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귀농시대

농업벤처 키우기…수출 꿈을 대출해드립니다

ngo2002 2010. 10. 15. 09:34

미래 농업벤처 키우기…수출 꿈을 대출해드립니다

우수 농생명기업 발굴 최고 5억원 지원…해외 판로개척 힘모아

◆ 아그리젠토코리아 / 농생명기업을 살리자 매경 - 경기도 등 5개 기관 손잡고 1000억 특별지원 ◆

전업주부였던 고화순 씨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불의의 사고 때문이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실직하자 생계를 위해 식자재를 만들어 팔기로 작정했다. 마침 친정에서 도라지 농사를 짓고 있었다. 고씨는 도라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해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영세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공급계약을 파기당하는 일도 겪었다. 고씨는 전 재산을 털어 2004년 경기도 남양주시에 '하늘농가'라는 회사를 세웠다.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다. 이를 악물고 품질 좋은 친환경 나물을 생산하는 데 매진했다. 다행히 주문량은 갈수록 늘었다.

고씨는 "아침부터 새벽 3시까지 악착같이 일했다"며 "큰 기업들이 못하는 틈새시장을 주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사업은 궤도에 올랐지만 문제는 자금이었다. 제대로 된 농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절실했다. 하늘농가는 2007년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2억원을 지원받아 꿈에 그리던 사옥을 마련하고 연구시설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농산물 연구에 매진한 지난해 11월 국산 나물을 미국에 처음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산 나물은 수출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버린 것이다.



지난 3일 저녁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농생명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및 활성화 간담회" 에서 정혁훈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차장(오른쪽)이 "아그리젠토 코리아-첨단농업 부국의 길" 이라는 주제로 농생명 관련 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농업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신(新)농업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매일경제신문과 경기도, 농협중앙회,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농생명기업인협의회 등 5개 기관이 지난 3일 업무협약을 맺고 경기도 내 농생명 관련 기업 육성에 나선 것이다.

소중한 첫걸음도 내디뎠다. 경기신보와 농협중앙회는 융자 규모 1000억원, 개별 융자 한도 최고 5억원 등 농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새로 마련했다.

농생명 산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도약시키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생겨난 셈이다. 이번 지원책으로 귀농ㆍ취농을 넘어서 창업농을 실현해왔던 젊은 경기도 농생명기업인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으로 대출을 원하는 경기도 농생명 기업들은 최고 5억원, 대출기간 4년, 최저 5.17%의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제 농업계에도 이번에 마련한 1000억원을 모판으로 희망이 싹틀 전망이다.

향후 경기도는 각종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경기신보와 농협 등은 보증 확대와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농생명기업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매일경제신문은 우수 농생명기업을 발굴해 널리 알리는 일을 맡는다. 향후 5개 기관은 수시로 협의해 농생명기업 육성을 위한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3월 24일 매일경제가 개최한 제17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농생명기업 지원 방법을 고민하던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아그리젠토 코리아 - 첨단농업 부국의 길'을 주제로 한 국민보고대회를 보고 경기도에서부터 우수 농생명기업을 키워 보자고 결심했다.

경기도는 한국 농생명산업 중심지다. 경기도농생명기업인협의회에만 600여 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또 경기도에는 국내 농생명 관련 기업중 20%, 종사 인원으로 따지면 30%가 자리 잡고 있다. 거대한 수도권 소비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어 성장성도 아주 높다.

2012년 전 세계 110개국에서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하면서 대한민국 유기농업 메카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경기도에서 생산한 컬러 선인장이 세계 시장 1위로 올라서는 등 가시적 성과도 크다.

그래서일까. 지난 3일 수원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은 경기도 농기업인들의 열기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농기업인만 500여 명에 달했다.

진수성 경기도농생명기업인협의회 회장은 이날 "정책, 자본, 기술, 노하우를 결합해 농업을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키워 가자"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힘을 실어줬다. 김 지사는 "우리 농업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조선, 자동차, 제철, 가전제품 등을 불과 50년 내에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업화와 수출 농업이 우리가 살길"이라며 "기업화하려면 발상 전환과 유능한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가 농생명기업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 상하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도 뭄바이, 브라질 상파울루 등 세계 곳곳에 위치한 경기도비즈니스센터를 수출 농업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날 행사에선 정혁훈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차장과 김태완 한경대 생명환경과학부 교수가 나서 '농생명산업 발전 전략'도 발표했다.

김태완 교수는 "우리 농업도 이제 세계로 나아가지 않으면 비전이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수출을 위한 여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교수는 △비무장지대(DMZ)가 보유한 식물자원을 종자산업 발전을 위해 활용할 것 △글로벌 친환경 인증제 도입을 확대할 것 △농산물 이산화탄소 라벨링을 선제적으로 실시할 것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기획취재팀=신헌철 기자 / 최승진 기자 / 차윤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5.05 16:26:4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