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유한국당이 개혁을 준비 중이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당을 살리기 위해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를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를 임명했다. 칼자루를 쥔 조강특위 권한은 막강하다. 전국 253개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임명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김병준 위원장과 전원책 위원이 한국당의 개혁을 완성할 수 있을지 관상으로 예측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머리가 너무 좋아도 약점될 수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권력욕이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얼핏 보면 점잖은 인물이며, 합리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 먼저 보인다. 가까운 지인, 친한 사람도 알아채기 힘든 유형의 관상이다. 권력욕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은 표내지 않고 학자로서 기품도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지만, 합리적 사고를 지닌 성품이 전업 정치의 길을 그동안 방해했다. 이 합리성이 타고난 본능과 욕구를 막는 브레이크가 돼 멈칫거렸다.
비대위원장 직책을 맡은 것은 김 위원장 본인에게 반가운 일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철학을 녹여서 심을 수 있는 기회다. 한국당의 혁신이 요란하게 소리만 내다 끝날 것인지 국민에게 인정받는 정당으로 뿌리내릴지 책임이 막중하다. 뚜렷한 성과 없이 일보 전진 수준에서 개혁이 머문다면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한을 주고 영입한 의미도 없어진다. 공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향후 정치적 입지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국당을 혁신해 재건에 성공한다면 김 위원장은 보수의 영웅이 될 것이다. 바로 대권 주자로 올라선다.
그러나 혁신의 길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배포가 큰 사람이 아니다. 현직의원들을 상대로 무리수를 두기 어려울 것 같다. 인적 쇄신 없는 혁신은 성공한 적이 없다. 또한 김 위원장은 단순하지 않다. 멀티플레이 능력을 지닌 관상이다. 생각도 많아 항상 고심하며 말하고 행동한다. 거기에 두뇌까지도 명석하다. 학자로서는 큰 장점이다. 그러나 머리 좋은 것이 때로는 약점이 된다. 혁신하는 것도 사람이고, 방해하는 것도 사람이다. 대통령이 장관을 교체하지 않고 그 부처를 변화시킬 수 없다. 쓰리고 아프지만 제일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다. 김 위원장도 알고 있을 것이나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은 작다.
전원책 변호사, 입술 점은 구설이 따르는 관상
전원책 변호사가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이 됐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인적 쇄신 등의 권한을 부여받았다. 전 위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능력자다. 보수 논객으로서 보수의 구심점 역할도 했다.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한 세월이 얼굴에 묻어난다. 전 위원은 정치에 관심은 컸으나 몸담지는 않았다. 권력을 얻기 위해 애쓰는 인물도 아니다. 굳이 정치에 가담한다면 선출직보다 임명직이 어울린다.
김 위원장과 전 위원은 서로 비슷한 관상과 스타일을 지녔다. 둘 다 퇴로를 만들어 놓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적진 깊숙이 공격해 들어가지 못하는 관상이다. 이런 관상은 조심성이 많아 공격보다 관리에 익숙하다. 혁신의 아이콘으로는 약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하지 않고 좀 더 공격적인 전 위원에게 칼을 건넸다. 상태가 심각한 한국당 어디를 절단하고, 어떻게 살릴 것인지 본인의 칼에 달렸다. 강태공이 돼 한국당을 구할 것인지, 칼춤이나 추다 죄인들 목만 몇 개 따고 망나니로 끝날 것인지 오로지 본인의 능력이다.
전원책의 이름 원책(元策)을 풀이하면 '으뜸 원', '꾀 책'. '꾀를 내는데 최고'라는 뜻이다. 그동안 전 위원이 책사 역할은 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있었다. 드디어 기획하고 전략을 짤 막강한 책사 위원이 됐다. 이름대로 됐다. 전 위원은 좋은 관상을 지녔으나 단점도 있다. 입술에 점이 있으면 구설이 따른다. 권한이 커지면 여기저기서 더욱 욕한다. 점을 빼고 칼을 휘두르는 게 현명하다. 관골이 튀어나오면 고집이 세다. 자기 주관대로 나서서 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상황에 따라 한 발 뒤로 물러나고, 때로는 나서고 하는 관상이다.
전 위원은 뿌리가 약하다. 식물도 뿌리가 부실하면 쉽게 뽑혀버린다. 자신의 단점을 정확히 알아야 위험을 피한다. 당에 합류한지 얼마 안 돼 이말 저말 마음대로 피력하지만, 마지막까지 위엄 있는 말로 남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날카로운 칼을 쥐고 있는 자일수록 어설프게 놀리다 아차 실수하면 자기 손부터 베인다. 그 순간에 사냥이고 뭐고 다 끝이다.
공멸을 벗어나려면 야생호랑이 관상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처럼 모든 걸 걸고 개혁을 해야 한다. 그 덕에 다 죽었던 민주당이 총선에서 제1당이 돼 다시 살아났다. 집권당이 될 수 있는 마중물이 됐다. 김 위원장과 전 위원의 관상을 보면 일부 인적 쇄신, 일부 인재영입, 시스템 보완 등으로 귀결될 수 있다. 큰 걸 걸어야 월척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