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고 명당은 북악산 자락의 성북동ㆍ명륜동 대치동 은마 = IT사업 하기 좋은 입지, 압구정 현대 = 학자와 궁합 잘맞는 동네 | ||||||||||||||||||
그러나 이제 풍수지리는 더 이상 근거 없는 `설`이 아니다. 행정관청 이전에서부터 최첨단 아파트 입지 선정에 이르기까지 풍수지리 전문가가 끼지 않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풍수가 세계적 웰빙코드로 떠오르면서 기(氣) 흐름을 고려한 주택이나 사무실 가구 배치와 실내장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풍수지리를 과학적ㆍ논리적으로 검증하려는 학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동안 `미신`이라 천대받았던 풍수지리학이 과학으로 다시 재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풍수지리학이 아파트 건설 과정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또 서울 주요 아파트 밀집지와 청약 열기가 뜨거운 신도시는 풍수지리학적 입지가 어떨까. 국내 최고 풍수지리가로 불리는 강환웅 대한풍수지리학회 이사장(서울사이버대학 교수)과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50)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강 이사장은 일본 와세다대학 지리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단국대에서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마쳤고 세종대에서 역사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 학회장은 삼성테크윈, 호암미술관 등에서 근무한 후 풍수지리학을 공부했으며 고려대에서 `환경설계ㆍ조경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참여정부 시절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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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동ㆍ평창동 지세 뛰어나 = 풍수를 보는 기준은 풍수가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음택(陰宅)과 양택(陽宅)을 두 기둥으로 삼는다. 음택에 속하는 묫자리는 `산`만 따지는 데 비해 양택에 속하는 집터는 `산`과 `물`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세는 주택ㆍ건물을 지을 때 가장 이상적인 배치로 꼽힌다. 강환웅 대한풍수지리학회 이사장은 서울 지역에서 최고 명당 주택지로 종로구 북악산 아래 성북동과 명륜동 일대를 꼽았다. 강 이사장은 "삼각산에서 지기를 이어 받아 모은 주산(主山)인 북악산 혈맥이 뻗어 내려온 중간 지역이면서 반대편으로 남산이 위치해 재운과 명예운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듯이 안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악산과 남산 사이에 청계천이 흘러가고 있어 배산임수를 만족시키는 최고 주택지라는 것. 북악산 산자락이 뻗어 내려오는 끄트머리에 위치한 한옥마을인 가회동과 전통적 부촌인 평창동 역시 좋은 지세를 가진 명당 주거지로 꼽혔다. 강 이사장은 "땅에서 올라오는 양기를 받고 아래쪽에서는 습한 물기운인 음기가 올라오면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것이 대기의 원리"라며 "방이 덥기만 하고 습기가 없으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양택 풍수는 `음`과 `양`의 조화가 핵심이다. 주택지 인근에 가장 큰 산인 주산은 모든 에너지를 공급하는 `여자`에 속하고 반대편에는 에너지가 새는 것을 막고 순환시키는 `남자` 격인 안산이 위치해야 한다. 그 사이에 강이 흐르는 곳 앞이 길지에 해당하며 이곳이 여성 인체에서 에너지가 집중되는 `자궁` 위치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주택지로서 최하점을 받는 입지는 평야다. 산과 강이 멀어 땅 기운이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것. 인체에 해로운 황사를 몰고 오는 바닷바람인 서북풍이 닿는 지역 역시 피해야 할 곳이다. 강 이사장은 "역대 대통령이나 재벌들이 모두 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것도 풍수지리학적으로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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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 = 풍수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개포동과 압구정 지역을 정통 `명당` 주거지로 꼽았다. 강 이사장은 "개포동은 대모산에서 뻗은 정기가 내려오고 아파트 단지 앞에 양재천이 흐르는 배산임수에다 좌우로 작은 언덕들이 좌청룡ㆍ우백호 지세를 띠고 있다"며 "압구정 일대는 마치 한강을 껴안는 듯한 입지를 보여 재운과 건강운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강남 집값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근원지인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 입지는 어떨까. "원래 이 산이 반으로 쪼개져야 재물이 들어오는 곳이었다. 그저 넓고 평평하던 대치동에 1970년대 쪽박산을 밀고 은마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부자마을로 주목받게 된 것이죠."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은 지도에서 강남구 대치동을 가리키며 `용이 물을 굽어보는 곳(비룡망수형ㆍ飛龍望水形)`이라고 했다. 우면산 기운과 양재천을 따라 뻗어가는 큰 용이 탄천을 만나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곳이 바로 대치동이라는 것이다. 우면산 줄기였다는 `쪽박산`이 사라져 배산(背山)은 아니지만 탄천이 흐르는 임수(臨水)지형이다. 고 학회장은 "대치동은 최첨단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IT산업이 발달하기 좋은 입지"라고 했다. 변화무쌍한 용처럼 계속 새로움을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산업과 기업인에게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치동에 양재천보다 더 넓고 수량이 많은 탄천이 흘러 인근 도곡동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머물기 좋다고 평했다. 또 다른 재건축 1번지인 압구정 옛 현대아파트 일대에 대해서도 고 학회장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대치동이 산업이 번성하는 지역이라면 풍수로 본 압구정동은 이미 부를 이룬 사람들이 은퇴해 여유롭게 사는 지형"이라고 비교했다. 압구정동은 한강이 흐르다 휘감아가는 지형으로, 물이 많은 곳이라 재물이 넉넉하고, 꿩이 강 건너 응봉산 기운을 피해 납작 엎드린 `복치형(伏雉形)`으로 해석한다. 고 학회장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구할 수 있는 자리며 학자에게 더욱 맞는 동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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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신도시 교육산업에 최고 입지
= 최근까지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핫이슈였던 광교신도시와 새로운 초관심 단지로 등장한 위례신도시는 풍수지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까. 풍수전문가들은 광교신도시가 재물복이 많은 위치라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물은 풍수에서 재물을 뜻하는데, 광교신도시 내에는 신대 저수지와 원천 저수지에 물이 가득 고여 재물을 쌓아두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흘러들어오는 물은 길게 보이고, 나가는 물은 짧게 보여야 더욱 복이 있는 입지로 친다. 고 학회장은 "광교신도시 저수지에서 남쪽으로 흘러가는 물은 곧 사라진다"며 "광교신도시는 재물이 새지 않는 풍족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매를 닮은 서울 응봉산에서부터 지맥이 뻗어내려오고, 소실봉과 형제봉에서 내려온 산맥이 도시 좌측과 우측을 감싼다는 것. 다만 광교신도시는 기업가 터는 아니라고 한다. 기운이 스스로 생겨나 뻗어나가는 자리라기보다는 복과 재물이 모이는 자리기 때문이란다. 오히려 널리 가르친다는 지명처럼 교육산업에 적절하다는 평가다. ◆ 재건축, 집값은 올려줘도 재복은 못 늘려 = 기존 아파트를 초고층 건물로 재건축하는 일은 풍수지리학상으로는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고 학회장은 풍수에는 `주위보다 높은 건물은 재복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예로 들었다. 건물을 높이 지을수록 땅 기운에서 멀어져 기가 약해진다는 것. 건물 위치뿐 아니라 외관도 풍수지리학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건물 자체도 사람 얼굴처럼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것을 더 좋은 모양으로 본다. 고 학회장은 하늘 기운을 받는 건물 지붕이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에는 우면산 기운과 어울리는 넓적하고 평평한 지붕, 또는 국회의사당 같은 돔 지붕이 풍수지리학상으로 볼 때 좋다. 강남파이낸스센터 지붕 같은 삼각 지붕은 나무의 성질이라 우면산(土), 구룡산(金)과 어울리지 않는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초고층 건물들은 다른 건물들 입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 이사장은 최근 컨설팅을 해준 해운대구청 신청사를 예로 들었다. 해운대구청은 현재 부산 센텀시티로 용지 이전을 추진 중이다. 해운대구청 신청사 설계안에서 문제점은 출입문이 나는 남쪽으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 강 이사장은 "고층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은 신청사 뒤편 주산에서 내려오는 청룡사(靑龍砂)가 지나는 지역"이라며 "공무원들이 지기를 받기 위해 출입문을 현재 설계된 남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용 기자 / 이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2.12 08:40:48 입력, 최종수정 2010.02.15 12:3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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