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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은 여기서 ‘평범함’이다. 그러나 심과 상은 원래 길이를 나타내는 척도의 단위였다. 작은 면적, 짧은 거리를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 중국 고대의 길이 단위에서 심은 대략 1.2~1.6m, 상은 2.4~3.2m 정도다. 면적으로 따질 때 심상은 약 11~13㎡다.
이 점에서 심상은 그리 길지 않은 길이, 또는 별로 크지 않은 면적의 뜻을 얻게 된다. 이어 평범하면서도 일반적이라는 뜻을 담는다.
문(文)·무(武)의 관직에 오르는 사람을 양반(兩班)이라 하고, 그러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상민(常民)이라고 해서 반상(班常)의 구별을 엄격히 시행했던 조선시대의 계급 차별 용어는 이래서 생겨났다. 심상의 상이라는 글자는 이후 늘 변하지 않는 것, 사물의 기반이 되는 중심의 뜻으로도 진화한다. 정상적이면서 변치 않는 기준이라는 뜻의 ‘상도(常道)’, 통상적인 법칙을 뜻하는 상궤(常軌)라는 말이 예서 나왔다.
심상의 반대어는 ‘수상(殊常)’이다. 정상적인 것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사람과 사물, 또는 현상이 일반적인 수준을 떠난 상태다. 고국산천과 헤어지는 장면을 읊은 김상헌(1570~1652)의 시조 속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라는 구절이 좋은 예다. ‘수상한 사람은 간첩’이라며 고발정신을 강요했던 1960~70년대의 반공 포스터에도 자주 등장한다.
‘심상치 않은’ 판결이 법원에서 잇따라 나왔다. 일반적이면서 보편적인 생각·정서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어느 판결문은 논리가 퍽 기이하고 별나기까지 하다. 보편과 타당은 법원의 생명이다. 그를 놓쳐 “법원이 수상하다”는 소리가 나오면 곤란하다.
유광종 중국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