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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쓰임새의 말로 당승육(唐僧肉)이 있다. 『서유기(西遊記)』에 나오는 당승육은 당(唐)나라 스님(僧)의 고기(肉)를 말한다. 스님은 불법(佛法)을 구하러 인도에 가는 현장법사(玄奘法師)다. 이 당나라 스님의 고기를 먹으면 불로장생(不老長生)한다는 이유에서 온갖 잡귀가 모여든다. 이런 연유로 당승육은 누구나 먹으려고 몰려드는 ‘먹을거리’에 비유된다.
2년 후 열리는 여수 엑스포가 당승육·안과발모의 처지에 빠진 모양이다. 야간 조명 사업과 관련해 담당 국장과 시의회 의원 모두가 제각기 크고 작은 떡고물을 챙겼다. 전임 시장은 뒤가 구렸는지 아예 잠적해 버렸다. 이쯤 되면 지나는 기러기에서 털 몇 개 뽑는 안과발모가 아니다. 지나는 기러기를 통째로 잡아먹는 ‘안과흘안(雁過吃雁)’의 부패 정도다.
중국 서진(西晉)의 왕연(王衍)은 지극히 청렴해 돈이란 말 자체를 입에 담기 꺼렸다(口不言錢)고 한다. 하루는 아내가 그런 남편을 시험코자 그가 잠든 사이 침대 주변에 동전을 가득 쌓아 놓았다. 한데 잠에서 깬 왕연의 말이 걸작이다. “이것들을 치워라(擧却阿堵物).” 아도(阿堵)는 당시의 속어로 이것(這個)이란 뜻이다. 아도물은 따라서 ‘이 물건’이 된다. 왕연의 이 말이 있고 나서 아도물은 돈을 가리키는 또 다른 칭호가 됐다. 청렴을 귀하게 여긴 그의 정신이 돋보인다.
지난달 30일로 임기를 마친 민선 4기 기초단체장 중 무려 42%가 기소됐다고 한다.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3991명의 지방관 중 훗날 영어(囹圄)의 몸이 되지 않을 자 과연 얼마나 될까…. 참 무더운 여름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