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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전성시대]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3년來 최대

ngo2002 2018. 4. 11. 08:20

아시아경제 | 최동현 | 입력 2018.04.11 08:00 | 수정 2018.04.11 08:00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최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에 밀려 종말론까지 나왔던 전세의 제2 전성시대다.

1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2994건(신고일 기준)으로 3월 기준 2015년(1만3590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별 기준으론 지난해 2월(1만4087건) 이후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노원구(1101건), 송파구(1075건), 강남구(1062건) 등의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전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전세는 매매의 선행지표로 이해되는데 매매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위험회피 차원에서 전세 수요는 늘어난다. 실제로 전세 수요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최근 8주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서초구, 양천구 등 일부 자치구에선 수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도입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과 이달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내달 일부 아파트 단지에 부과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등으로 강남권 일부 아파트는 최근 1~2주 사이 수억원이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데도 전셋값이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최근 7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지난 1월8일 100.20이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2일 기준 100까지 하락했다. 지난 1월 4억39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4억3800만원으로 내렸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전세시장이 과잉 공급에 따른 '매수자 우위'라는 점에 기인한다. 올해 4∼6월 수도권에 입주하는 아파트는 5만가구가 넘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0%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집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상황에서 기존에 있던 아파트 매물마저 쏟아져나오고 있어 전셋값이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전셋값이 하락하자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도 내림세를 유지중이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9.3%로 2015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70%대를 밑돌았다. 지난달 전세가율은 68.7%로 이보다 더 떨어졌다. 특히 주요 갭투자 지역으로 손꼽히던 성북구의 전세가율마저 지난달 2년 7개월 만에 80%대 벽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 4월호에 게재된 부동산시장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의 52%가 앞으로 1년 뒤 전세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에서 하락 폭이 2.5% 미만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42%, 2.5% 이상 큰 폭의 하락을 전망한 전문가는 10%나 차지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의 과잉 공급과 더불어 정부의 대출규제, 과세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현재 전세시장의 투자심리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보유세 등이 본격화 될 경우 추가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