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

지방대 로스쿨 듬성듬성 `빈자리`

ngo2002 2010. 5. 20. 09:21

 

활력 잃어가는 로스쿨…8월 22일 법학적성시험
"학비 비싸고 미래불안 학연ㆍ지연서도 불리해"
중도이탈률 1년새 5.2%…치ㆍ의학대학원의 3 ~ 4배

지방 대학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비상이 걸렸다.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며 우수 인재들이 몰려들었던 로스쿨에서 1년여 만에 심상치 않은 이탈 조짐이 일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와 비싼 학비 때문에 진로를 바꾸거나 지방 대학을 떠나 학기 중 서울 유명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도 늘고 있다.
로스쿨 이탈률 5% 넘어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내년 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일정을 오는 8월 22일로 확정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 7~9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로스쿨 준비 수험생을 위한 공동 입학설명회를 준비 중이다. 우수한 예비 법조인을 선점하려는 각 로스쿨 간 경쟁이 매년 치열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대 로스쿨은 지난해 120명으로 학기를 시작했지만 중도에 8명이 이탈해 올해 초 8명을 다시 충원했다. 동아대도 80명으로 학기를 시작해 지난 1년 동안 6명이 학업을 포기해 올해 초 결원을 보충했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 로스쿨에서도 지난해 첫 입학생 50명 가운데 4명이 입학 1년도 안 돼 자퇴했다. 또 다른 수도권 소재 로스쿨은 작년 입학한 50명 중 1명이 입학을 포기하고 학기 중 3명이 이탈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로스쿨을 떠난 학생은 어느 새 10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1기 입학생 2000명 중 5.2%가 채 1년도 안 돼 학교를 떠난 것이다.

미래 `불확실성` 가장 커 = 로스쿨 `엑소더스`가 가시화하는 현실에 대해 재학생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학비는 비싸지만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사법시험제도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점, 학연과 지연 영향력이 강한 법조계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소 2013년까지 로스쿨ㆍ사법시험이 병행되면서 한 해 배출 변호사가 한동안 2000~25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사회가 흡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대 로스쿨을 다니다 그만둔 박 모씨(27)는 "어렵게 공부해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1000만원에 가까운 학비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다"며 "마침 좋은 일자리가 있어 회사에 취직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로스쿨을 다니다 서울 지역 로스쿨로 옮긴 이 모씨(28)는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우리 사회 특성상 지방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되더라도 미래가 불투명할 것 같다"며 "상당수 학생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서울 주요 로스쿨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은 "3년이라는 시간에다 비싼 학비, 회사를 그만두고 온 사람들은 기회비용까지 합하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라며 "심지어 학교로 채용설명회를 왔던 로펌 관계자가 `솔직히 당신이 우리라면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중 누굴 뽑겠느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양대 로스쿨 재학생은 "돈은 훨씬 비싼데 예전 법대 학부 수업과 크게 다른 점을 못 느끼겠다"며 "왜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인드부터 바꿔야 = 법조인과 전문가들은 `로스쿨 위기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두 가지 변화가 시급하다고 분석한다. 우선 로스쿨 진학생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한 판사는 "재학생들은 사법시험 합격처럼 로스쿨 졸업을 출세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입학하는 데서 괴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에 대한 인식을 바꿔 지방에서 로스쿨을 나오면 그 지역사회의 다양한 법조서비스 영역에서 활동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전히 불투명한 변호사시험 방식을 명확히 결정 짓고 향후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호사 시험을 예전 사법시험 형식이 아닌 로스쿨 시스템에 맞추고 새로운 연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김홍엽 전국법학전문대학원 실무가교수협의회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로스쿨이 막 시작된 탓에 아직 실무교육에 대한 시스템과 방법론이 갖춰져 있지 못하다"며 "로스쿨 3년차가 되고 변호사 시험이 코앞에 닥치게 되면 제도 개선 얘기를 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05.19 17:40:4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