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업체가 짓다 만 최고층건물 프놈펜 한가운데 흉물로
일부 충분한 사업성 검토도 없이 캄보디아 진출 일본은 정부 주도 무상원조로 착실히 신뢰 쌓아 | |
| 기사입력 2011.06.15 17:35:55 | |
◆ 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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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은 프놈펜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모니봉 대로변에 거대한 흉물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골드타워 42`라는 명칭의 주상복합건물이다. 회색 콘크리트 골조가 올라가다가 중도에 방치돼 있다. 올해 9월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을 추진했던 한국 시행업체의 자금난 때문에 지난해 9월 공사가 중단됐다. 2008년 3월 착공 당시 캄보디아 최고층 건물(42층)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훈센 총리가 해외 방문 때 외국 정상에게 자랑까지 할 정도였던 게 덩그러니 애물단지로 남겨진 것. 프놈펜 시민들이 "한국이 고급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더니 흉물만 남겨 놓았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대상이다. #2 일본은 프놈펜에서 5번 국도(아시안하이웨이 1번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2시간가량 달리다 보면 푸르삿이라는 도시를 만난다. 푸르삿 인근에서 취재팀이 만난 건물은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높고 웅장한 황금색 지붕을 가진 건물로 넓고 깔끔한 진입로와 주차장, 깨끗한 식당과 화장실 등 선진국 휴게소 못지않은 모습이다. 간판을 보니 `캄보디아-일본 우정의 휴게소`였다. 일본의 지원으로 2010년 11월 완공됐다고 적혀 있었다. 5번 국도를 오가는 버스나 승용차, 화물차 등은 일본이 지어준 이 휴게소를 거쳐간다.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는 1998년 훈센 총리 정부의 `국가전략 개발계획`이 추진되면서 2008년까지 10년간 연평균 8%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아직 소득이 1000달러도 되지 않는 나라로서 `기회의 땅`인 것은 분명하지만 투자여건이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한국과 일본. 올해 말 개장 예정인 `캄보디아 증권거래소(CSX)`는 한국거래소가 지분 45%를 갖고 캄보디아 재경부와 합작해 설립된다. 반면 프놈펜에서 운행하는 승용차 10대 가운데 9대는 일본제일 정도로 일본은 캄보디아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다.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한국과 일본은 접근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현지에서 자국 제품의 인기가 높지만 직접 생산공장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05~2009년 5년간 일본 기업이 캄보디아에 투자한 돈은 겨우 1억2770만달러. 일본은 기업의 투자 대신 무상원조를 통한 인프라 건설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로ㆍ교량ㆍ발전소 등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야 기업이 진출해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은 닉루엉(메콩강)에서 프놈펜까지 이어지는 1번 국도를 건설했다. 프놈펜과 북동부 지방을 연결하는 `캄보디아-일본 우정의 다리`도 일본 작품이다. 1번 국도와 우정의 다리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좋은 도로망으로 꼽힌다. 프놈펜의 명소인 톤레사프 강변의 공원도 일본 자금으로 만들어졌다.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유적 발굴과 복원에도 과거 식민통치국이던 프랑스를 제치고 최대의 지원국이 됐다. 일본은 주요 도로 7곳을 건설ㆍ보수하면서 모두 무상원조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일본과 일본인은 캄보디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과 외국인 순위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한다. 한국도 무상원조를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프놈펜과 캄보디아 남부 지역을 잇는 3번 국도 일부 구간은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한국의 캄보디아 투자는 2005~2009년 5년간 35억달러를 넘었다. 부동산 투자가 이 중 절반이다. 문제는 충분한 사업성이나 경기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진출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산저축은행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사업 진행에 애를 먹고 있다. 시행사 `랜드마크 월드와이드`는 대출 중단으로 손해가 났다며 부산저축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캄보디아 자원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한국 기업도 있다. 한국의 모 자원개발 업체는 2008년 캄보디아 정부와 계약을 맺고 바이오연료 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6만㏊에 달하는 토지를 임대해 생물자원을 연료로 하는 바이오매스 연료생산 기지와 소형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상장사였던 이 회사는 2009년부터 자금난에 빠졌고 그해 말에는 상장 폐지까지 됐고 결국 캄보디아 사업은 무산됐다. 프놈펜 시내에 있는 나가월드호텔의 카지노 운영권과 지분 일부에 투자했다가 망한 한국 기업도 있다. 실제로 캄보디아는 후진국이며 시장 규모가 작다. 최대 도시인 프놈펜도 상주인구가 200만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빈곤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현지화가 매우 어려운 국가로도 꼽힌다. 문맹률이 50%가 넘고,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은혜를 베풀면 보답하는 문화가 아니므로 철저한 `주고받기(Give and take)`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현지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기업들도 많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상당한 신뢰를 쌓고 있다. 건설업체 엠코는 지난 5월 말 22층짜리 `프놈펜 모니봉 오피스빌딩`을 완공해 분양에 나섰다. 1998년부터 캄보디아를 오고 간 황중연 신한크메르은행 고문은 "일본은 기업이 나서기 전에 정부가 장기적으로 보고 길게 인프라 등에 투자해 신뢰를 얻고 기반을 닦는다. 반면 한국은 무리한 사업을 벌이다 여러 가지 실패 사례들을 만들고 있고 그만큼 인식도 나빠지고 있다. 앞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이상훈 기자 / 서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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