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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① 중국 단둥(丹東)"丹東 압록강철교는 북한의 생명길"

ngo2002 2011. 5. 19. 09:29

"丹東 압록강철교는 북한의 생명길"
北공급 생필품 80% 단둥 통해 들어가
현지세관엔 재봉틀·약품등 물품 빼곡
기사입력 2011.04.25 17:46:49 | 최종수정 2011.05.17 10:48:2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① 중국 단둥(丹東) ◆

하이웨이(고속도로)는 넓게 잘 닦인 길이다. 왕복 2차로도 아니고 오직 1차로만 있다면 그건 하이웨이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시안 하이웨이 1번 도로(AH 1)` 가운데 이렇게 마음껏 달릴 수 없는 곳이 있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다.

외길이라서 오전에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오후에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차들이 통행한다. 그나마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다니지 않는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압록강 철교. 오전 11시께 다리 위로 줄지어 북한으로 향하는 트럭이 눈에 띈다. 밀가루와 라면 등 각종 생필품을 싣고 있다고 단둥에 거주하는 한 한국 기업인이 설명했다. 그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생필품 중 70~80%가 단둥을 통해 들어간다"며 "한마디로 북한의 생명길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오후 3시께 다시 압록강 철교에 들렀다. 이제는 북한에서 단둥으로 오는 트럭만 눈에 띄었다. 삼엄한 경비 때문에 가까이 다가서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컨테이너가 없는 게 한눈에 봐도 빈 트럭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녁 8시께 강변에서 다리를 바라봤다. 단둥 시내가 불야성을 이루는 가운데 압록강 철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수놓아졌다. 맑은 강물에 불빛이 아롱지는 가운데 북한 땅까지 조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끝이었다. 강 너머는 암흑 자체였다. 신의주라는 도시가 있다는 걸 전혀 실감할 수 없었다. 과거 1950~1960년대에는 신의주가 불을 밝혔고, 단둥은 `죽의 장막` 안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이젠 정반대 모습으로 바뀌었다.

신의주 손에 닿을듯…한국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철교(압록강단교) 남단에서 보이는 북한 신의주가 손에 닿을 듯 하다. 1911년 개통된 압록강철교 끝에 "鴨綠江(압록강)"이라 음각한 비석이 보인다. 사진에서 보이는 다리는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압록강 제2철교로 1943년 개통됐고 1990년 중국과 북한의 합의로 조중우의교로 개칭됐다. <단둥/이승환 기자>
1만8000여 ㎞에 달하는 `아시안 하이웨이` 대장정의 첫 출발지점으로 단둥을 찾은 매일경제 취재팀에 압록강 철교는 가슴 깊이 애잔함을 느끼게 했다.

어느 정도의 나라라면 지방도로도 모두 왕복 2차로인데, 왜 국경을 넘나드는 압록강 철교는 오직 1차로밖에 없는 것일까.

압록강 철교는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곳으로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관문이다. 1911년 가설된 다리는 1950년 11월 6ㆍ25전쟁 당시 미군이 중국군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폭격해 부숴버렸다.

현재 남아 있는 다리는 1943년 가설된 다리로 길이는 944m에 달한다. 1990년 명칭이 바뀌어 북한에서는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 중국에서는 중차오유이차오(中朝友誼橋)라고 부른다. 이곳은 오로지 단둥세관을 거쳐서만 오갈 수 있다.

단둥세관으로 들어가봤다. 세관 입구에는 사이다에서부터 철강에 이르기까지 각종 물품에 붙는 관세들이 빼곡하게 기록돼 있었다. 부산재봉틀, 약품, BYD자동차 등 온갖 물건들이 취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넓은 세관 공터를 둘러봤더니 하얀 번호판에 `평북 83-2703, 평북 83-2811` 등으로 표기된 트럭들을 찾을 수 있었다. 북한에서 오는 차량은 `평북` 혹은 `평양` 번호판만 들어올 수 있음을 알려주듯, 다른 지방 번호판을 단 차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단둥에 사는 한 북한 출신 화교는 "세관에서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중국에서 북한으로는 밀 쌀 등 곡식과 음식물, 생필품들이 주로 들어가고, 북한에서는 철광석 석탄 등이 많이 나온다"며 "실제로 북한에서 오는 차량은 비어있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중국은 단둥세관의 인원을 대폭 늘리고 보안도 강화했다. 마약탐지견도 활동 중이다. 북한에서 마약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북한이 어려워진 경제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마약까지 손댄다는 방증이다. 서로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단동 시내의 항미원조기념탑과 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에는 6ㆍ25전쟁 당시 중국이 북한을 도와 미국과 항전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각종 문서와 깃발, 사진물, 무기류, 운송수단 등 4만여 점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항미원조기념탑은 곧게 뻗은 단둥시내 치징제(七境街) 너머로 신의주에서도 볼 수 있는 곳에 있었다.

저녁 무렵 단둥 시민들이 즐겨 찾는 압록강 철교 옆 압록강 공원에서 푸른 강물을 보고 있을 때 북한 경비정 한 척이 지척으로 다가왔다. 북한 군인 2명이 앞에 타고 있고, 중년 2명이 뒤쪽에서 선 상태로 단둥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연방 `짜이찌엔(다시 봅시다)`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비대한 몸집에 술을 한잔 걸친 듯한 얼굴이었다. 아마 북한 고위층인 듯했다. 그의 표정에서 `하이웨이`는 막아 놓은 채, 폐쇄된 장막 안에서 소수 특권계층만 호사를 누리고 살아가는 북한 사회의 모순을 읽을 수 있었다.

■ 아시안하이웨이(Asian Highway) : 아시아 32개국을 그물망처럼 연결한 도로망으로 총 14만1271㎞에 이른다. 유엔 아ㆍ태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1959년부터 추진해 2004년 `아시안하이웨이 네트워크 정부 간 협정`이 발효되면서 정식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매일경제신문은 전체 55개 노선 가운데 가장 긴 1번 노선(AH 1) 구간 1만8624㎞를 달린다.

[특별취재팀 = 김상민 차장 / 이상훈 기자 / 서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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