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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텃밭’으로 시작하는 ‘녹색마을’ 만들기

ngo2002 2011. 4. 26. 09:09

‘상자 텃밭’으로 시작하는 ‘녹색마을’ 만들기

ㆍ서울 녹색성북네트워크 첫 사업



“최순우 고택 뒤뜰에 자투리땅이 조금 생겼어요. 상자 텃밭을 놓으면 어떨까 싶은데요.” “거긴 고택이니까 플라스틱 상자보다는 아예 흙을 부어서 텃밭을 가꾸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야외 재배가 좋긴 하지만 방사능 위험은 없으려나요? 상자 텃밭은 베란다에서 키우니까 괜찮겠지만.”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숭인동의 한 식당에서는 ‘텃밭 토론’이 한창이었다. 결론은 ‘상자 텃밭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최순우 고택에는 역시 자연과 어우러진 텃밭이 낫다’로 났다. 환경단체 활동가와 먹거리 운동을 하는 ‘한살림’ 이사, 도시계획 연구원에 중학교 선생님까지 함께 한 이 모임의 공통분모는 성북구. 성북구에 자리 잡은 시민사회단체와 지역기관이 “우리 동네를 더 푸르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뭉쳤다. 지난 5일에는 ‘녹색성북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연대 모임도 발족시켰다. 서울에도 성미산 등의 공동체가 있지만 ‘환경’을 주제로 한 도시 공동체는 처음이다.

옥상에 마련된 작은 텃밭 화분
2002년부터 성북동에서 활동해 온 녹색연합이 제안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공급하는 한살림 매장 2곳, 성북 생협, 아름다운가게 삼선교점, 성북동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최순우 고택이 응했다. 환경·생태 교육을 해 온 한성여중 초록교육연대와 정릉종합사회복지관, 도시계획 설계와 자문을 해 온 문화도시연구소도 합류했다. 최위환 녹색연합 대화협력실장은 “4대강 사업을 막아내고 핵 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녹색 시민들이 녹색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라며 “각각의 영역에서 활동해 온 단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성북구를 조금 더 녹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됐다”고 말했다.

‘녹색’의 이름으로 뭉치기 전부터 이들 단체는 크고 작은 ‘녹색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해 왔다. 녹색연합은 성북구 각 동별 에너지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해 ‘성북구 이산화탄소 지도’를 만들었고, 한성여중 초록교육연대는 아이들과 함께 환경동아리를 운영해 왔다.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은 동네 하천인 정릉천을 청소하고, 자활 사업으로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 왔다. 송향숙 정릉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환경’이라는 공통의 관심 영역을 가진 단체들이 모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녹색성북네트워크의 1호 사업은 상자 텃밭과 도시농부학교. 집에서 야채를 길러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텃밭 화분을 보급하고 농사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녹색성북네트워크가 성북구청에 제안해 실시하는 사업으로, 이달 말 1200개의 상자 텃밭이 보급된다. 절반은 녹색성북네트워크가 맡았다. 회원, 조합원, 학부모, 어린이집 같은 각 단체의 풀뿌리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동네 구석구석까지 ‘녹색’을 보급하게 된다. 심상미 한살림 북동지부 이사는 “상자 텃밭을 매개로 주민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고 생태감수성을 함께 높여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녹색성북네트워크는 ‘녹색’과 ‘마을’을 키워드로 성북구의 역사·생태·문화에 대한 활동과 교육을 벌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성여중 윤상혁 교사는 “텃밭 활동을 통해 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과 함께 기후변화방지캠페인이나 녹색나눔시장 등을 활성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명애 기자>



입력 : 2011-04-25 21:23:15수정 : 2011-04-26 00: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