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지티브 혁명` 공동저자 제인 더턴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명예교수 인터뷰

긍정적인 리더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일반적으로 행복하고 낙관적인 성격을 지닌 리더가 떠오른다.
2002년 설립된 긍정조직학 연구소인 미시간대학교 로스경영대 산하 긍정조직센터(Center for Positive Organizations)의 크리스 화이트 소장은 지난해 `긍정적인 리더십이 아닌 것(What Positive Leadership is Not)`이란 기고문에서 "긍정적인 리더에 대한 세 가지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오해는 긍정적인 리더가 낙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화이트 소장에 따르면 긍정적인 리더는 사실 더 객관적이고 더 정확한 관점에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두 번째로는 긍정적인 리더가 사람들의 좋지 않은 성과나 행동을 이해한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리더는 수준 이하의 성과를 낸 사람들을 봐주는 `프리 패스`를 주는 사람이 아니다. 긍정적인 리더에 대한 세 번째 오해는 그가 항상 행복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리더 역시 행복,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낙관적인 세계관, 미흡한 성과에 대한 이해, 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가진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가 아니면 과연 긍정적인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긍정조직센터 공동 창립자이자 긍정적 조직과 리더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제인 더턴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명예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들었다. 더턴 교수를 포함해 학자 17명이 함께 쓴 저서 `포지티브 혁명(How to Be a Positive Leader: Small Actions, Big Impact)`은 지난 3월 국내에 발간돼 긍정적 리더의 중요성과 그가 회사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리고 있다.
더턴 교수는 "직위와 관계없이 직장에서 개인 혹은 팀이 최고의 능력(optimal functioning)을 보일 수 있도록 행동하는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에는 "자기 이득보다 타인 이득에 더 관심 있어 하는 인간의 본성"이 포함됐다고 했다. 다음은 더턴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긍정적 리더란 어떤 인물인가.
▷직위와 관계없이 직장에서 개인 혹은 팀이 최고의 능력(optimal functioning)을 보일 수 있도록 행동하는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다.
―회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리더가 있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는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데에는 최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마음 깊은 곳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구(need)가 있다. 이는 뇌과학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개인의 이득보다 타인의 이득에 더 관심이 있다. 긍정적 리더는 타인을 위해 행동한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마음은 인간의 본성과 연결된다.

둘째, 긍정적인 리더가 된다는 것은 개인과 팀이 갖고 있는 최상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리더는 그렇지 않은 리더보다 직원과 팀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발전시키는 데 효율적으로 일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셋째,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금전적 지원과 물리적 자원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긍정적인 리더는 이런 외부 지원이 없이도 조직원에게서 탁월한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는 다섯 가지 방법으로 △일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 키워라 △영감을 주는 비전을 창조하라 △양질의 관계를 발전시켜라 △새로운 길을 찾아 선제적으로 행동하라 △미덕의 행동을 우선순위로 삼아라를 제시했다. 이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실천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방법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리더의 면모를 가장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타인과 양질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에 관계를 형성하는 이유 중 중요한 부분은 건강과 행복이다. 이렇게 양질의 관계를 갖게 되면 (건강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커져서) 사람들의 가장 좋은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양질의 관계는 직원들 간 협동심, 협업 등을 위한 기본 요소가 된다. 양질의 관계는 회사 경쟁력의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

―`양질의 관계(high-quality connection)`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A와 B가 교류한다고 하자. 이 교류를 통해 한 사람만이 아닌 두 명 모두 심리적·신체적(physiologically)으로 더 강화되는 관계가 바로 양질의 관계다. 교류를 하는 시간 자체는 짧을 수 있으나 해당 교류를 통해 두 사람 다 활력을 얻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리더가 양질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사람과 사람 간 도움이 더 활성화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라. 미국 디자인 컨설팅회사 IDEO는 직원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자유시간을 마련하고,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상(rewards)을 준다.
둘째, 지금보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더 있는 교류가 오가도록 만들어라. 스타벅스는 고객과 직원 간 교류가 서로에 대한 존중이 담기도록 공개적으로 노력한다.
셋째, 상호 간 더 큰 신뢰가 생기도록 하라.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본사를 둔 식품점 `징거맨스(Zingerman`s)`는 모든 직원이 회사 재정을 볼 수 있는 `오픈 북 매니지먼트(open book management)`를 실행한다. 이런 정책으로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더 생기고, 양질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는 리더가 조직 내 양질의 관계 형성을 위한 기반을 잡아 준다. 놀 때에 긍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고 열린 자세가 돼 새롭고 생산적인 방식의 상호작용을 하게 만든다.
―글로벌 리더 중 긍정적인 리더가 있다면.
▷제프 와이너 링크트인 최고경영자(CEO)가 좋은 예다. 와이너 CEO가 긍정적인 리더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단적인 요소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공감(compassion)한다는 점이다. 그는 공감하는 데 몰두할 의사가 있다. 와이너 CEO의 이런 마음가짐이 링크트인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다.
와이너 CEO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가장 활발하게 말해 온 리더다. 지난 5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와튼스쿨) 졸업식 축사에서 "공감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해당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은 22세에 다른 사람과 공감하지 못했다"고 회상하며 과거 자신에게 조언을 한다면 "공감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와이너 CEO가 실제로 직원과 양질의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나.
▷와이너 CEO는 매일 각 직원의 개성과 가치에 관심을 둔다. 그가 직원의 개성을 반응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린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링크트인 사무실 직원 마리아 월턴(Mariah Walton)의 링크트인 포스트가 화제가 됐다. 이탈리아 베니스로 휴가를 갈 예정이었던 그녀는 휴가 중 와이너 CEO가 더블린 사무실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CEO를 직접 만날 기회를 안타깝게 놓치게 된 월턴은 베니스로 떠나기 전 와이너 CEO 앞으로 쪽지를 하나 적어서 본인 컴퓨터에 붙였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휴가 때문에 CEO를 만나고 함께 `셀카`를 찍을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쪽지였다. 쪽지와 함께 월턴은 자신의 셀카사진을 남겼다.
더블린 사무실을 방문해 월턴의 쪽지를 본 와이너 CEO는 (월턴의 안타까움에 공감하고) 그녀의 자리에서 그녀의 사진이 배경에 잘 나오도록 셀카를 찍었다. 그 사진을 월턴의 자리에 남기고 갔다. 비록 월턴이 직접 와이너 CEO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그녀의 소원인 함께 셀카 찍기를 사진으로 대신 이뤄 준 것이다.

휴가를 다녀온 월턴은 와이너 CEO가 남긴 사진을 본인 링크트인 페이지에 올렸다. 와이너 CEO는 이 포스트에 "더블린에서 만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맡은 일을 계속해서 잘 해 달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와이너 CEO의 행동은 개인과 관계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와이너 CEO처럼 회사의 리더가 긍정적이면 직원들 역시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을까.
▷모든 조직원은 리더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리더가 긍정적인 면모를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직원들 역시 이런 리더의 행동에 맞춰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직원과 리더 사이에 심리적·물리적인 거리가 있다면 직원들이 리더의 긍정적인 행동에 영향을 받을 확률은 낮아진다.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로 바뀌었다고 하자. 이 사람이 `긍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성장하고 싶어하는 직원의 욕구와 그에 대한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리더가 깨달았다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원이) 실제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practice)을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한 가지로 신입 직원들이 신속하고 유의미하게 기존 직원들과 양질의 관계를 맺도록 조직에 적응하는 방법과 과정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혹은 채용 과정에서부터 존중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할 수 있게 채용 기준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이런 채용 기준을 만들면 양질의 관계를 맺는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이러한 관계를 더 잘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을 뽑을 수 있다.
―일부 직원들은 긍정적인 리더보다 역량 있는 리더들을 선호할 텐데.
▷긍정적인 리더란 해당 리더가 역량 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우선 직원 혹은 팀에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리더의 역량이 있다. 긍정적인 리더는 직원들을 건강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게 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리더는 단순히 경쟁력을 갖춘 성과만을 만들지 않는다.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리더는 역량이 있으면서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회사 경영이 실패한다면 긍정적인 리더가 없어서라고 간주해도 될까.
▷과도한 판단이다. 회사가 실패하는 이유는 리더십 외에도 많다. 내가 어떠한 회사에 투자한다면 긍정적인 리더의 존재가 해당 조직 기초자산 중 중요한 요소라고 여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긍정적인 리더가 되려고 하는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리더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훌륭한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 사실을 믿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일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고, 사람들 간에 긍정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실행한다면 가능하다.
▶▶ 제인 더턴 명예교수는…
미국 콜비칼리지에서 사회학 학부 과정을 마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조직행동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긍정조직학의 대표 경영학자로 꼽힌다.
전문 분야는 직장 내 조직원 간 관계와 조직 내 공감으로 직장에서 구성원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업무 성과가 향상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다. 2002년 킴 캐머런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교수, 밥 퀸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명예교수와 함께 긍정조직센터를 설립했다. 논문을 100편 이상 저술했고, 저서 13권을 출간했다. 1989년부터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경영학과·심리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난해 퇴임했다.
[윤선영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2년 설립된 긍정조직학 연구소인 미시간대학교 로스경영대 산하 긍정조직센터(Center for Positive Organizations)의 크리스 화이트 소장은 지난해 `긍정적인 리더십이 아닌 것(What Positive Leadership is Not)`이란 기고문에서 "긍정적인 리더에 대한 세 가지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오해는 긍정적인 리더가 낙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화이트 소장에 따르면 긍정적인 리더는 사실 더 객관적이고 더 정확한 관점에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긍정조직센터 공동 창립자이자 긍정적 조직과 리더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제인 더턴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명예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들었다. 더턴 교수를 포함해 학자 17명이 함께 쓴 저서 `포지티브 혁명(How to Be a Positive Leader: Small Actions, Big Impact)`은 지난 3월 국내에 발간돼 긍정적 리더의 중요성과 그가 회사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리고 있다.
더턴 교수는 "직위와 관계없이 직장에서 개인 혹은 팀이 최고의 능력(optimal functioning)을 보일 수 있도록 행동하는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에는 "자기 이득보다 타인 이득에 더 관심 있어 하는 인간의 본성"이 포함됐다고 했다. 다음은 더턴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긍정적 리더란 어떤 인물인가.
▷직위와 관계없이 직장에서 개인 혹은 팀이 최고의 능력(optimal functioning)을 보일 수 있도록 행동하는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다.
―회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리더가 있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는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데에는 최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마음 깊은 곳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구(need)가 있다. 이는 뇌과학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개인의 이득보다 타인의 이득에 더 관심이 있다. 긍정적 리더는 타인을 위해 행동한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마음은 인간의 본성과 연결된다.

셋째,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금전적 지원과 물리적 자원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긍정적인 리더는 이런 외부 지원이 없이도 조직원에게서 탁월한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긍정적인 리더가 되는 다섯 가지 방법으로 △일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 키워라 △영감을 주는 비전을 창조하라 △양질의 관계를 발전시켜라 △새로운 길을 찾아 선제적으로 행동하라 △미덕의 행동을 우선순위로 삼아라를 제시했다. 이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실천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방법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리더의 면모를 가장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타인과 양질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에 관계를 형성하는 이유 중 중요한 부분은 건강과 행복이다. 이렇게 양질의 관계를 갖게 되면 (건강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커져서) 사람들의 가장 좋은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양질의 관계는 직원들 간 협동심, 협업 등을 위한 기본 요소가 된다. 양질의 관계는 회사 경쟁력의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와 B가 교류한다고 하자. 이 교류를 통해 한 사람만이 아닌 두 명 모두 심리적·신체적(physiologically)으로 더 강화되는 관계가 바로 양질의 관계다. 교류를 하는 시간 자체는 짧을 수 있으나 해당 교류를 통해 두 사람 다 활력을 얻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리더가 양질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사람과 사람 간 도움이 더 활성화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라. 미국 디자인 컨설팅회사 IDEO는 직원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자유시간을 마련하고,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상(rewards)을 준다.
둘째, 지금보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더 있는 교류가 오가도록 만들어라. 스타벅스는 고객과 직원 간 교류가 서로에 대한 존중이 담기도록 공개적으로 노력한다.
셋째, 상호 간 더 큰 신뢰가 생기도록 하라.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본사를 둔 식품점 `징거맨스(Zingerman`s)`는 모든 직원이 회사 재정을 볼 수 있는 `오픈 북 매니지먼트(open book management)`를 실행한다. 이런 정책으로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더 생기고, 양질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는 리더가 조직 내 양질의 관계 형성을 위한 기반을 잡아 준다. 놀 때에 긍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고 열린 자세가 돼 새롭고 생산적인 방식의 상호작용을 하게 만든다.
―글로벌 리더 중 긍정적인 리더가 있다면.
▷제프 와이너 링크트인 최고경영자(CEO)가 좋은 예다. 와이너 CEO가 긍정적인 리더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단적인 요소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공감(compassion)한다는 점이다. 그는 공감하는 데 몰두할 의사가 있다. 와이너 CEO의 이런 마음가짐이 링크트인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다.
와이너 CEO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가장 활발하게 말해 온 리더다. 지난 5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와튼스쿨) 졸업식 축사에서 "공감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해당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은 22세에 다른 사람과 공감하지 못했다"고 회상하며 과거 자신에게 조언을 한다면 "공감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와이너 CEO가 실제로 직원과 양질의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나.
▷와이너 CEO는 매일 각 직원의 개성과 가치에 관심을 둔다. 그가 직원의 개성을 반응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린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링크트인 사무실 직원 마리아 월턴(Mariah Walton)의 링크트인 포스트가 화제가 됐다. 이탈리아 베니스로 휴가를 갈 예정이었던 그녀는 휴가 중 와이너 CEO가 더블린 사무실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CEO를 직접 만날 기회를 안타깝게 놓치게 된 월턴은 베니스로 떠나기 전 와이너 CEO 앞으로 쪽지를 하나 적어서 본인 컴퓨터에 붙였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휴가 때문에 CEO를 만나고 함께 `셀카`를 찍을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쪽지였다. 쪽지와 함께 월턴은 자신의 셀카사진을 남겼다.
더블린 사무실을 방문해 월턴의 쪽지를 본 와이너 CEO는 (월턴의 안타까움에 공감하고) 그녀의 자리에서 그녀의 사진이 배경에 잘 나오도록 셀카를 찍었다. 그 사진을 월턴의 자리에 남기고 갔다. 비록 월턴이 직접 와이너 CEO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그녀의 소원인 함께 셀카 찍기를 사진으로 대신 이뤄 준 것이다.

―와이너 CEO처럼 회사의 리더가 긍정적이면 직원들 역시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을까.
▷모든 조직원은 리더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리더가 긍정적인 면모를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직원들 역시 이런 리더의 행동에 맞춰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직원과 리더 사이에 심리적·물리적인 거리가 있다면 직원들이 리더의 긍정적인 행동에 영향을 받을 확률은 낮아진다.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로 바뀌었다고 하자. 이 사람이 `긍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성장하고 싶어하는 직원의 욕구와 그에 대한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리더가 깨달았다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원이) 실제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practice)을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한 가지로 신입 직원들이 신속하고 유의미하게 기존 직원들과 양질의 관계를 맺도록 조직에 적응하는 방법과 과정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혹은 채용 과정에서부터 존중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할 수 있게 채용 기준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이런 채용 기준을 만들면 양질의 관계를 맺는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이러한 관계를 더 잘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을 뽑을 수 있다.
―일부 직원들은 긍정적인 리더보다 역량 있는 리더들을 선호할 텐데.
▷긍정적인 리더란 해당 리더가 역량 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우선 직원 혹은 팀에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리더의 역량이 있다. 긍정적인 리더는 직원들을 건강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게 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리더는 단순히 경쟁력을 갖춘 성과만을 만들지 않는다.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리더는 역량이 있으면서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회사 경영이 실패한다면 긍정적인 리더가 없어서라고 간주해도 될까.
▷과도한 판단이다. 회사가 실패하는 이유는 리더십 외에도 많다. 내가 어떠한 회사에 투자한다면 긍정적인 리더의 존재가 해당 조직 기초자산 중 중요한 요소라고 여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긍정적인 리더가 되려고 하는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리더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훌륭한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 사실을 믿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일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고, 사람들 간에 긍정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실행한다면 가능하다.
▶▶ 제인 더턴 명예교수는…
미국 콜비칼리지에서 사회학 학부 과정을 마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조직행동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긍정조직학의 대표 경영학자로 꼽힌다.
[윤선영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