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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식 첨단돈사 세워 양돈산업 새 장 연다

ngo2002 2010. 8. 20. 14:12

네덜란드식 첨단돈사 세워 양돈산업 새 장 연다

축산 메카로 떠오르는 천안연암대학…최적난방·청정설비 갖춘 양돈실습장 10월 완공
어미돼지당 年 25마리 출하 `꿈의 생산성` 도전
실험용 무균토끼 사육 등 학교기업으로도 명성

"10월 말이면 바로 이곳에 네덜란드에서 직접 설계도면을 받아 완벽히 재현한 최고의 양돈 실습장이 들어섭니다. 한국 양돈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기자를 골프 카트에 태우고 천안연암대학 교정 곳곳을 안내하던 김광식 교수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네덜란드식 돈사 건축비 35억원은 전액 정부지원으로 충당합니다. 별도로 학교 재원 120억원을 투입해 한우, 젖소, 양계 실습시설도 완전히 개선할 계획이죠." 천안연암대학은 1974년 축산과 학생 60명을 모집해 시작한 연암축산고등기술학교를 모태로 지난 36년간 한국 축산업 인재를 묵묵히 양성해왔다. 학교를 세운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지금도 수시로 캠퍼스를 찾는 등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 천안연암대학을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축산 분야 전국 대표실습장으로 지정하면서 일종의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정부 지원에다 학교 측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맞물리면서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낸 셈이다. 김 교수는 "농업고, 농대 학생뿐 아니라 기존 축산 농민들도 현장실무를 습득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유럽으로 기술을 배우러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천안연암대학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농업고교 학생들이 실습장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축산 실습장 바로 인근에 오는 10월 말 네덜란드식 양돈 실습장이 들어서게 된다.
그렇다면 네덜란드식 돈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실습농장장인 심금섭 교수가 들려준 얘기는 꽤 흥미롭다. 양돈업의 경쟁력은 보통 모돈(어미돼지)당 연간 출하 마릿수로 평가한다. 이른바 'MSY(Marketted-pigs per Sow per Year)'라는 지표다. 네덜란드는 25.6마리로 세계 1위인 반면 한국은 아직도 15마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4년까지 MSY를 22마리로 높이겠다는 계획이고, 국내 양돈농가들은 자생적으로 'MSY 25마리 클럽'을 만들어 생산성 향상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네덜란드는 '꿈의 생산성'을 지닌 축산 선진국이다. 농업생산액의 약 44%를 축산이 차지하는 네덜란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출발점이 바로 완벽한 청정 축산설비다. 천안연암대학은 바로 이 같은 네덜란드식 돈사를 완벽히 재현한 실습장을 구축하는 국내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심 교수를 따라 마무리 공사 중인 돈사로 들어섰다. 3135㎡(950평) 규모로 들어설 돈사는 20개 방으로 구성된다. 한 방에 144마리, 총 2880마리를 올가을부터 이곳에서 사육한다. 네덜란드식 돈사의 가장 큰 특징은 완벽한 난방과 공기순환 시스템이다. 심 교수는 "어린 돼지를 키우는 '비육사(舍)'는 체열을 이용한 난방, 육성사는 자체 보일러로 난방이 이뤄져 돼지에게 가장 적당한 20~25도를 유지하게 된다"며 "또 외부 공기를 지하로 끌어들여 돼지 키높이에 맞춰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사육장 내에 강의실과 사무실을 설치할 정도로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 심 교수는 "3.3㎡당 건축비가 기존 돈사보다 100만원가량 비싸지만 10년 이상 시설 수명이 길어진다"며 "생산성 향상까지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 교육시설을 만들면 수많은 농업인들이 네덜란드나 덴마크 같은 나라에 수백만 원씩 들여 다녀오는 낭비 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천안연암대학의 새로운 행보는 매일경제가 '아그리젠토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주장해 온 농업 다변화, 첨단 농업화 주장과 맞닿아 있다. 이 대학은 '학교기업'을 육성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균토끼를 육성하는 학교기업이다. 다음달 무균토끼 사육시설이 추가 완공되면 현재 1만마리인 사육량이 최대 6만마리까지 늘어난다. 국내 실험용 토끼 수요량의 70%에 달한다. 김 교수는 "무균토끼 생산이 늘어나면 제약회사 등에 실험용으로 더 적합한 토끼를 공급할 수 있는 데다 수입 대체효과도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간 매출도 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연암대학은 2년제 학사과정 외에 3~4학년 심화교육과 합숙형 귀농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 설립된 귀농지원센터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공식 지정한 귀농교육기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17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수료생 중 65%가 실제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실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도 독특하다. 천안연암대학 학생들은 2년 동안 총 교육시간의 절반을 현장 실습으로 채우게 된다. 또 학교 용지 59만㎡ 중 33만㎡가 실습 농장이다. 이론보다 실무에 강한 농업 인재를 양성하고, 작지만 강한 농업대학을 만들겠다는 천안연암대학만의 철학이다. [천안 = 신헌철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10.08.19 17:02:1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