어짜기식 세무조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동안 국세청이 잘 다루지 않았던 포털사이트의 인터넷 카페와 해외구매대행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양한 곳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알아서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라'는 신호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거액자산가나 불법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영세업자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국세청의 과도한 세무조사로 경제주체가 움츠러들면 경기가 더욱 위축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포심리는 전염성이 강하다. 서울에서 식당을 하는 한 업주는 "중대형 식당을 하는 곳이 대거 세무조사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용(인천대 세무학과 교수)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은 "장기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면 대기업이 부담을 하청업체에 전가해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부유층을 정밀 검증하면 이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영세업자가 움츠러들게 된다"며 "세무조사 확대보다는 소득공제 확대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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