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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의 촉]"전세계 증시 거대한 거품..2021년 내 생애 최악 침체"

ngo2002 2020. 12. 24. 08:06

김윤경 기자 입력 2020. 12. 24. 06:30 수정 2020. 12. 24. 07:31 댓글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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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기' 경고한 짐 로저스.."한-항공·러-선박·중-와인 사라"
"북한 개방되면 한반도 각광받을 것..암호화폐엔 투자 안해"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2018.7.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Rogers Holdings) 회장은 대화 중에 위기(危機)란 단어를 자주 썼다. 중국어로는 '웨이지'(危机), 일본어로는 '기키'(きき)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같은 한자를 어떻게 발음하냐면서.

위기란 단어엔 로저스의 투자 철학이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엔 '위험'(危險)과 함께 '기회'(機會)란 두 단어가 함께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이 전 세계 경제에 전대미문의 도전이고 이를 계기로 그간 쌓인 엄청난 규모의 부채(debt)가 크나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가 투자를 멈추겠단 얘기는 아니다. 위험과 기회는 한 번에 오니까 그걸 잘 활용하겠단 말이다.

그러니까 그가 최근들어 "내 생애 가장 큰 침체(downturn)가 수년 내에 올 것"이라고 카산드라처럼 말하고 있는 걸 잘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는 이 기간에도 금과 은을 더 사 모을 것이고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을 것 같다. 이 두 나라가 부채가 많은 나라들이라면, 상대적으로 부채가 적고, 특히 북한엔 거의 대외 채무가 없는 한반도. 이에 대한 그의 관심은 비상하다(그는 한국을 거명할 때는 'Korea'라는 단어 대신 'Hanbando'라고 꼭 우리말 발음을 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대규모 투자 기회는 남북한 개방 모드가 가능할 때에 온단다. 근미래에 가능할 것인지는 정치와 외교 변수를 입체적으로 다 따져봐야 할 것이다.

땅콩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이 뭔지 스스로 깨우쳤던 여섯살 시절부터 우리나이로 78세인 지금까지도 유망한 투자처를 찾고 돈을 버는 로저스의 조언들은 대개 다 상식적이다. 자신이 투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투자해선 안 된다, 남의 돈(빚)에 의지하지 마라 같은.

암호화폐엔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의 삶에 혁신적인 존재이지만 암호화폐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공식 통화'로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엔 정부가 인정하는 통화만이 유통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스카이프(Skype) 화상통화로 로저스를 인터뷰했다. 일부 질의 응답 내용은 그의 최신 저서 '돈의 미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음은 로저스와의 일문일답.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좌)이 15일 뉴스1과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반도 '거품 붕괴' 영향 덜 받을것…대외 채무 없는 북한 있기 때문에 -지금 전 세계 금융시장은 어떤 상태인가.

▶ 낮은 금리 때문에 엄청난 양의 돈이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에 몰려 있다. 지금 당장은 주식과 채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굉장히 좋지 않게 끝날 것이다. 거품이기 때문이다. 다 터질 거품들이다. 이미 많은 나라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는 상태다. 금융시장 호황이 계속 된다면 좋겠지만, 끝난다면 내 생에 봤던 것 중에 최악의 결과가 초래되리라고 본다. 2008년(금융위기)에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빚 때문에 세계적으로 큰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부채는 더 늘어났다. 2008년 이래 도처에 빚이 있다(그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이 때문에 수년 내 자신의 생애 가장 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선 사정이 좋다. 거품이 붕괴되어도 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북한은 거의 대외 채무가 없기 때문에 남한에 부채가 많아도 '개방된'(opened) 한반도가 받을 영향은 적을 것이다(그가 말하는 한반도의 개방이란 남북 협력, 자본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며 통일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년(2021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 조 바이든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내년까지 이런(빚이 늘어나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와 그 주변 사람들은 모두 돈을 찍는 것, 많은 돈을 (경기부양에)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마도 모든 것(자산가격)이 너무 비싸질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그런데 미국 증시를 보면 올해 많은 주식들이 떨어지고 있다. 거품이 낀 주식들은 물론 모두 매우 비싸지만. 한국 증시에서도 많은 부분 거품이 끼여있다. 이것이 끝난다면 절대 재미있진 않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 빚 늘리는 정책 쓰려해…내 아이들 세대에 끔찍 -당신이 말한 것처럼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임명자를 위시해 바이든 경제팀은 경기부양을 위해 많은 재정을 투입할 것이다. 그걸 부정적으로 보는 것인가.

▶ 이들은 돈을 찍고 재정을 지출하면서 부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계속 그대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 아이들(세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후대에 빚을 남겨줄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 다만 그들 자신을 돌보고 대통령을 위할 뿐이다. 그들은 2021년, 2022년 더 많은 돈을 찍고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다. 그건 내 아이들 세대에 끔찍한 일이다.

-생애 최악의 침체란 그럼 언제 온다는 것인가.

▶ 당신이 뉴스를 꾸준히 보고 있다면 그게 언제 일어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2021년이나 2020년 늦게쯤? (부채로 이뤄진)거품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잘은 모르겠지만 2008년보다 부채 규모가 훨씬 커져 있어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 때문에 더 끔찍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북한이 아닌 거의 모든 곳에서 부채는 엄청나다.

-이런 최악의 시기가 오면 당신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우리는 이 변화를 어떻게 따라가야 할 것인가.

▶ 당신도 알듯이 최근 전 세계 여행과 관광, 운송,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많은 것이 망가졌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항공사(대한한공)나 러시아 선박업체에 투자했다. 그리고 중국 와인업체에도 투자했다. 중국어로 위기란 단어를 아는가. 한국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것이 재앙(disaster)과 함께 기회(oppotunity)를 의미한다는 것을 안다. 재난과 기회는 같이 온다는 말이다. 그래서 너무 많이 망가진 것(업종, 종목)을 볼 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러시아 선박업체나 중국 와인업체들의 이름을 알려줄 수 있는가.

▶ 나는 그 이름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투자했다고 말하면 가서 그 종목(의 주식)을 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업체에 대해 많이 알아보지 않고 (내가 말했다고 해서) 주식을 산다면 그건 끔찍한 투자방법이다. 자신이 투자하면서 그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다면 그건 좋지 않은 방법이다. 다만 사람들은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식당에 가지 않고 바에 가지 않고 있다(그래서 집에서 와인을 마시기 때문에 와인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란 의미). 대한항공에 투자한 것이 알려진 건 한국에 항공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금 보다 은을 더 많이 살 계획…부활 가능성 높은 농업에도 투자 -당신의 책이나 관련 기사들에 언급된 것을 보면 당신은 금과 은, 달러, 농업 분야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는데. 러시아와 중국 주식에도 투자하고.

▶ 난 금을 갖고 있고 더 많은 금을 살 것인데, 은을 그보다 더 많이 살 것이다. 그건 은이 더 싸기 때문이다.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 대비 60%나 떨어져 있다. 금은 사상 최고치에 비해 10%가량 떨어져 있고. 그래서 은을 더 많이, 그러나 둘 다 더 살 것이다. 그리고 농업은 많이 침체돼 있는 업종인데 그래서 (부활 가능성을 보고 있는) 나는 더 많이 농업에 투자할 것이다. 그리고 위기란 위험과 기회를 다 갖고 있다는 말을 명심해라. 어떻든지 간에 그 둘은 함께 있는 것이다. -일본이나 인도 등 다른 아시아 투자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나.

▶ 나는 인도 시장엔 투자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내가 인도에 대해 비관적이란 건 아니다. 단지 투자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 시장에서처럼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투자의) 기회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에선 더 많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계속 돈을 찍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ETF를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보다 30%가량 떨어졌다.

◇북한 개방되면 많은 관광객 예상…DMZ서 'K-POP 콘서트' 매우 흥미로울 것 -북한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투자처란 인식을 갖고 있는가. 통일이 되면 한반도에 긍정적인 영향일 올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현재 북한은 너무 폐쇄적이라 그런 상황 전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 나는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북한에 투자할 수도 없고 투자하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투자)방법을 찾고 싶다. 북한에는 몸값이 낮으면서도 잘 교육된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남쪽에는 자본이 있고 제조업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개방이 된다면 동부와 서부 해안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교통, 운송 개발도 필요하다. 지금은 '한국에 꼭 관광을 가야지'라고 결심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 때가 되면 많아질 것이다. 비무장 지대(DMZ)에서 북한에서 온 소녀들, 남한에서 온 소년들이 함께 K-POP 콘서트를 열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이렇게 진행될 경우 향후 10~20년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다.

-암호화폐엔 투자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은 저서 '돈의 미래'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해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된다면 암호화폐는 사라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던데.

▶ 블록체인 기술 개발은 21세기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다. 이미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이란 대단하다. 그렇지만 암호화폐의 발전을 정부당국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불법화할 것이다. 정부는 (통화에 있어) 통제력을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독점을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돈을 벌고 즐기고 있다. 그렇지만 그건 (공식)통화가 아니다. 만약 정부에 위협이 된다면 정부는 그걸 불법으로 만들 것이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이 투자에서 성공하길 원한다면 당신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만 투자해야 한다. TV나 인터넷, 신문에서 나오는 말을 듣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굉장한 투자 조언(hot tip)을 원한다. 하지만 그건 당신을 망칠 수도 있다. 돈을 버는 방법은 아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 '이번 주' '몇달 후'에 부자가 되길 원하는 건 좋지 않다. 투자하고 그대로 머무르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많은 시간동안 그들이 투자한 것에 머물렀던 사람이다. 투자 기회를 스스로 찾고 참을성을 갖고 기다려라. 그것이 당신이 성공하는 방법이다.

s91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