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2022.09.30 08:07 기사입력 2022.09.30 06:31
한수원의 '초격차' 도전…원전 해체에 '디지털트윈' 도입
영구정지 원전 207기…해체 시장 2050년 '204조' 성장
4차산업 기술 도입은 세계 최초…글로벌 시장 선점 가능
한국의 첫 수출 원자력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3호기. [사진제공 = 한국전력]
썝蹂몃낫湲 븘씠肄[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한 월성1호기 해체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아직 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원자력발전을 해체한 사례는 없다. 한수원이 디지털트윈으로 월성1호기 해체에 성공하면 국제 표준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뿐더러 원전 해체용 첨단기술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
원전 해체 시장은 현재 개화 단계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원전 해체 시장이 2029년까지 개화기를 거쳐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은 2031년부터 2050년까지 204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원전 해체 기술이 2017년부터 향후 100년 동안 총 549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 세계에서 이미 207기에 달하는 원전이 영구정지됐지만 아직 해체 시장을 독·과점한 선두주자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인 대목이다. 원전국 중 해체 경험을 가진 곳은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4개국에 불과하다. 또 이들 국가는 원자로 내부에 작업자를 투입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원전을 해체했다. 한수원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원전 해체 노하우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면 향후 200조원 규모의 해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월성1호기 해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수로 원전을 해체하는 사례다. 중수로 원전 종주국인 캐나다는 일부 원전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연 해체’ 방식을 택해 실제 해체 작업에는 돌입하지 않았다. 지연 해체는 원전 내부 방사능 수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자연 감소할 때까지 유지·관리하다가 해체하는 방식이다. 한국 등 대부분의 원전국이 택한 ‘즉시 해체’ 방식과 달리 작업자 피폭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즉시 해체 기간이 15년 안팎인 반면 지연 해체는 40~60년이 걸린다. 이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캐나다는 월성1호기 해체 작업이 끝난 후에야 자국 원전 해체에 돌입한다.
한수원이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월성1호기 해체에 성공하면 캐나다에 기술을 수출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실제 한수원은 국내 원전은 물론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중수로 원전국도 염두에 두고 디지털트윈 해체 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1호기에 이어 경수로 원전인 고리1호기도 디지털트윈 해체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 원전국이 수출 대상이 된다.
윤석열 정부 원전 정책은 한수원이 디지털트윈을 도입하려는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 원전 정책의 핵심은 노후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는 ‘계속운전’이다. 당초 지난 정부는 ‘탈원전’ 기조에 따라 노후 원전 가동을 잇따라 중단한 후 2030년부터 해체를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 정부 방침대로면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해체한 후 다른 원전을 해체하기까지 10~20년의 공백이 생긴다. 이 기간 2개 원전을 해체하며 쌓은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으려면 해외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용 해수배관 점검을 위해 개발한 지능형 로봇 '프라임.' [사진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썝蹂몃낫湲 븘씠肄한수원은 로봇 등 원전 ‘무인(無人) 해체’를 위한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전 해체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피폭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낮출 수 있다. 한수원이 올 2월 고방사선 구역 감시용 인공지능(AI) 로봇 개발에 나선 이유다. 한수원은 2023년께 AI 로봇 개발을 마무리한 후 이듬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도 원전해체연구소 건립을 본격화하며 한수원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말 울산·부산 경계 지역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착공해 2025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연구소에는 제염 성능평가 분석장비 등 240여개의 원전 해체 연구개발(R&D)용 장비가 들어선다. 원전해체연구소 분원 격인 중수로해체기술원은 경북 경주에 부지를 마련해 내년 하반기 착공한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연구인력 약 100명을 확보해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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