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계좌 있으면 쉬운 '상장 리츠'
12개 종목 중 11개 플러스 상승 기록
예상 배당수익률 최고 7.5% 매력적
리츠보다 안정성 높은 '부동산 펀드'
매매 타이밍 고민할 필요없이 투자
달러약세 지속 땐 환차익 기대감도
아시아경제 | 최동현 | 입력2020.12.02 11:20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격언 중 하나다. 분산투자를 강조한 이 경구가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만큼은 상품의 특수성 탓에 잘 통하지 않았다. 반대로 강남의 '똘똘한 한 채'면 된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이 다양해지고 초저금리 장기화와 언택트 문화 확산 등으로 부동산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기조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도 더이상 '몰빵'이 아닌 지역 특수성과 건물 유형에 맞게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품들이 줄이어 나오고 있어서다.
갈수록 성장하는 리츠…오피스ㆍ물류 등 상품군도 다양해져
부동산 간접투자의 대표 상품은 리츠(REITs)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ㆍ지분(Equity)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설립 형태에 따라 주식형(회사형)과 신탁형으로 나뉜다. 회사형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은 뒤 이들에 정기적으로 배당을 하며 증권시장에 상장해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 신탁형은 수익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으는 형태로 상장과 환매가 불가능하다.
리츠를 운용하는 기업은 관련 법에 따라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며, 순수익의 7%를 부동산 임대료와 모기지론 이자, 매매 차익 등에서 확보하고,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에서 인가된 리츠수는 274개(상장리츠 제외)로 자산규모는 57조6000억원이다. 2015년 18조원이었던 자산이 5년 만에 3.2배 증가했다.
자산편입 구조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리츠 중 주택이 34조4000억원으로 전체 59.63%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오피스(23.46%)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리테일(12.53%)과 복합형(2.43%), 물류(1.31%) 등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물류와 배송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갈수록 늘고있다.
시세차익과 배당매력 돋보이는 상장리츠
리츠 중 일반투자자들도 주식계좌만 있으면 손쉽게 거래 가능한 상품이 상장리츠(공모리츠)다. 특히 상장리츠는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과 더불어 배당매력까지 갖춰 최근 인기가 높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12개 종목의 최근 3개월간 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케이탑리츠는 무려 42.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1.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뒤이어 에이리츠(22.5%), 이리츠코크렙(12.7%), 신한알파리츠(12.2%), 모두투어리츠(11.8%), 이지스레지던스리츠(10.5%), 이지스밸류리츠(6.93%) 등의 순으로 같은 기간 단 한종목을 제외한 모든 상장리츠가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장리츠는 배당매력도 높은 편이다. 국내 상장 리츠 12개 중 10개가 찬바람이 부는 11~12월에 배당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하고있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내년도 예상 배당수익률은 7.5%였다. 맥쿼리인프라(6.9%), 코람코에너지리츠(6.5%), 이리츠코크렙(6.4%) 등도 6%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대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은 2% 정도지만 국내 상장리츠는 5.6%로 훨씬 높다"라며 "코로나19 상황에도 계획대로 배당을 지급하면서 배당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됐다"고 전했다.
안정성은 부동산펀드>리츠
리츠와 더불어 부동산 간접투자를 대표하는 상품은 부동산펀드다. 부동산펀드는 금융 업체가 투자자 자금으로 국내ㆍ외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 대상은 수익형 부동산, 경ㆍ공매 물건, 부동산개발 기업 대출, 분양 등 다양하다. 2011년 말 약 16조5000억원이었던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108조원으로 약 6.5배 성장했다. 부동산펀드는 그동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중도 환매가 어려운 부동산 자산 특성상 사모중심의 투자가 이뤄졌으나, 최근엔 정부 규제 개선으로 공ㆍ사모의 전반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추세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투자방식과 목적은 다소 다르다. 공모리츠는 투자 대상을 바꿔가며 영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공모 부동산펀드는 특정 부동산 투자 후 투자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해지하는 것이 목표다. 또 부동산펀드는 공모리츠와 달리 투자 안정성이 높다. 공모리츠는 주식시장에서 수시로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의 변동성이 높지만 부동산펀드는 최초 가입 이후 운용사가 투자ㆍ관리를 전담하고 만기 시점에 투자자에게 최종 투자수익을 돌려주기 때문에 매매 타이밍에 대한 고민없이 투자를 할 수 있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지역에 따라 국내와 해외로 나뉜다. 해외 부동산펀드는 외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환율변동 위험으로 국내 부동산펀드 대비 위험도가 높다. 다만 최근처럼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환차익 기대감은 그만큼 높아진다.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3년 이상의 장기간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 가능 기간에도 유의해야 한다. 김지연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실물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환매가 불가능한 집합투자기구로 설정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라며 "다만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는 상품은 중도환매가 가능해 이 같은 조건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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