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26 06:00:00 수정 : 2022-08-26 08:14:36
탕카이타이 대만 아태화평硏 부집행장오커스·쿼드 등 각국 소형집단화 가속대만, G2 전략경쟁서 ‘충돌처’ 될 수도한국도 대만해협 위기 사례 고민 필요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만과 한국의 협력공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양측이 경제안보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미래는 검은 백조(Black Swan)과 회색 코뿔소(Gray Rhino)로 가득할 것입니다. 우리는 더는 낡은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대만 싱크탱크 아태화평(和平)기금연구회 탕카이타이(唐開太·사진) 부(副)집행장은 경제안보 시대 한·대만의 협력을 강조했다. 검은 백조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 회색 코뿔소는 예견 가능하나 실제 발생 때까지는 주목받지 못하는 위험을 말한다.당 부집행장은 인도태평양에서 경제안보가 주요 이슈로 등장한 배경에 대해 “미·중이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에 빠졌다”는 전문가들의 말로 설명했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저서 ‘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서 설명한 이 개념은 “새로운 강국의 굴기(崛起) 시 기존 패권(覇權)국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흥강국을 제압하려고 하고, 역사적으로 양측의 경쟁은 보통 무력충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의도는 동맹과 일치된 행동으로 중국을 규칙에 근거한(rule-based) 국제질서로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향후 경제안보 이슈의 향배에 대해선 “소형집단화할 것”이라며 “미국, 영국, 호주가 오커스(AUKUS)를 구성해 핵잠수함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과거엔 생각할 수 없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쿼드(Quad) 결성도 정치, 경제, 군사전략적 고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관련해 “경제무역, 인권, 과학기술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대만문제는 양국의 군사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대만이 미·중 전략경쟁의 승부처가 될지에 대해선 “대만이 ‘충돌처’가 될 순 있으나 승부처가 될지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중 전략경쟁은 장기간의 과정이다. 5∼10년일 수도 있고, 20∼30년일 수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전략경쟁 기간에도 평화의 시기가 있었다”며 “관건은 양측이 어떻게 충돌과 위기에 대처하느냐이다”라고 했다.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대만은 중국 굴기를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전쟁에서의 소모가 중국 국력에 영향(손상)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반드시 이 점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했다.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대외기조에 대해서는 “대외 및 양안 정책의 핵심은 변함없이 중국에 대해 도발하지 않고 전략적 인내력을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이념적으로 가까운 나라(like-minded countries)와의 협력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칩(Chip) 4에 대해서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이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대만도 미·일·한 3국의 의견을 참고해 참가 여부와 어떻게 참가할지를 결정할 것이다.”탕 부집행장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야기한 제4차 대만해협 위기가 새로운 함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중국 미사일이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져 일본이 항의했다”며 “중국이 일본 입장을 무시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신냉전이 일어나고 평화 유지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의 미사일이 한국이 주장하는 EEZ에 낙하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1969년 대만 지룽시 △국립대만대 정치학과·정치학 석사·정치학 박사 △중화구아(歐亞·유럽아시아)기금회 연구부 부주임 △대만경제연구원 부연구원 △국가정책연구기금회 부집행장 △원경(遠景·Prospect)기금회 부집행장
타이베이=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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