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빌딩 코리아 / 국가절벽 돌파구 찾아라…특별인터뷰 ◆
■ 대담 = 손현덕 논설실장
■ 대담 = 손현덕 논설실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고용절벽 해결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게 가능하려면 서비스산업의 지평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넓어져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영어와 컴퓨터 코딩으로 무장한 숙련노동 인프라스트럭처와 규제 철폐가 전제돼야만 한다.
―고용창출이 시대적 고민이다.
▷제조업은 자동화가 메가 트렌드다. 사람을 쓰지 않는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고용문제 솔루션은 물류 관광 의료 교육 회계 금융 등 서비스산업에서 나와야 한다. 이것을 국가 어젠더로 가져가야 한다. 단, 먼저 이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과연 내수서비스 시장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우리가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이들 산업은 공장을 짓는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서비스산업 글로벌화를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첫째는 규제, 둘째는 숙련노동 부족이다. 두 번째 문제부터 얘기해 보자. 지금 당장 모든 규제가 없어진다 했을 때 외국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실력이 되는가. 숙련노동이 없기 때문에 안 된다. 우리나라에 글로벌 병원이 왜 안 생기나. 영어를 할 수 있는 의사나 간호사가 드물어서다. 글로벌 병원을 하려면 심지어 청소 아줌마도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나 홍콩은 그게 된다.
―숙련노동은 어떻게 육성하나.
▷기본적으로 영어, 중국어, 컴퓨터 코딩 등 세 가지에 능수능란한 사회적 인재풀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이런저런 응용이 가지를 쳐 나간다. 이게 갖춰지면 서비스경제로 넘어갈 기초가 마련되는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규제는 왜 서비스산업에 독이 되는 건가.
▷싱가포르에서는 자산운용업을 차리면 정부에서 시드머니를 준다. 우리는 라이선스를 받으려면 수천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에는 왜 왔느냐' '주인은 누구인가'를 캐묻는다. 아무리 인력이 유능하고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있고 세계 3대 기금인 국민연금이 있어도 이렇게 폐쇄적인 사회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스위스는 3000m 몽블랑에 케이블카를 놓는데 우리는 200m 야산에도 못하게 한다.
―왜 규제 혁파에 실패하는가.
▷관료 시스템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규제는 밥그릇이다. 규제개혁 보고서를 쓰면서도 요소마다 결국 개혁이 안 되게 만드는 장치를 하나씩 박아 놓는다. 우주선을 거창하게 설계해봐야 부품 한두 개 빼면 못 나는 것처럼 이런 장치들이 개혁을 침몰시킨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창업 금융 지원이 중요할 것 같은데.
▷초기 벤처에 돈이 흘러들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관리 감독하는 방식은 안 된다.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는 자금에 면세 혜택을 주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KOTC)은 시세 차익에 대해 20%가 넘는 세금을 매긴다. 상장시장에서는 양도차익을 면제하면서 오히려 고위험시장에서 세금을 걷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 활성화가 안 된다.
■ He is…
△1952년생 △서울대 무역학과 학사·런던대 정경대학원 석사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 △제3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정리 = 노원명 논설위원 / 박용범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용창출이 시대적 고민이다.
▷제조업은 자동화가 메가 트렌드다. 사람을 쓰지 않는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고용문제 솔루션은 물류 관광 의료 교육 회계 금융 등 서비스산업에서 나와야 한다. 이것을 국가 어젠더로 가져가야 한다. 단, 먼저 이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과연 내수서비스 시장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우리가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이들 산업은 공장을 짓는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서비스산업 글로벌화를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첫째는 규제, 둘째는 숙련노동 부족이다. 두 번째 문제부터 얘기해 보자. 지금 당장 모든 규제가 없어진다 했을 때 외국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실력이 되는가. 숙련노동이 없기 때문에 안 된다. 우리나라에 글로벌 병원이 왜 안 생기나. 영어를 할 수 있는 의사나 간호사가 드물어서다. 글로벌 병원을 하려면 심지어 청소 아줌마도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나 홍콩은 그게 된다.
―숙련노동은 어떻게 육성하나.
▷기본적으로 영어, 중국어, 컴퓨터 코딩 등 세 가지에 능수능란한 사회적 인재풀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이런저런 응용이 가지를 쳐 나간다. 이게 갖춰지면 서비스경제로 넘어갈 기초가 마련되는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규제는 왜 서비스산업에 독이 되는 건가.
▷싱가포르에서는 자산운용업을 차리면 정부에서 시드머니를 준다. 우리는 라이선스를 받으려면 수천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에는 왜 왔느냐' '주인은 누구인가'를 캐묻는다. 아무리 인력이 유능하고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있고 세계 3대 기금인 국민연금이 있어도 이렇게 폐쇄적인 사회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스위스는 3000m 몽블랑에 케이블카를 놓는데 우리는 200m 야산에도 못하게 한다.
―왜 규제 혁파에 실패하는가.
▷관료 시스템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규제는 밥그릇이다. 규제개혁 보고서를 쓰면서도 요소마다 결국 개혁이 안 되게 만드는 장치를 하나씩 박아 놓는다. 우주선을 거창하게 설계해봐야 부품 한두 개 빼면 못 나는 것처럼 이런 장치들이 개혁을 침몰시킨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창업 금융 지원이 중요할 것 같은데.
▷초기 벤처에 돈이 흘러들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관리 감독하는 방식은 안 된다.
■ He is…
△1952년생 △서울대 무역학과 학사·런던대 정경대학원 석사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 △제3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정리 = 노원명 논설위원 / 박용범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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