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Editor`s letter] 막힌 기업, 막힌 사회

ngo2002 2012. 10. 2. 13:10

[Editor`s letter] 막힌 기업, 막힌 사회
기사입력 2012.09.21 13:48:5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삼성에서 예전에 수원과 울산의 교통사고율과 운전문화를 비교한 적이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수원에는 삼성 기업들이, 울산에는 현대 기업들이 즐비하다.

삼성 측은 조사를 하면서 삼성 사람들은 운전도 조용히 하고 교통법규를 지키며 안전운전을 해 사고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수원의 사고율이나 교통문화가 더 나쁘게 나타났다.

삼성과 현대는 재계를 대표하면서 여러모로 비교된다. `관리의 삼성`은 내부지향성이 강하고, `비즈니스의 현대`는 외부지향성이 돋보인다. 일사불란한 삼성 인재들은 `근성 열정 끈기 인내`의 심성으로 표현되며 반듯한 인상을 풍긴다.

다소 산만하게 비치는 현대 인재들은 저돌적이며 화끈한 `사나이 문화`로 얘기된다. 하지만 교통문화에서는 알려진 이미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삼성 측을 당혹케 했다.

삼성에서 저녁 회식은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여겨졌다. 꼭 참석해야 하는 게 불문율이었고, 강도가 센 것으로도 유명했다. 근무시간의 스트레스를 풀고 조직의 단합을 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그러다 보니 과음에 따른 사고도 적지 않았다.

급기야 삼성은 지난 19일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 등을 금지한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음주회식 이외에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조직을 똘똘 뭉치게 할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삼성의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다.

기업은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탈출구는 필요하다. 이게 없으면 원성이 높아지고, 불안의 요인이 된다.

`대기업의 과도한 탐욕`을 경계하는 경제민주화가 올해 대선의 화두가 된 것도 중소ㆍ중견기업과 일반 서민에게 탈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8~2010년 중 법인세 공제감면액 21조2000억원 가운데 대기업 부문은 14조6000억원이나 됐다. 중소기업의 두 배가 넘는 혜택이다.

현 정부의 4년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10대 재벌의 총매출 비율은 69.1%였다. 참여정부 기간 중 52.6%에 비해 16.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급증하는 성범죄 사례를 보자.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가 최근 `제한적 공창제` 도입을 주장해 화제가 됐다.

그는 종암경찰서장 재직 시절 일명 `미아리 텍사스촌`을 집중 단속하면서 집창촌을 없애겠다는 의욕을 보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후 내려진 확실한 결론은 매춘을 법으로 강제한다고 해서 없앨 수는 없다는 것.

김 교수의 발언은 결국 `전체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사회악도 탈출구로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선 후보들의 구호는 대부분 `중산층 살리기`에 집중돼 있다. 쥐가 도망갈 곳이 없으면 고양이를 물 듯이, 중산층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사회 불안이 커지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해지기 때문이다.

담을 높이 쌓는다고 해서 안전해지는 게 아니다. 배가 고프고 갈 곳이 없는 이웃은 아무리 높은 담장과 철창도 넘어 들어온다. 진짜 안전을 도모하려면 이웃도 따뜻한 집과 음식의 혜택을 봐야 한다.

한가위를 기점으로 `함께 더불어 가는` 따뜻함이 두루 퍼졌으면 좋겠다.

[기업경영 = 김상민 팀장 wise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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