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과학세상 (23)] 혼잣말 거듭하면 집중력 높아질까 | |
기사입력 2012.04.25 17:10:59 | 최종수정 2012.04.26 10:47:46 |
장을 보러 가면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는 때가 종종 있다. 각종 소스가 진열된 대형마트 선반 앞에서는 "식초, 식초" "소금, 소금"을 주문처럼 외며 물건을 찾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직장에서도 혼잣말하는 사람은 허다하다.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며 자기를 치켜세우고, 분을 이기지 못하고 상대가 앞에 있는 듯 구시렁거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혼잣말을 할까. 혼잣말이 정말 기억하거나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까. 미국 위스콘신ㆍ매디슨대 연구진은 혼잣말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실험자들에게 20가지 물건 사진을 보여준 후 이 중 특정 품목을 찾아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러 번 반복되는 실험에서 두 번에 한 번꼴로는 찾고 있는 물건을 자신한테 크게 이야기하면서 가게 했다. 나머지 한 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물건을 찾도록 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평균 1.2~2초 만에 물건을 찾아냈는데, 찾는 시간에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사람들이 혼잣말을 하면서 찾을 때 반응속도가 0.05~0.1초가량 빨랐다. 실제 혼잣말이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실험을 주도한 게리 러피안 박사는 "언어는 단순한 소통수단일 뿐 아니라 인지기능을 높이고 더 생각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엔 사람들이 가상으로 쇼핑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 다른 실험을 해봤다. 연구진은 실험에 자원한 사람들에게 젤리, 코카콜라 등 슈퍼마켓 선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품들 사진을 보여주고, 특정한 아이템을 얼마나 빨리 찾는지 관찰했다. 결과는 첫 번째 실험과 조금 달랐다. 사람들은 `코카콜라`처럼 모두에게 익숙한 물건은 혼잣말을 하면서 찾을 때 더 빨리 찾았지만 `스피드스틱(땀냄새 제거제)`처럼 생소한 물건은 혼잣말을 해도 빨리 찾지 못했다. 오히려 이 물건 이름을 되뇌면서 찾을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러피안 박사는 "만약 어떤 물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면 이름을 말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바나나가 노랗고 휘어진 모양이라는 것을 모르면 `바나나`라고 말해도 이 이름이 시각정보를 활성화시키지 못해 찾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언어가 시각 정보와 긴밀하게 연결됐을 때, 어떤 말이 특정한 시각적 이미지를 불러일으켰을 때 혼잣말이 인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러피안 팀은 이 실험 결과를 `실험심리학지` 최근호에 실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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