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신문은 내친구] 왜 미국만 `애플특허` 인정했나요 전문성 없는 美배심원 애플 편들기…韓·유럽선 "애플이 삼성특허 침해" | |
| 기사입력 2012.09.12 17:04:37 | 최종수정 2012.09.12 18:57: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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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52) ◆
민국이는 "우리나라 법원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은 것으로 판결이 나왔는데 무슨 소리냐"고 친구에게 따졌습니다. 유독 미국 법원에서 배심원들이 네덜란드ㆍ영국 등에서 나온 판결과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놓은 게 오히려 잘못됐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민국이는 한국이나 유럽 법원과 달리 미국에서만 애플 디자인 특허를 인정해준 게 이상합니다. 더욱이 미국에선 삼성전자가 가진 표준특허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아 편파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미국 법원에서 평결이 내려지기 직전에 한국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판결이 나오자 배심원들이 감정 섞인 대응을 했다고 꼬집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미국 배심원들은 700여 개에 달하는 질문 사항을 살펴봐야 하는데 협의를 시작한 지 22시간 만에 속전속결로 결론을 냈습니다. 일각에서는 배심원들 일부가 주말에 요트를 타러 가기 위해 대충 마무리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습니다. 전문 변호사라도 사흘은 걸릴 텐데 통신 문외한이 많은 배심원단이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결론을 내렸다는 데 의아해하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배심원들이 관련 사항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지기 전에 마음속에 `삼성은 카피캣(모방자)`이라는 결론을 내린 채 협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들리는 이유입니다. 미국 배심원들 가운데에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있긴 했지만 자전거가게 직원, 고졸 건설사 직원 등 통신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현재 삼성과 애플은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9개국에서 특허 50여 건을 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네덜란드에서 삼성이 처음 승소한 뒤 한국에서도 1심에서 일부 승소했고, 미국에선 배심 평결에서 애플이 이기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배심원 평결이 난 것은 여러 건 가운데 하나지만 미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결에서 배심원들은 `소비자가 구입할 때 착각을 일으켜야 특허 침해`라는 삼성 측 주장을 무시했고, `외관상 상당히 비슷하면 특허 침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애플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총 7개 항목 가운데 사용자환경(UI) 3개항과 디자인 3개항 등 모두 6개 항목에 대해 특허가 인정됐습니다. 화면을 맨 아래나 위로 올렸을 때 튕기는 기술(바운스백), 한 손가락으로 화면을 올리고 두 손가락을 벌려서 화면을 축소ㆍ확대하는 기술 등이 그것입니다. 디자인은 아이폰 앞면 둥근 모서리, 홈 버튼, 아이콘 배열 등에 특허가 인정됐습니다. 한국 법원에서는 바운스백 한 건에 대해서만 특허침해 판결이 난 것과는 차이가 큽니다. 미국 평결을 이해하려면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와 `프랜드(FRAND)` 조항을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독특한 외형 디자인을 말하는데 크기 모양 색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전체적으로 독특한 이미지를 주면 이를 지적재산권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애플에 대해 트레이드 드레스가 폭넓게 인정되면서 삼성은 크게 타격을 입은 셈입니다. 프랜드는 `공정한, 합리적인,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이라는 말을 줄인 표현입니다.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특허를 먼저 제품에 적용하고 나중에 협상을 거쳐 특허료를 지급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표준특허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서 경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원칙입니다. 미국 배심원 평결에선 삼성이 프랜드 조항에 따라 애플을 특허침해로 걸 수 없다고 본 겁니다. 반대로 한국 법원에서는 삼성의 표준특허 4건 가운데 데이터를 분할해 전송하는 기술 등 2건을 애플이 침해했다고 판결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도 삼성 표준특허 4건 가운데 1건에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미국과 다른 나라 간 시각차가 큰 대목입니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의 혁신적 디자인은 애플 고유의 것이라고 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전에 다른 업체에서 유사한 디자인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일부 디자인을 모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허를 인정하고 비용을 지불하며 기술을 이용하는 게 당연하지만 삼성ㆍ애플 간 소송전에서 보듯이 지나친 대립은 산업 발전을 해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장종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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