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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25 06:00:00 수정 : 2022-08-25 04: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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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베이징서 수교 30년 기념행사양국 정상, 축하서한 통해 메시지 교환“상호 존중” “단합·협력” 미묘한 온도차박진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왕이 “디커플링 반대… 공급망 함께 수호”미래발전위, 공동보고서 각 정부에 제출“원활한 소통채널 유지 상호신뢰 제고”
‘상호 존중’과 ‘단합·협력’.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동시에 열린 공식 기념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래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강조한 정신은 비슷한 듯 달랐다. 윤 대통령은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기반해 미래 30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자고 했고, 시 주석은 외부 장애를 배제한 상호 협력을 언급했다. 격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가치외교’를 지향하는 한국과 한국이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외교를 펼치길 기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미묘한 거리감을 형성한 것이다.
한·중관계 미래발전위 전체회의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겸 공동보고서 제출식’에서 임채정 위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과 박진 외교부 장관(〃 여섯 번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일곱 번째)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래 협력 방향을 각각 ‘화이부동’(和而不同: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 않는다), ‘신이성지’(信以成之: 믿음으로써 완성된다)에 방점을 찍는 양국의 입장 차는 이날 외교수장의 축사에서도 확인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한·중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한·중 경제협력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현안에 대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 등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중국 칭다오에서 가진 양국 외교장관회담에서 제안한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 문제와 환경,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반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 사안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각자의 사회제도와 발전 노선을 존중해 중·한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끊임없이 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함께 반대하고 자유무역체계를 함께 지키며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성과 원활함, 개방성과 포용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사 후 만찬장에서 박 장관이 언급한 ‘화이부동’을 거론하며 “우리는 ‘신이성지’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1한(限) 정책을 지키라는 요구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 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서한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중 수교 30년 기념행사에 앞서 양국 외교장관에게 제출된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공동보고서는 양국이 앞으로 이 같은 입장 차와 갈등 요인을 극복하고 현재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어떻게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담고 있다. 양국의 전직 고위인사와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직 수장, 학계 전문가 22명씩으로 구성된 미래발전위는 지난 1년간 △미래계획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문화 4개 분과별로 논의해 한·중 관계 30년 성과와 도전과제, 미래발전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해왔다.
보고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협력의 기회와 도전이 병존하고 있다”고 한·중관계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어 새로운 협력모델을 모색하는 것은 미래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양국 간의 다층적 전략대화 기제를 개선해 원활한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역사·해양 등 현안 관련 대화기제를 활성화해 정치적 상호신뢰를 제고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정상 교류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차관급 ‘2+2’ 대화, 공급망 안정을 위한 소통·협력, 해양경계획정 협상 개시 등이 제시됐다.
한국 측 위원장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보고서 제출 행사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통해 양국은 정치적 상호 신뢰 수준을 높이고, 경제 및 산업 협력을 심화하며, 사회문화 교류를 전면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 위원장인 장핑(張平)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은 “인민 교류와 다자협상을 활성화해서 중·한 협력 동반자 관계에 내실을 다져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선영·이현미·우상규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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