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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자연재해 핑계대지 말라…농업신기술에 불가능은 없다

ngo2002 2011. 4. 16. 10:48

[Hello CEO] 자연재해 핑계대지 말라…농업신기술에 불가능은 없다
글로벌 농업기업 신젠타 亞太지역 사장 앤드루 거스리
기사입력 2011.04.15 14:15:3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4월 초 서울에는 그동안 기승을 부리던 추위가 꺾이고 사흘 연속 1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맑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신젠타코리아에서 만난 앤드루 W 거스리 신젠타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그런데도 "너무 춥다"며 어깨를 움찔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전날 서울대에서 열린 강연으로 주제를 돌렸다. 강연 주제는 `농업 기술이 어떻게 미래 식량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였는데 전공을 가리지 않고 학생 150명이 참여했다고 했다. "통역 없이 영어로만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건 물론이고 아주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하더라고요. 한 학생이`농업기술 발전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고 묻는데 주제에 대한 큰 열정이 느껴졌어요." 씨앗과 비료가 수익의 근간인 글로벌 농업기업 리더에게 `인류의 먹을거리`에 대한 전망과 전략을 들어본다.

◆ 외국시장 진출은 `현지 식량 문제` 함께 고민해야 성공

신젠타(Syngenta)라는 이름은 `통합`을 뜻하는 그리스어 `신(syn)`과 인류 개개인을 의미하는 라틴어`젠타(genta)`를 합친 말이다. `우리 모두 다 함께 더 높은 곳을 향하여`란 다소 거창한 의미가 되는데 인류의 근본 산업인 농업기업 이름으로는 제법 어울리는 것도 같다.

하지만 최근 인구 증가와 이상 기후현상 등으로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식량 부족 사태와 이로 인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ㆍ곡물가격 상승)`은 전 세계가 봉착한 난관이다.

-2008년에 나타난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지난해 후반부터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2030년이면 지구 인구가 80억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현재 농업기술 수준으로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굉장히 큰 도전이며 해결책은 한 가지다. 우리는 식량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현재 수준보다 70~100%가량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다. 다행히 인류에게는 식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이 있다. 결국 뛰어난 과학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안전한(safe)` 식량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적합한 규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어느 한 정부의 규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규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국은 가축 사료를 포함해 식량 자급도가 27% 수준으로,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외 농업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나 비정부기관(NGO)에서는 이를 신식민주의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이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은 매우 올바른 방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 전체에 식량이 얼마나 남아 있으며 누가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느냐다. 몇몇 나라는 엄청난 식량 자급도를 자랑하지만 곳간이 비어가는 나라도 많다. 우선 식량 자급과 식량 안전(food security)을 구별해야 한다. 식량 안전은 식량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로, 글로벌한 이슈다. 각 나라 정부들이 할 일은 명확한 `틀(framework)`을 세우는 것이다. 제대로 된 틀이 없다면 신식민주의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과 강대국들이 현지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한국처럼 개발도상국에 진출해 국외 농업 개발을 하는 선진국들은 현지 사정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신젠타는 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나.

"우리는 각 나라 정부에 최대한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려고 한다. 투자의 틀은 투명성이 최우선이다. 여기에서 투명성은 돈이나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참여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글로벌 이슈와 함께 현지 식량 공급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혜택은 현지와 함께 나누고 현지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냥 돈으로 토지를 매입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한국은 실력 면에서나 위상 면에서나 개도국들에 훌륭한 농업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다. 몇몇 나라는 식민주의 시절처럼 그냥 무턱대고 외국에 투자를 하고 무역을 해서 식량을 얻으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절대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들 수 없고 국제적인 식량난도 해결할 수 없다."

◆ 농업 미래는 R&D…생산성 개선기회 무궁무진

-신젠타는 최근 비료ㆍ화학물질로 작물을 보호하는 작물보호사업을 종자사업과 통합했다. 이미 몇몇 경쟁사가 같은 내용으로 통합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뭔가.

"점점 농사꾼으로 일하는 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법은 너무 다양하고 농업 인구는 고령화하고 그마저 사라지고 있다. 농사와 관련된 금융업무도 골칫거리고 농작물을 내다 파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인류 역사상 농부라는 직업이 이렇게 복잡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신젠타는 `재배자처럼 생각하기(Think like a grower)`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농업 시스템을 관찰하고 농업인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라보자는 것이다. 농업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파트너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연구개발(R&D)을 통해 농업의 모든 단계를 발전시키면서 농산물을 생산하려고 한다. 농업은 우리 자부심이고 인사이트(insight) 그 자체다."

-한국은 친환경 녹색산업 육성을 중요한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다. 전문 농업기업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온실가스 배출 중 14%가 농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은 줄이되 넓이가 같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식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숲을 밀어서 농업지대로 만들어선 안 된다. 대신 1㏊당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서 효율성을 높인다면 온실가스 배출은 줄어들 것이다. 신젠타는 2년째 환경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ㆍ기록하고 있으며 조만간 온실가스를 40%가량 감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작은 경작지에서 식량을 얻어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신젠타는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R&D는 어떤 쪽에 집중해 이뤄지고 있나.

"미래 식량 확보는 새로운 기술에 달려 있다. 현재 R&D 관심사는`교배`다. 더 많은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앗에 화학물질을 소량 넣어 건강한 곡물로 자랄 때까지 일절 다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아도 되는 기술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개발한 뒤 외부 파트너들과 공유한다. 전 세계 농업인 수억 명에게 혼자서 기술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각국 정부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농업인에게 새로운 기술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신젠타 R&D에서 특이한 부분은 `물` 절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실제 지구상에 존재하는 깨끗한 물 70%는 농업에 쓰인다. 세계가 식량을 확보하려 할수록 더 많은 물이 필요할 텐데 지구는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물로 더 많은 식량을 재배할 수 있을까.` 거스리 사장은 `하이드로 작물(Hydro crop)`이 해결책이라고 자신한다.

"여러 가지 여려운 과제가 많지만 `농작물`에는 아직 무한대로 기회가 있다고 본다. R&D를 통해 개선할 여지가 무한대라는 얘기다. 쌀을 예로 들어보면 현재 `작물보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곳에서는 실제 재배할 수 있는 쌀에 비해 20%밖에 재배하지 못한다. 하지만 작물보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땅에서는 쌀을 40%가량 더 재배할 수 있다. 작물보호는 병충해나 가축이 재배식물을 해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비료ㆍ화학물질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어떤 성분을 추가하거나 신기술을 개발해 쌀 재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믿는다. 연구개발은 지속돼야 한다."

◆ 농업분야 우수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

-능력 있는 인재들은 농업 분야를 기피한다. 농업 분야에서 어떻게 해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까.

"최근엔 훌륭한 인재들이 농업에 관심이 많다. 2008년 세계 식량 위기를 격은 뒤 사람들은 식량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 바이오테크 등 농업 분야 신기술들에 대해 매우 흥미로워한다. 농업도 하나의 산업이기 때문에 젊고 뛰어난 영재들을 확보하면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신젠타는 정부는 물론 인시아드나 유명 대학들과 공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재들을 확보하고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이상 기후, 자연재해 등으로 농업 분야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농산물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 아닌가.

"분명한 것은 농산물 시장에도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 식성과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 바뀔 수는 있지만 식량 자체에 대한 수요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연히 가격은 오를 것이다. 하지만 신기술이 개발ㆍ도입돼 넓이가 같은 땅에서 훨씬 많은 식량을 적은 노동력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2008년 이후 식량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지만 가까운 미래에 농업기업들이 본업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식량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상 기후나 자연재해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신기술을 이용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대체 가능한 대안과 선택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 한국 변함없는 쌀생산국…과일ㆍ채소도 승산있다

= 현재 전 세계 비료와 종자 시장은 신젠타, 몬산토 등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들 거대 기업 영향력이 크다. 일부에서는 현지 영세업체들은 말 그대로 `씨가 마르는 것 아니냐`고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글로벌 농업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작은 농업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나.

"식량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며 다양성도 매우 높다. 신젠타든 몬산토든 특정 회사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신젠타도 농업계 주도권을 잡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농산업엔 금융권 기업이나 정부 등 다양한 주체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지 기업들은 앞으로도 쭉 중요한 플레이어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들이 이룬 성과를 어떻게 외국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수출할 수 있느냐다.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춰야 한다. 외국에 진출해 농업을 확장하는 일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각종 규제를 뚫고 지나가기 유리할 때가 있다. 또한 연구개발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우거나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성공비결이다." 한국은 농가 71%가 쌀농사를 짓고 경작지 53%가 쌀농사에 쓰일 정도로 농업이 쌀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전체 농업 생산 매출액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주식(主食)이라는 이유로 한국 농업이 쌀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보나.

"글쎄…. 사실 쌀은 한국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 국가의 주식이다. 한국에는 쌀 종류가 다양하고 그 어떤 나라 쌀보다 맛있다는 경쟁력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질 높은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다. 한국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은 분명 외국에서도 인기가 있을 것이다. 또한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더 많은 나라와 무역을 해야 한다. 앞으로 농업 시장에서 경쟁은 늘어나겠지만 한국은 언제나 주요 쌀 생산국가로서 위상을 지킬 것이다."

■ 앤드루 W 거스리 사장은…

앤드루 W 거스리 사장은 2008년부터 신젠타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거스리 사장은 신젠타의 전신인 영국의 다국적 화학기업 ICI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농업계 경력을 쌓았다. 10년간 ICI 호주법인에서 일한 뒤 영국과 스위스에서 글로벌 마케팅 분야를 맡았으며 2002년부터 신젠타 아ㆍ태지역 마케팅ㆍ비즈니스 개발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다시 신젠타 태국과 신젠타 일본의 사장을 역임했다. 호주 태생으로 멜버른에 위치한 라트로브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한 정통 농업 비즈니스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 신젠타는…

스위스 바젤에 기반을 둔 신젠타는 종자와 작물보호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농업 전문기업이다.

지금의 회사 형태는 2000년 노바티스의 작물보호ㆍ종묘사업부, 아스트라제네카의 농약사업부가 합병되면서 갖춰졌지만 각 기업의 전신인 가이기(1758년), 산도스(1876년), 시바(1884년)의 설립연도를 생각하면 250년 역사를 물려받은 셈이다. 2000년 스위스, 런던, 뉴욕, 스톡홀롬 증시에 상장했으며 전 세계 90여 개국에 2만6000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2조원으로 작물보호사업 부문 세계 1위, 종자사업 부문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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