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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의 변신] ② 뜨는 음식물처리기 시장..너도나도 도전장

ngo2002 2021. 11. 15. 08:26

 

전세계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연간 9억3100만톤..가전·렌탈업계 이어 자이S&D도 노크

아이뉴스24 | 김서온 | 입력2021.11.14 06:00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 나라의 정부와 산업, 기업이 해결책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4일 유엔 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me)이 발간한 '2021년 폐기물 지수 보고서(Food Waste Index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연평균 9억3천1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5억6천900만 톤은 가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호주에서도 매년 음식물 쓰레기가 중요한 이슈로 언급되고 있다. 코트라가 지난 8월 발표한 '호주에서 지속 성장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인구는 약 2천500만 명에 불과하지만 7천50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해 매년 약 730만 톤의 음식물이 낭비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인구 1인당 채소, 빵, 과일, 봉지 샐러드 등 약 300㎏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200억 호주 달러(17조1천610억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가정(34%)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며 1차 생산(31%)과 제조(24%)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폐기물이 나오고 있다.

이에 호주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12.3(UN’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12.3)에 맞춰 오는 2030년까지 1인당 음식물 쓰레기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 식품 폐기물 전략(National Food Waste Strategy)'을 발표했다.

또한, 호주 정부는 400만 호주 달러(34억3천536만원)를 투자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로드맵을 이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호주 음식물 쓰레기 중지(Stop Food Waste Australia)'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호주 내 식품 관련 기업, 식품 구조 단체, 국가 음식물 쓰레기 전략운영위원회, 국내외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한 호주 스타트업 고테라의 솔루션. [사진=고테라]

특히, 호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스타트업이 힘을 더하고 있다. 호주 캔버라에 있는 고테라(Goterra)는 애벌레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동물 사료와 비료로 바꾸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밀폐된 캡슐 안에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며 농장, 식당, 호텔, 병원, 슈퍼마켓, 기업뿐 아니라 쇼핑몰 지하 등 음식물 쓰레기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곳이라면 어디는 설치할 수 있다.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8%까지 줄이는 동시에 양질의 단백질 사료도 생산한다.

특히, 국내 음식물처리기 업체의 호주 진출 활로도 열리고 있다. 호주에서 식품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한국산 음식물 처리기를 수입 중인 E사는 코트라(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식품을 소비하는 방식과 제조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설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100% 퇴비화 가능한 재료와 포장을 사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 음식물 처리기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물 처리기 제품군. [사진=코트라]

성장세가 이어지자 국내 가전업계와 렌털업계가 앞다퉈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건설업계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지난 6월 캐리어에어컨은 음식물처리기 '클라윈드 위즈'를 선보였다. 특허 기술로 배합, 제작된 미생물 '바리미'를 사용해 곰팡이와 악취 없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7월에는 쿠쿠홈시스가 '쿠쿠 바이오 클리너'를 통해 음식 잔여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쿠쿠 맘편한 음식물 처리기'를, 신일전자가 '에코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자이에스앤디(자이S&D)가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홈 임프루브먼트(Home Improvement) 사업부문 노하우를 살려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 진출한다.

자이에스앤디가 우위를 선점한 홈 임프루브먼트 산업은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부가가치서비스 사업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자이에스앤디는 지난 2019년 하반기 환기형 공기청정기 '시스클라인(Sys Clein)'을 론칭하고,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자이에스앤디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향후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로 가정용 및 상업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 관련 제품의 수요가 점차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제도와 관련 제품의 법적 기준이 마련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움직임도 커지는 만큼 시장 규모도 꾸준히 확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