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은 페이스북에 박주민을 질타하는 내용을 남겼다. 자신이 예전에 조사받을 때 박 변호사가 '도중에 자리이탈', '무죄 아닌 벌금형' 받고, 증인을 세우지 못해 '능력 없다'는 내용이다. 필자는 박주민과 일면식도 없지만 그건 오해라고 본다. 김부선보다 더 위급한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 그 시기의 사법부도 헤아려 봐야 한다. 또한 박주민은 정공법으로, 법대로 변호를 한다. 여러 수단을 동원하는 변호사보다 능력은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꾀 안 부리고 묵묵히 의뢰인을 위해 뛰는 관상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오랑우탄은 온순한 동물이다. 사람도 조용하고 차분하며 요란한 행위는 삼간다. 오랑우탄 관상은 음주·가무에 소질이 없다. 박주민도 잡기를 모르지만 혼자서도 잘 놀고 심심하지 않다. 책보고 일하고 뭐라도 하며 혼자서 꼼지락거린다. 박주민 별명이 '거지갑'이다. 아마도 민원처리에 몰두해 자신을 신경 못쓰다 보니 항상 거지 같은 몰골로 다녀 생긴 별명이 아닌가 한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돼 좀 빛나게 다니지만 언제라도 '거지갑' 될 사람이다. 박주민의 단점은 원칙주의자, 융통성 부족이다. 특히 답답함은 큰 대사를 망치기도 한다.
다른 의도가 있다면 모를까, 머리 잘 돌아가는 변호사는 돈 안 되는 김부선 사건을 맡을 일 없다. 한 사람의 작은 일부분을 전체로 오인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선의를 지니고 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부를 크게 나무란다면 그 누구도 무서워 김부선 곁으로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결국 형제자매까지도 모두 떠날 것이다.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꼴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면 된다? 멋지고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을 지키지도 못하는 힘없는 뿔은 지녀봐야 십 리도 못 가 자멸한다.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는 안목(眼目)이 있어야 원하는 걸 얻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혜로운 자가 용감하면 돈도 벌고 큰 성공을 거둔다. 그렇지 못한 자가 용감하면 뜻은 이루지도 못하고 자기 명(命)만 재촉한다. 서서히 운과 복이 떠난다. 결국 이상하게도 나만 갈수록 비참한 인생이 되는 것을 목격한다. 만약 친구랑 하굣길에 고구마 하나씩 캐 먹었다면 나만 걸린다. 한 개의 고구마 때문에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전과자 될 환장할 일이 발생한다. 본인은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안 보이는 세계까지 고려해 분석해보면 자연스러운 인과(因果)의 흐름일 뿐인 경우가 흔하다.
자연의 세계는 인정이 없다. 복이 다하면 바로 데려간다. 복 많고 운 좋은 놈은 사기를 쳐도 안 걸리고 잘 먹고 잘산다. 억울하다고 천장까지 펄쩍펄쩍 뛰어도 바뀌는 건 없다. 자연계가 그렇다.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지켜야 하고,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면 지탄받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공정할 것 같은 준엄한 법이 억울함을 다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태풍은 음양의 극한 충돌에서 만들어진다. 개인적인 남녀의 시비(是非)가 점차 부풀려지더니 태풍이 되고 있다. 야당은 미소를 짓고, 여당은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태풍 앞에서 선악(善惡)은 존재하지 않는다. 태풍은 광풍으로 수시로 돌변한다. 광풍은 미친바람이다. 사람도 미치면 부모·자식도 못 알아본다. 괴성을 지르며 아무거나 부수고 집어삼킨다. 태풍의 눈 속으로 김부선과 이재명이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살쾡이 관상을 지닌 이재명 지사가 아무리 전투력 강하고 싸움에 능해도,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들며 독의 내성까지 지닌 몽구스 관상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대로 진행되면 둘 다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