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한·미 FTA 발효]한국을 바꾸는 ‘FTA 운명’은 총선·대선에 달렸다

ngo2002 2012. 3. 15. 09:15

[한·미 FTA 발효]한국을 바꾸는 ‘FTA 운명’은 총선·대선에 달렸다

ㆍ여야 정치쟁점화, 지지층 결집 승부수

15일 발효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운명은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 달렸다.

새누리당은 야권 지도부의 ‘말바꾸기’라고 공격하고 있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 정책합의를 통해 이명박 정권이 체결·비준한 한·미 FTA 시행에 전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찬반 여론이 팽팽한 만큼 여야 모두 한·미 FTA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서로를 공격하는 ‘총선 의제’로 구르고 있어 민심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명박 정권이 체결한 한·미 FTA를 문제삼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밀실에서 협상하고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미 FTA는 국익과 민생, 입법주권, 사법주권을 심대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국민 자존심에 반하는 굴욕적 협상”이라는 것이다.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가 가득 쌓여 있다.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미국산 오렌지에 붙던 관세 50%가 30%로 내려가고, 2018년부터는 관세가 없어진다. 그러나 매년 국내 감귤 수확기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현행 관세율 50%가 유지된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참여정부 때 한·미 FTA를 추진했던 민주당은 폐기보다는 재협상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고, 통합진보당은 전면 폐기를 주장해 입장차를 보여왔다. 양당은 최근 야권연대를 선언하며 전면 반대로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미국 의회를 설득해 독소조항의 전면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3일 민주당의 한·미 FTA 입장을 공격한 후 줄곧 야당의 말바꾸기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박 위원장은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추진한다고 해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FTA 폐기)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한·미 FTA를 부각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표 결집 효과를 겨냥한 측면이 짙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찬반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한 약속’ ‘야당의 말바꾸기’를 강조하다보면 40대 중산층의 표심과 보수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젊은층과 농촌에서 반대론이 높은 한·미 FTA의 위험성과 독소조항을 쟁점화하고 있다. 다만 한명숙 민주당 대표가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한·미 FTA에 대해 사과 없이 “너무 서둘렀다”는 모호한 입장만 밝혀 여권의 공격 초점이 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 정강·정책에 도입한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내놓은 정책이 한·미 FTA와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지방 중소도시 신규 진출을 5년간 금지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이 단적인 예다.

국내법이 한·미 FTA의 조항과 법적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재벌개혁 정책이 한·미 FTA 시험대에 설 상황이다. 결국 이 승부를 가를 잣대는 총선과 대선 표심이다.

여당이 승리하면 현 기조대로 유지되겠지만, 야당이 승리할 경우 전면 재검토와 미국과의 재협상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지선·장은교 기자 vision@kyunghyang.com>


 

입력 : 2012-03-14 18:51:24수정 : 2012-03-14 23:4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