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19.[고수 인터뷰] 외국인 순매도 곧 줄어들듯

ngo2002 2009. 11. 19. 10:28

코스피 변동성 낮아 헤지펀드 떠나는 중
해외변수 많아 1년이상 길게보고 투자를

김태우 피델리티자산운용 전무(한국 주식투자부문 대표, Country Head)는 해외자금의 동향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통한다.

현재 그가 운용을 담당하는 자금은 총 3조5000억원 수준. 이 중 국내 투자자들이 내놓은 자금 7000억원을 제외한 2조8000억원가량이 해외 투자자들이 맡긴 역외펀드 자금이다. 그만큼 해외 투자자와 접점을 많이 갖고 있는 인물이다.

하나은행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4년간 주식운용팀장을 하며 이름을 날렸다. 당시 디스커버리펀드를 운용하며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주식형 운용사 수익률 1위 달성에 큰 몫을 했다. 2003년 매일경제신문의 한국 펀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올해 기업 이익 증가율 높아 긍정적 =

코스피가 연일 150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범으로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 매도를 꼽는다. 연속 순매도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올해 들어서만 20조원 이상을 한국 시장에서 팔아치웠다. 과연 왜 이렇게 팔기만 하는 것일까.

김 전무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들고 있었고 또 차익도 많이 얻었고 시장의 변동성 자체가 낮아진 때문"이라는 것. 그는 외국인 매도를 볼 때면 시점을 넓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국내 증시가 꾸준한 상승을 이어온 지난 2005년 이후 외국인은 꾸준히 국내 증시에서 팔아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2005년(코스피 50.6% 상승)과 2007년(30.8% 상승)에 각각 23억달러와 263억달러를 팔아치웠다. 유가 상승, 신용경색의 여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김 전무는 지난 2005년엔 국내 시총 내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39.7%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신흥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평균 시총 보유비중이 2008년 3월 현재 21% 수준임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에서 너무 많이 들고 있었다는 것.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로 현재 이 비중은 30% 선까지 낮아졌다. 또 이들 자금이 대부분 헤지펀드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 펀드는 성과 평가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따지지만 헤지펀드는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절대 수익률을 중시한다. 그만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무너지더라도 수익률을 올려야 하고 이를 위해 공매도 등을 활용하면서 매도 규모 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헤지펀드 입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변동성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한국을 떠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김 전무는 5월 19일까지의 수익률과 이후의 코스피 등락률을 내밀었다.

올해 들어 5월 19일까지는 한국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3위(1.52%)에 오를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 그러나 5월 19일 이후엔 많은 해외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차익 실현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낙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에 해외 시장의 변수 등이 터져나오면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심화됐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추가적인 매도 압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들의 투자 비중은 줄겠지만 피델리티와 같은 장기 투자펀드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MSCI 분류에서 내년께부터 선진시장에 편입될 것이란 점도 시장이 장기투자 위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상대적, 절대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하로 떨어진 것은 최근 3년간 상승분을 모두 재반납한 것과 같다고 평했다. 그만큼 "향후 주식시장 상승이 오면 가장 빠른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이머징시장 역시 모두 하락했다. 그렇다면 모든 주식시장이 다 오를 것이란 얘기인지 궁금해진다. 김 전무의 설명은 "절대적 저평가 수준인 것은 모든 시장에 공통적인 만큼 상대적 저평가 수준임을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중국 시장의 경우 현재 PER가 낮아졌다지만 13.1배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기업이익 증가(18%) 역시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이유다.

그러나 여전한 해외 변수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상승하기는 힘들다. 김 전무 역시 해외 변수들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투자는 1년가량을 보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 전무는 개인들이 투자에 나설 때도 `상대적 하락폭`을 챙겨보라고 권했다. 즉 단순히 낙폭과대란 이유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 `이기는 산업 중 이기는 기업` 유망 =

김 전무는 요즘 기업탐방을 다니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투자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업 이익입니다. 기업 이익이 확실하고 이익률이 높다면 하락기의 낙폭이 작고 상승기엔 더 많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가 밝히는 기업 탐방의 목적이다.

어떤 지표를 챙겨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시장 평균에 비해서 높은 기업을 따져보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김 전무는 이 부분에서 한 가지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이 산업 자체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라고 덧붙였다. 즉 잘나가는 산업에서 타 기업에 비해 더 잘나가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김 전무는 이를 간단히 줄여 `이기는 산업, 이기는 기업(winning industry, winning company)`이라고 소개했다. 업종 평균보다 매출이 많고 이익률이 더 높은 기업은 협상력이 높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제품 가격으로 전가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기업이 잘나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챙겨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례로 최근 몇 년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조선업종과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통신업종을 비교했다.

조선업종의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5년 이후 7월 14일까지 840%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통신업종 1등주인 SK텔레콤의 주가는 4.73% 하락했다. 시야를 다른 업종으로 돌려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23.50% 상승에 그쳤으며 현대자동차 역시 21.80% 상승에 머물렀다. 김 전무가 말하는 이기는 산업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욱 기자 / 박준형 기자 / 사진=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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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8 08:00:38 입력, 최종수정 2008.07.18 16:5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