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4) [경제신문은 내친구] 모바일뱅킹은 금융 어떻게 바꾸나요

ngo2002 2012. 7. 12. 11:39

[경제신문은 내친구] 모바일뱅킹은 금융 어떻게 바꾸나요
지점 안가도 은행거래 가능한 전용상품 등장
은행, 직원·지점수 줄여…고객 혜택은 늘어나
기사입력 2012.07.11 17:12:21 | 최종수정 2012.07.11 17:18:1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4) ◆

중학생 김 모군(15)은 최근 서울 을지로를 걷다가 대형 스크린 광고를 봤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광고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여학생 두 명이 배가 고파 간식을 사먹고 싶습니다. 그러나 돈이 없었습니다. 마침 한 학생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휴대폰 속 `전자지갑`으로 돈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휴대폰으로 돈이 들어왔고, 두 여학생은 그 돈으로 맛있는 간식을 사먹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김군은 은행원인 아버지에게 "휴대폰으로 돈을 주고받는 게 사실이에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사실"이라며 "앞으로 은행 창구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업무는 인터넷을 이용해 휴대폰이나 태블릿PC로 할 수 있단다"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김군은 "그렇다면 앞으로 은행 지점이 줄어들겠네요?"라고 되물었습니다.

김군의 예측대로 은행 지점의 역할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휴대폰 또는 PC로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은행 상품에 가입하거나 대출을 받기 위한 상담도 화상으로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은행 지점에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 않게 됐습니다. 지금 평균 17명 안팎에 이르는 은행 지점 직원들은 앞으로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미 직원 5~6명으로 구성된 미니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KDB산업은행이 대표적입니다. 산업은행은 올해 문을 연 지점 9곳 중 1곳은 직원이 5명, 5곳은 직원이 6명에 불과합니다.

아예 사실상의 무인 점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최근 서울 경희대 앞에서 문을 연 `S20 스마트존(Smart Zone)`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직원 2명이 있기는 하지만 찾아온 고객의 본인 확인 업무만 할 뿐입니다. 다른 모든 업무는 고객이 직접하고 있습니다. 점포 내에 설치된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주된 고객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전혀 없습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예전에는 은행 점포당 직원이 40명에 이르던 때도 있었다"며 "인터넷 뱅킹의 발달로 17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게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소규모 또는 무인 점포가 늘어날 경우 은행 지점의 모습도 크게 달라질 게 분명합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통로 한가운데에 은행 지점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파빌리온몰에는 통로 한가운데 은행 지점(매일경제신문 2012년 1월 11일자 A12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이 설치한 이 스마트 지점은 직원이 1~2명뿐입니다.

스마트 지점에는 놀랍게도 출입구가 없습니다. 사면이 모두 외부로 열려 있습니다. 일반 은행 지점은 항상 돈을 취급하기 때문에 특별히 단단하게 제작된 출입구가 있게 마련입니다. 씨티은행의 스마트 지점은 도둑이 걱정되지도 않나 봅니다. 면적도 가로, 세로 각각 6m에 불과합니다. 고객은 터치스크린이나 키보드를 이용해 상품에 가입하고 각종 정보를 조회합니다.

싱가포르의 오처드 로드 스테이션(Orchard Road Station)에 설치된 씨티은행의 스마트 지점은 더욱 진화된 모습입니니다. 역시 출입구와 카운터가 없으며 벽에는 거대한 크기의 터치스크린 TV가 설치돼 있습니다. 벤치에는 애플 컴퓨터가 일렬로 놓여 있습니다.

지점 직원은 아이패드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지점을 찾은 고객 1명이 씨티은행 신용카드로 얼마를 결제했는지, 어떤 혜택을 보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이 은행 지점을 찾을 필요가 줄어들면서 아예 지점을 없앤 `온라인 은행`을 표방한 금융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뱅킹이 대표적입니다.

고객은 KDB다이렉트 뱅킹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이렉트 뱅킹 직원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옵니다. 이 직원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친 뒤 다시 인터넷에 접속해 계좌를 개설하면 됩니다.

KDB다이렉트 뱅킹은 금리도 높습니다.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는 수시입출식예금도 연 3.5%의 금리를 줍니다. 다른 시중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은 금리가 0.1% 안팎이며, 기껏해야 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높은 금리입니다. 그래서 KDB다이렉트 뱅킹의 수신액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지난해 9월 말 출시 이후 벌써 2조원 가까운 돈이 몰렸습니다.

높은 금리가 가능한 까닭에 대해 산업은행은 "영업점 운영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영업점 한 곳을 운영하는 데는 연간 20억~30억원이 듭니다. 이 같은 비용을 아껴 고객에게 높은 금리로 돌려준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입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적합한 지점 수는 은행당 200개로 계산됐다고 합니다. 모바일ㆍ인터넷 뱅킹의 발전을 감안했다고 합니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은 최대 1000곳 안팎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으니, 산업은행 계산이 맞다면 지점 수를 크게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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