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2)

ngo2002 2012. 6. 21. 10:30

[경제신문은 내친구] 무료인터넷전화 마음껏 쓰고 싶은데…
통신사 "투자비 부담 커져" vs 소비자 "망중립 위배" 반박
기사입력 2012.06.20 17:04:52 | 최종수정 2012.06.20 20:06:0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42) ◆



중학교 3학년인 민식이는 요즘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로 대화하는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카카오가 공짜로 전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보이스톡`이라는 서비스까지 내놨다는 신문 기사를 보곤 쾌재를 불렀습니다. 휴대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어머니에게 꾸중 들을 일이 없겠다 싶어서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민식이는 통신비 걱정 때문에 청소년 할인요금제에 가입해뒀습니다.

그래도 인터넷을 쓰거나 모바일 게임이라도 하다가 요금이 더 나올까봐 웬만해선 공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파이(WiFi)존에 있을 때만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불편을 감수하던 차였습니다.

민식이는 곧바로 보이스톡을 써봤습니다. 그런대로 친구들 목소리도 잘 들리고 음성변조 기능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통화가 잘 되지 않아 요즘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민식이는 통신사들이 5만원대 요금을 쓰는 가입자에게만 보이스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걸 알고는 기분이 상했습니다. 자기들이 만든 프로그램도 아니면서 제멋대로 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얼마 전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닷새간 갑자기 끊으면서 티격태격할 때 신문에서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논란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민식이는 망 중립성이라는 게 KT와 삼성전자 간 다툼뿐 아니라 통신사들이 카카오의 공짜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못 쓰게 하는 데도 관련이 깊다는 얘기를 듣곤 왜 그럴까 궁금했습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ㆍ휴대폰 등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망)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와 같은 것인 만큼 망 사업자(통신사)들이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정보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데이터 유통량이 급증하면서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ㆍ무선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본다거나 하면서 동영상 데이터 전송이 폭증해 통신량 폭증 문제는 심각해졌습니다. 통신사들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더 많이 투자해야 하고 전송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기술개발에도 돈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거기서 통신사들의 불만이 싹트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을 통신사가 모두 부담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NHNㆍ다음ㆍ구글 같은 인터넷 포털이나 스마트TV를 공급하는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이 일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가정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쓰는 스마트기기 숫자는 갈수록 늘어 네트워크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민식이네 집만 해도 아버지, 어머니, 동생 민주까지 가족 4명이 모두 스마트폰을 씁니다. 랩톱과 노트북컴퓨터가 1대씩 있고 최근엔 아이패드도 생겨 집에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유ㆍ무선 공유기도 들여놨습니다.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기가 모두 7대나 되는 셈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산하기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가 2010년 20억대였던 게 2020년까지 1000억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통신사로서는 죽을 맛입니다. 카카오톡 같은 무료 모바일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휴대폰 유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민식이만 하더라도 가족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을 쓰고 일반 문자메시지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벌써 4600만명에 달합니다.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메시지는 하루에 10억건을 넘었습니다.

네트워크 속도가 느려져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새로운 장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반면 유료 메시지 서비스 등 수입은 줄어 통신사는 진퇴양난입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통신요금이 비싸다며 요금 인하 압박도 거셉니다. 이런 때 통신사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음성통화까지 무료로 하게 되니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사들이 카카오 등에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투자에 필요한 돈을 내라고 주장하는 것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주장만은 아니겠다 싶습니다.

사실 네트워크와 서비스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차(콘텐츠)들도 제대로 다니지 않는 곳에 고속도로(네트워크)만 덩그러니 만들어뒀다면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네트워크는 잘 구축했는데 카카오톡 같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없으면 사용자가 줄어 통신사 수익도 같이 떨어질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쓰기 위해서 비싼 스마트폰을 사고 높은 통신요금 부담을 받아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통신사와 인터넷 업체는 공생 관계입니다. 인터넷 업체들이 좋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내야 통신사들의 데이터 전송 수입도 늘어납니다.

문제는 예상외로 빠른 데이터 폭증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입니다. 국내 통신사의 무선 인터넷 통신량은 매년 2배씩 폭증세입니다. 2012년에 들어서는 2010년보다 5배나 늘었습니다. 2020년이 되면 지금의 10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영화ㆍ게임 등 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엔 요금이 무서워 쓰지 못하던 것을 마구 쓰고 있다는 얘기죠.

통신량이 급증한다지만 망 이용자 가운데 10%도 채 안 되는 인원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들이 다른 이용자가 내는 돈을 끌어다 쓰는 셈이죠.

이들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묘수를 내는 게 통신사로서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액요금이 주류인 한국으로선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과다 사용을 억제해야 할 겁니다. 물론 과다 사용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기기 제조사나 콘텐츠 업체가 수익의 일부를 공공기구를 통해 적립해 망 투자비로 돌리는 것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장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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