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44> 오페라 6선
고음의 ‘마술피리’ 아리아 … 카라얀이 목 상한다며 조수미 말렸죠
김호정 기자
라 트라비아타(1853년)
대본: 프란체스코 피아베, 작곡: 주세페 베르디
1막에서는 사랑을 택한다. 2막에선 다시 포기한다. 알프레도 아버지가 “내 아들의 앞길을 망치지 말라”며 설득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음을 돌린 건 마지막 3막에서다. 하지만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비올레타의 오래된 폐병 때문이다. 알프레도의 품에서 비올레타는 숨을 거둔다.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자’라는 뜻. 비올레타는 당시의 고급 창녀다. 동백꽃을 몸에 지녔던 비올레타에 착안, 동백꽃이라는 뜻의 춘(椿)을 써 ‘춘희(椿姬)’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비극적 러브 스토리 속에 계층의 문제를 다룬 뒤마의 소설이 원작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베르디의 관심을 끌 만한 스토리였다. 기억하기 좋은 노래 여러 곡과 화려한 무대 배경 덕분에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주요 아리아: 총 3막 중 1막에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부르는 ‘축배의 노래.’ 3박자의 경쾌한 분위기 덕에 신년 음악회, 결혼식 등에서 자주 불리는 노래. 환락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비올레타의 화려했던 한때를 보여준다. 이 밝은 노래 후에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극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마술피리(1791년)
대본: 에마누엘 슈카네더, 작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왕자는 피리를 불며 각종 시련을 극복해 공주가 갇힌 성에 도착한다. 악한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출해 와야 할 텐데? 그런데 막상 당도해 보니 ‘납치범’은 악한이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사제였다. 악당은 오히려 선(善)이라 여겼던 밤의 여왕! 사제는 공주를 가두고 못살게 굴었던 자신의 심복을 벌하며 정의로움을 증명한다. 또 왕자에게 세 가지 시련을 극복하면 공주와 결혼시켜 주겠다 하고 물과 불, 침묵의 고난을 준다. 왕자는 약속대로 공주의 사랑을 얻고, 끝까지 딸에게 집착하던 밤의 여왕은 죽음을 맞이한다.
선과 악의 절묘한 뒤바뀜, 시련 후 완성되는 사랑, 전래동화 풍의 분위기가 인기 요인이다. 모차르트는 이탈리아 오페라와 차별화되는 독일의 ‘민속’ 오페라를 이 작품에서 구현했다. 독일어를 썼고 음악 중간에 말로 하는 대사를 넣어 연극적 오페라 장르를 완성했다. 그리고 두 달 후 세상을 떠나 이 독특한 작품은 그의 마지막 오페라로 남았다.
주요 아리아: 총 2막 중 2막에서 밤의 여왕이 부르는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 속에 불타오른다’. 어머니를 의심하는 딸에게 사제를 죽이라고 종용하는 노래. 소프라노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듯한 고음의 연속으로, 지휘자 카라얀이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목소리를 보호하려면 많이 부르지 말라”고 충고했던 바로 그 노래다.
라보엠(1896년)
대본: 주세페 자코사, 루이지 일리카, 작곡: 자코모 푸치니
1년 후, 다시 크리스마스가 온다. 서로의 빈 자리를 확인한 둘은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미미는 폐결핵으로 죽어가고 있다. 오페라는 로돌포의 절규와 함께 끝난다.
배경 덕에 이 작품은 전 세계 오페라 극장의 크리스마스 시즌 단골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에서도 알 수 있는 푸치니의 탁월한 비극 작곡법이 꽃을 피운 작품이다. 한국의 소프라노 홍혜경이 미미 역을 맡아 세계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주요 아리아: 총 4막 중 1막 로돌포가 부르는 ‘그대의 찬 손’. 연인의 첫 만남. 로돌포가 자기 소개를 하는 장면이다. 촛불을 빌리는 와중 둘의 손이 어둠 속에서 마주친다. 테너의 아찔한 고음이 필요한 이 노래가 끝나면 미미의 자기 소개인 ‘내 이름은 미미’가 이어진다.
사랑의 묘약(1832년)
대본: 펠리체 로마니, 작곡:가에타노 도니제티
한 여자를 짝사랑 하는데 내 연적(戀敵)이 나보다 훨씬 잘생기고 신분도 높다면? 또 이때 “모든 사랑을 이뤄준다”며 약을 파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망설임 없이 이 약을 사는 시골 청년 네모리노의 스토리다. 약장수가 돌팔이란 걸 알아볼 리 만무하다.
약의 정체는 포도주. 잔뜩 취한 네모리노는 사랑스러운 여성 아디나가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 확신한다. 아디나는 정말로 네모리노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하지만 약 때문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약까지 사 마신 순정을 알고 나서다.
문제는 경솔한 네모리노다. 약 덕분에 모든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 믿는다. 실제로 갑자기 마을 처녀들이 추파를 던진다. 헛소문 때문이다. 네모리노가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됐다는 말이 퍼진 상황이었다. 현명한 아디나는 네모리노를 착각의 수렁에서 건진다. 네모리노가 약을 더 살 돈을 구하려 덜컥 약속했던 군입대를 기지를 발휘해 취소시켰다. 사랑을 확인한 연인의 행복으로 오페라는 끝난다. 약장수는 마을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며 다른 곳으로 또 ‘영업’을 떠난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큰형님’ 격인 도니제티의 대표작. 네모리노의 바보 같고 경쾌한 노래들은 이 역을 맡은 테너의 실제 성격을 궁금하게 만들 정도다.
주요 아리아: 총 2막 중 2막에서 네모리노가 부르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 선율은 어둡지만, 사랑에 감격한 내용이다. 네모리노가 동네 처녀들과 어울리는 모습에 아디나가 실망해 눈물을 흘리는데, 네모리노는 ‘나를 사랑해 우는 게 분명하다’며 뜨거운 마음을 노래한다. 달콤하고 고급스러운 소리를 내야 하는 테너의 노래다.
리골레토(1851년)
대본: 프란체스코 피아베, 작곡: 주세페 베르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베르디는 계급에 대한 저항심을 음악으로 감싸 세상에 내놓았다. 오페라로 만들고자 피아베에게 직접 대본 작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 모순, 사랑과 동시에 싸우다 스러지는 질다 역은 어리고 순수한 소프라노에게 어울린다. 덕분에 많은 소프라노들이 데뷔작으로 선택한다. 1986년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질다로 데뷔했다.
주요 아리아: 총 3막 중 3막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여자의 마음’. 깃털처럼 가벼워 변덕이 심한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다. 바람둥이의 의기양양한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가 나오는 동안 극중에선 리골레토가 보낸 자객이 그를 노리고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 태연스럽도록 경쾌하다. 죽은 이는 질다. 베르디는 잔인하게도 리골레토가 딸의 시체를 끌고 갈 때에도 이 노래가 멀리서 들려오도록 작곡했다.
카르멘(1875년)
대본: 앙리 메리악, 루도빅 알레비, 작곡: 조르주 비제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출세작이다. 소프라노보다 무거운 음성의 메조 소프라노가 주인공으로 나와 독특하다. 기존의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에서 벗어났다. 선이 굵고 거친 여성인 카르멘을 표현하기 위한 설정이다. 덕분에 소프라노의 그늘에 가려 조연에 머물던 메조 소프라노들에게 주인공의 길을 틔워준 작품이다.
주요 아리아: 총 4막 중 1막 카르멘이 부르는 ‘하바네라’. 남미의 춤곡을 차용했다. ‘사랑은 누구도 길들일 수 없지. 협박도 애원도 소용없네’라고 노래한다. 기억하기 쉬운 리듬과 묘한 분위기 덕에 훗날 많은 작곡가가 패러디한 노래다.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전문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46> “모르면 구세대” ○○데이 총정리 (0) | 2011.02.14 |
|---|---|
| [245] 미국 대법관 (0) | 2011.02.14 |
| <4> 황제의 도시 베이징(北京) (하) (0) | 2011.02.14 |
| <243> 증권의 모든 것 (0) | 2011.02.14 |
| <242> 서울시립 도서관 (0) | 201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