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효과(Medici effect)와 인문학 열풍 - 2 | |
전상희 대표이사 | 입력 2016-08-10 11:15 |
프란스 요한슨(Frans Johansson)은 그의 책 ‘메디치 효과’에서 서로 다른 수많은 생각들이 한곳에서 만나는 지점을 ‘교차점(Intersection)’, 또 이 지점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메디치 효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교류하면서 자신들의 벽을 허물어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바탕 하에서 새로운 사상과 사조가 탄생하고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피렌체가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메디치 효과를 통한 교차적 혁신을 원하는 이들에게 요한슨은 다음의 7가지 실행계획을 제안한다.
1. 서로 다른 분야들 간의 장벽을 허물어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교차적 혁신은 서로 다른 분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이질적인 요소들을 결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은 자기 마음 속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상장벽’을 없애야만 한다. 우리 두뇌는 어떤 상황이나 문제가 주어지면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서 자동적으로 결론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고 이는 모든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함으로써 평소에는 삶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다양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퇴화시킴으로써 서로 다른 분야를 상호 연결해 나가는 교차적 혁신에 큰 걸림돌이 된다.
누군가 ‘발’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연상되는 것들을 말해 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두, 손, 발가락, 다리와 같은 단어들을 말하는 반면, 열명 중 한명 정도는 쥐, 눈, 물리학, 개, 모자와 같은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이처럼 다소 색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일부의 사람들을 일컬어 ‘연상장벽’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과거의 경험이나 고정관념에 별로 얽매이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통해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고 이를 연결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연상장벽은 다소 선천적인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급적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접하고 주어진 가설을 뒤집어 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시도해 보는 훈련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배우며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역발상을 시도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상이 일어날 수 있다.
2. 불편한 환경을 일부러 조성하라.
불편한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불편한 환경을 일부러 조성함으로써 주어진 상황과 문제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다수는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불편을 해결함으로써 얻어진 것들이었다.
3. 업무의 다각화를 실시하라.
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한다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사고하는 기회를 갖기 어렵게 된다. ‘서로 다른 분야들 간의 장벽’을 허물고자 한다면 우선 인위적으로라도 다양한 분야를 접할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4. 많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라.
아이디어의 양과 질의 상관관계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많은 경우에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이 혁신적인 성과를 낸다. 피카소는 2만 점의 그림을 그렸고 아인슈타인은 240편의 논문을 썼으며 바흐는 매주 한 편씩 칸타타를 작곡했고 에디슨은 1,039건의 특허를 신청했다.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 교차점에 들어선 사람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진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이는 교차점에서 만나는 다양한 분야나 문화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생성을 폭발적으로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기발한 아이디어가 창출되기 위해서는 교차점에 들어서는 것이 중요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5. 끝까지 동기부여를 유지하라.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잃은 사람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탐구하거나 서로 다른 분야들 사이의 연결점을 찾기 위한 지적 모험을 감수하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지적인 탐험과 실행은 수많은 실패와 도전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몰입’할 수 없다.
6. 기존 네트워크를 확실히 끊어라.
특정한 영역에서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스스로 만들어낸 단 하나의 영역 안에서 쌓아온 강력한 네트워크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편한 환경’에 놓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주하는 사이에 어느덧 기존 네트워크에 의존적이게 되고 경쟁력을 쉽게 잃게 되어, 교차적 혁신을 이룬 누군가로부터 침범을 당하면 버티기 어렵게 된다. 2D 애니메이션이라는 편안한 환경에 집착한 거대한 디즈니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작은 거인 픽사로부터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었다.
픽사(Pixar)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
기존 네트워크를 끊고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과정은 매우 어렵지만, 분명히 기억할 것은 일단 교차점에 들어서게 되면 경쟁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이로 인해 얻어지는 과실은 매우 달콤하다는 사실이다.
7. 위험을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극복하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교차적 혁신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위험을 ‘즐겨야’ 한다. 인생과 사업이란 원래부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우리가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위험이 우리 곁에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위험을 느끼거나 겪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범위 내에서 통제하는 것이다. 위험이 늘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위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받아들이고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면 도전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지향적 혁신이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교차적 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회와 지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단지 상업적인 측면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이러한 지적 여정을 즐길 마음의 준비와 함께 인문학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그 자체를 순수하게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뇌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라 믿는다.
전상희 (딤프 대표/공학박사/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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