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일반적상식

상상 그 이상의 미래 인터넷

ngo2002 2010. 9. 8. 10:35

[디지털 3.0] 상상 그 이상의 미래 인터넷

1969년 10월 29일. 레너드 클라인록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컴퓨터를 이용해 스탠퍼드연구소로 데이터 전송을 시도했다.

'L-O-G'란 글자를 보내고 'I-N'이란 답변을 받고자 하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소박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도 여의치 않아 'L-O'를 보내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인터넷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컴퓨터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최초의 그 순간을 세상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40여 년 동안 인터넷은 정보혁명의 핵심 매개체로 인간에게 농업혁명에 맞먹는 대변혁을 가져왔다. 혹자는 인류의 5대 혁명 중 가장 위대한 혁명으로 꼽을 정도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인터넷의 진화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데이터 통신을 위한 기반 플랫폼으로서 1세대를 겨우 보냈을 뿐이다. 최근 들어서는 협업, 지속 가능성, 비디오, 유무선 통신통합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우면서 강력한 차세대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다. 또 이러한 변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에서도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과다한 시스템 투자와 전력 소모를 막는 친환경 기술 개발도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이런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이것이 그간 인터넷 강국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아 왔던 대한민국이 상상 그 이상의 차세대 인터넷 시대에 직면해 그 두드러진 변화의 특성을 간파하고 이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다.

우선 차세대 인터넷은 비디오 중심의 미디어넷(Medianet)으로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 트래픽 중 비디오 트래픽은 불과 8000페타바이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2년에는 500엑사바이트로 늘 것이며,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세대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을 넘어 협업 플랫폼으로 견고히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변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첨단 영상회의시스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와 '웹엑스(WebEx)' 등 웹 콘퍼런싱 툴이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차세대 인터넷은 협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사람들의 이동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기여하게 된다.

인터넷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관리를 손쉽게 한 차세대 빌딩과 도시 구축 방안이 새롭게 발전할 것이다. 즉 인터넷이 빌딩 및 도시 서비스를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탄소배출량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인터넷은 세계 전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IT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재분배해 나눠 쓸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즉 분산형의 가상화 아키텍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는 복잡해져만 가는, 또 계속 추가 투자가 요구되는 인터넷 인프라를 위한 이상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차세대 인터넷 시대에도 인터넷 강국으로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싶은가. 또 차세대 인터넷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선도적인 기업 또는 선도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차세대 인터넷 시대를 이끄는 네 가지 전략적인 변화를 우선 직시해야 할 것이다. 또 그 변화에 발맞춰 사고를 전환하고 인터넷 인프라를 혁신하려는 노력을 바로 오늘 시작해야 할 것이다.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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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7:17:2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