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전성시대]규제·피로감.. 전세는 거래 늘고 가격 빠지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전세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새 학기 수요가 빠지면서 (물건이)조금씩 쌓이고 있다. 찾는 사람들은 아직도 추가 조정을 기다리는 눈치다."(노원구 중계동 A공인)
정부의 매매시장 규제에 전세 우위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3년만에 최대치를 찍으면서 매매 수요 실종은 현실화가 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늘어나는 전세 수요에도 전셋값마저 빠지고 있는 대목이다. 매수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탓으로 당분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내에서 전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노원구다. 2월 975건에서 3월 1101건으로 126건 늘어 지난해 같은기간 1223건에서 1042건으로 줄었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거래는 늘지만 전셋값도 일부 빠지고 있다. 중계동 건영2차의 경우 지난 2월 전용 84㎡가 최고 3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들어 2000만원 빠진 3억20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대형 평형이 속한 대림벽산도 분위기도 비슷하다. 114㎡가 2월 5억4000만~5억7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3월들어 10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로 거래가 이뤄졌다. 연말까지 이어지던 매매 문의는 3월들어 모두 끊어진 상태로 전세 문의만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3대 학군 중 하나인 목동도 마찬가지다. 목동신시가지6단지 47㎡는 2월 3억1500만원에도 계약이 이뤄졌지만 3월 들어 3억원대 물건은 모두 사라졌다. 일부 저층에서는 2억6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며 눈에 띄는 하락폭을 보였다.
목동 일대에서 매매 수요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혔던 7단지도 매매 거래량은 2월 6건에서 3월 2건으로 줄어든 반면 전세 수요는 꾸준하다. 더욱이 66㎡ 전셋값은 2월 5억5000만원까지 찍었지만 3월 들어 5억원 넘게 거래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재건축안전진단 강화에 따라 매매가 자취를 감추며 수요층이 전세로 옮겼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강세 속에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계속된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매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떨어진데다 매매 시점을 기다리고 있던 수요자들도 몇 개월간 지속된 집값 상승에 피로감이 극에 달한 영향이 가장 크다.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와 같이 집을 가진 사람들에게 불리한 규제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이달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하루 평균 162건으로 450건에 달했던 지난달에 비해 30% 수준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수도권 내 새 아파트 입주량까지 크게 늘어날 예정으로 자칫 전세 물량이 쌓여 전셋값 추가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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