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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재벌家의 집터 철저 분석

ngo2002 2015. 1. 30. 09:12

10대 재벌家의 집터 철저 분석
작성자 : 박민찬     등록일 : 2005.05.25     조회수 : 10677

삼성 이건희 회장 새 집 건축으로 짚어본 '10대 재벌家의 집터 철저 분석’

“재벌 서열은, 집의 풍수가 좋은 순서 그대로입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새집 건설로 농심과 삼성 간의 분쟁이 일고 있다. 굳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면서까지 한남동의 그 집터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풍수지리적으로 그만큼 좋기 때문이 아닐까. 오래전부터 국운은 풍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해 온 풍수전문가 박민찬 원장이 재벌들의 집을 일일이 돌며 풍수지리적으로 재벌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짚었다.

글 _ 신규섭 기자 사진 _ 조준원 기자

부자 되는 동네는 따로 있다.

지난해 인터넷 미디어인 에쿼터블에 따르면, 보유주식 평가액 50억원 이상인 부호 7백 명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37%가 10개의 동네에 모여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7백 명 가운데 52명이 모여 사는 국내 최고 부촌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청와대 옆 삼청동길을 따라 올라가다 삼청터널을 지나 삼청각에서 길상사 바로 위까지 형성된 성북동에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을 비롯해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등이 거주하고 있다.

또 현대그룹과 LG그룹 등의 영빈관이 위치하고 있어 부촌으로서의 명성을 한층 더해 주고 있다.

부촌 2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35명의 부호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다.  

한남동은 ‘삼성 가문’의 동네라고 할 만큼 삼성가 사람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렇듯 부촌이 형성된 것은 풍수지리적으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 풍수전문가들은 삼성가와 농심가 사이에 집터를 두고 시작된 분쟁 역시 풍수지리적으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근처 어떤 위치에 어떤 집이 들어서는지에 따라 풍수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간계발연구원, 부동산 TV 등에서 강의를 하는 신안계물형학연구소 박민찬 원장은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는 집보다 본사의 풍수를 살피는 것이 명운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며 대기업 총수들의 집터로 안내했다.

서울 한남동

우리나라에서 풍수지리가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 서울 한남동이다. 삼성가와 대사관이 운집해 있는 이곳은 북쪽에는 남산이, 남쪽에는 한강이 자리 잡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남쪽 한강의 ‘한’과 북쪽 남산의 ‘남’ 자를 따 ‘한남동’이라 부르게 됐다는 속설도 있다.

서울은 ‘청계천과 한강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명당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사대문 안을 흐르는 내수(內水) 청계천은 서에서 동으로, 서울 외곽을 흐르는 외수(外水) 한강은 동에서 서로 엇갈리게 흐르기 때문에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한데 모이는 천혜의 터전이다.

한남동은 천혜의 명당 서울에서도 극히 좋은 자리로 꼽힌다. 한강 물이 감싸고 도는 데다 남산에서 서빙고동으로 연결되는 산줄기가 한남동을 품어 안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남산에서 뻗어나온 용맥의 기운이 응집되는 곳, 한남동. 재벌들이 한남동에 운집해 있는 이유는 풍수지리적인 것에 기인한다.

한남동에 살고 있는 재벌 일가로는 이건희 삼성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구본무 LG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등이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

가장 먼저 한국 최고의 재벌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집을 찾았다. 이건희 회장이 사는 집은 얼핏 보기에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 이 회장의 집은 최근 개관한 리움 미술관 옆으로, 길가에서 20cm가량 들어간 곳에 자리잡고 있다. 붉은 벽돌로 지은 직사각형 건축물 위에 검은색 지붕을 얹은 뒤, 5각형 모양의 이국적인 창을 내 유럽 저택을 연상시킨다.

이 회장의 집터를 둘러본 박 원장은 “좋네요”라며 감탄부터 먼저 했다. 남산 자락이 좌우에서 감싸고 있고 그 한가운데 오목한 곳에 집이 자리잡고 있다. 좌우에 ‘좌청룡·우백호’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게다가 집 뒤편에는 하얏트호텔이 서 있어 이 호텔이 뒤를 받쳐주는 ‘현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남산이 자연스럽게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좋은 터에, 뒤에 하얏트호텔이 들어서면서 더 좋아졌다.

“집 바로 앞에서는 한강이 보이죠. 한강이 이 마을 앞을 감돌면서 ‘주작’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풍수에서 재물을 뜻하는 물이 둥글게 한남동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죠. 재복이 들어온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이 회장 집은 마을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어요. 너무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낮은 곳에 있지도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았어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세인데 이런 것을 ‘금계포란형’ 길지(吉地)라고 합니다. 집터로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풍수지리에서는 병사들이 장군을 감싸고 서 있는 형세인 ‘장군대좌형’, 용이 흐르는 물을 마시는 양상인 ‘회룡음수형’, 선비가 책을 보는 형상인 ‘선인독서형’과 이 회장의 집터와 같은 ‘금계포란형’을 양택지(집터)로서는 최고의 자리로 꼽는다고 한다.

풍수지리를 연구하며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박 원장은 아직 이 회장의 집터만큼 좋은 곳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짐작컨대 풍수를 아는 사람이 잡아준 곳으로 보인다고 박 원장은 말했다. 박 원장은 최근 이 회장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게 후계자에게 좋은 집터까지 물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고 짐작했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

다음으로 찾은 곳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택. 구 회장의 아내가 이건희 회장의 누나 이숙희 씨다.

“이곳은 사는 사람의 입김이 서서히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양택(집) 풍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이 놓인 방향과 대문의 위치인데, 구 회장의 집처럼 큰 집은 대문이 한 개 이상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출입구를 기준으로 따진다.

풍수가들이 사용하는 나침반을 손 위에 얹고 이리저리 집터를 살피던 박 원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보시다시피 이 집은 서향집에 북쪽으로 문을 냈어요. 북쪽으로 대문을 내면 기가 서서히 빠져나가게 됩니다. 더 이상 재물을 모으기 힘들다는 얘깁니다. 이건희 회장 집에는 못 미치지만 터는 무척 좋습니다. 터의 기운으로 큰 탈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에는 네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본인의 사주, 두 번째는 조상 묏자리의 풍수, 다음은 살고 있는 집의 풍수, 마지막이 배우자의 사주이다. 본인의 사주는 조상의 음덕과 관련이 있다. 묏자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조상이 끼치는 기운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신안계 풍수이론이다.

좋은 운명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좋은 자리에서 크게 사업을 벌이면 크게 뻗어가는 것이고, 좋은 운명에 좋은 자리라도 사업을 작게 벌이면 그만큼만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운이 있어도 다 찾아 쓰지 못할 경우에는 크게 될 수 없다. 박 원장은 “신기하게도 타고난 복이 적은 사람은 명당 터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고 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집은 외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집과 마주하고 있다. 이명희 회장의 집은 이건희 회장 집 뒤편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자택이 있는 이곳은 주위에 대한 경계가 엄하다. 낯선 사람이 집 주변에 서성이기만 해도 건장한 체격의 경비원들이 나온다. 취재를 간 날도 마찬가지. 10여 분 실랑이를 벌인 끝에야 겨우 사진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이명희 회장의 집도 이건희 회장의 집에는 못 미치지만 명당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집의 양옆이 막혀 청룡·백호가 잘 들어서진 못했지만 집이 들어앉은 방향은 좋습니다. 서향으로 대문을 내서 기운이 빠져나갈 법하지만, 정용진 부사장의 집이 그것을 막아줘 괜찮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명희 회장의 집보다 정용진 부사장의 집터가 더 좋습니다. 한 동네에 마주보고 서 있지만 앞집은 남향집에 동향 문을 내 좋은 기운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원장은 사실 서울에선 어떤 형상을 띤 집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건물이 너무 많이 들어서고 산맥도 끊기고 자연이 너무 많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풍수를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일가가 모여 사는 한남동은 아무리 찾아도 살(殺)이 없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양택으로는 서울에서 제일가는 자리일 거라는 것이다.

구본무 LG 회장

현재 구본무 회장은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한남동 자택에서 길을 건너 이건희 회장 자택 인근으로 옮기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재벌들의 집을 보면 풍수가 나쁜 곳이 별로 없다고 한다. 구 회장의 집도 풍수지리적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남향집에 서향 대문을 달았다. 뒤에서 뻗은 남산 자락이 집 왼쪽을 돌아 감싸며 ‘청룡’의 역할을 해주고 있고, 오른편 위에 있는 건물이 ‘백호’와 ‘현무’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다. 대문으로 빠져나가려는 기운을 앞집의 울타리가 막아주는 격이니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자리다. 게다가 서북간에서 내려오는 산맥의 끝자락에 놓여 있다. 산맥의 끝은 기운이 뭉치는 곳이다. 물고기가 힘차게 나가려면 꼬리가 요동치며 밀어줘야 하듯, 재운이 뻗어가려면 강한 기운이 뒤에서 받쳐줘야 한다. 구 회장 집이 그런 경우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집 뒤편에 대문이 있다는 점이다. 대문이 약간만 더 앞으로 나왔더라면 좀더 강하게 기운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남산 자락 위 하얏트호텔과 엇비슷한 높이에 자리잡은 구 회장의 새집은 이건희 회장의 집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

“이 집은 특이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좌청룡·우백호가 없어요. 그런데 언덕 위로 뻗은 산맥이 집 쪽으로 기세 좋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산맥의 끝자락에 집이 있어서 뒤에서 밀어주는 기운이 굉장히 센 자리입니다.”

밀어주는 힘은 현재 집도 강하지만 새집이 훨씬 강하다. 집주인이 매우 힘차게 일을 추진해 갈 것이다. 재운도 무척 세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그런데 좌우에 보필해 줄 좌청룡·우백호가 없어 외로운 형상이다. 박 원장은 이럴 경우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의 문제는 집터가 아니라 회사텁니다. 여의도 쌍둥이 빌딩은 재물의 기가 빠지는 형세로 오래전부터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본사부터 길지로 옮겨야 합니다.”

박 원장은 LG 건너편에 있는 SBS가 지난 15년 동안 엄청나게 일어선 것은 자리가 좋아서라고 했다. SBS는 정문이 동쪽에 있고 한강물이 들어오는 형상으로 재운을 타고난 터라고 한다. 반면 LG는 비슷한 자리에 있지만 정문이 반대로 향해 있고 한강물이 앞으로 빠져나가는 형상이다. 풍수에서는 상당히 안 좋은 터로 본다.

김준기 동부 회장

“김준기 회장의 자택은 대문을 잘못 낸 경우입니다. 집이 들어앉은 방향은 괜찮은데 바로 앞에 빌라가 들어서 집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막아 살(殺)이 됐어요. 이렇게 되면 집안에 불미스런 일이 생깁니다.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고 질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박 원장의 말대로라면 김 회장 자택은 대문을 통해 재운이 들어오는데 그 기운을 빌라가 가로막고 있는 형세다. 풍수에서는 이런 것을 두고 ‘배신(背身)됐다’고 한다. 형세가 뒤바뀐 것이다. 빌라가 들어선 이후로 김 회장 집에 좋은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박 원장은 추측했다. 이렇게 배신이 되면 집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운이 약한 사람부터 먼저 치이게 된다. 빨리 반대편으로 문을 내거나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결론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정 회장 집을 보면 부잣집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네요. 정 회장 집은 청룡·백호가 모두 두 개씩 있습니다. 남산의 산맥이 이중으로 집을 감싸고 있어요. 이런 집에서는 아들뿐 아니라 딸들까지 모두 다 잘됩니다.”

다른 한남동 재벌가의 집들처럼 남산 줄기의 끄트머리에 있다. 게다가 집 왼쪽에 한강이 흐르고 있다. 그것도 부드럽게 감싸며 돌아가고 있다. 물은 금전을 뜻한다. 이 집은 굉장히 좋은 자리에 서 있다. 유일한 아쉬움은 문이다. 조금만 더 동쪽으로 냈더라면 산에서 흘러드는 기운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 성북동

성북동은 이름대로 도성 북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예로부터 ‘밝은 달빛 아래 비단을 펼쳐 놓은 형세인 ‘완사명월형(浣紗明月形)’은 명당으로 꼽힌다. 입구는 닫힌 듯하나 그 속이 넓으니 기운이 양명해 이름을 날릴 귀인과 부자를 낼 터라는 것이다. 성곽 남쪽 능선이 마을 왼쪽을 휘감고 북악 스카이웨이 능선이 오른쪽을 감아 돈다. 일반적으로 이 두 개 능선을 성북동을 양옆에서 수호해 주는 좌청룡·우백호로 본다.

성북동의 단점은 기가 세다는 것. 흙이 두껍게 덮여 있지 못하고 땅이 척박해 일반인들에게는 맞지 않는 땅이란 것이다. 땅의 기운은 쇠약하나 양기가 왕성해 특성상 음풍농월을 즐기는 고관대작들에게 적합한 곳이라 한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웅장한 크기에도 아담한 인상을 주는 박 회장의 집은 잘 가꿔진 느낌이었다. 자동차가 다니는 주택가 사거리에 자리하고 있지만 지나는 차량이 드물어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집 좌향이 서쪽으로 약간 기울었네요. 성북동을 감싸는 청룡·백호가 이 집을 만족스럽게 지켜주지 못해 안온함이 부족하네요. 게다가 기운이 흩어져 퍼지는 사거리에 자리하고 있고요. 물이 없으니 한남동만큼 재운이 강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북한산이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며 현무의 역할을 강하게 하고 있고 산봉우리가 집 앞쪽에 높여 있어 주작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터 자체가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좌향이 약간 삐뚤어진 것이 아쉽네요. 가족 간 화목이 문제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 외 별탈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정은 현대 회장

지은 지 오래된 현 회장의 자택은 소박하다. 집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고 대문은 북쪽을 향해 나 있다.

경사진 비탈에 집을 지었는데 집이 놓인 좌향이 아래에서 위쪽을 바라보는 역방향이다. 이런 집을 ‘매달린 집’이라 한다. 게다가 맞은편의 높은 담벽이 이 집을 막고 서 있다.

“이런 형세를 풍수에선 ‘천옥(天獄)’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양이죠. 살기 힘든 곳이란 이야깁니다. 집주인을 보좌해야 할 좌청룡 자리가 절벽인데, 이렇게 되면 좌청룡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앞에서 이끌어주는 주작도, 뒤에서 받쳐주는 현무도 모두 없어요.”

박 원장은 “이런 곳에 집을 지으면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무척 힘들어진다”며 “빨리 이사를 가야 한다”고 했다. 몇 년 동안 이 집주인을 두고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이 떠올랐다.

 서울 구기동
 
구기동과 평창동에는 그동안 풍수와 관련해 여러 속설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평창동은 정치인·공직자에게 좋지 않다’는 것. 평창동은 비봉, 보현봉, 형제봉 등 불꽃이 피어오르는 형상을 한 봉우리들로 첩첩이 둘러싸여 유달리 기가 센 지역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최형우, 서석재, 김현철, 권노갑 씨가 감옥에 가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불운을 겪었다. 그들은 모두 평창동을 떠났다. 
반면 구기동은 북한산 비봉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두 용맥 사이에 위치한 ‘옥녀직금형(玉女織錦形)’으로 명당이다.

옥녀가 베틀에 앉아 비단을 짜는 형국이니 유명인사를 배출할 터라는 것이다. 풍수가들은 평창동은 문화 예술인에게, 구기동은 정치인·공직자들에게 좋은 자리라고 말한다. 
 
조양호 한진 회장
 
조 회장의 집이 있는 구기동 계곡은 일견 유원지 같은 인상을 풍긴다. 집 옆으로는 개울이 흐르고 왼쪽 옆 언덕 위로는 커다란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겨울에도 빼곡한 나무들이 전원 속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 
박 원장은 조 회장의 집 맞은편 언덕으로 올라가 찬찬히 주변을 살폈다. 
“자리를 잘 잡았네요.

북한산 자락이 내려와 좌청룡·우백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좌우 양쪽에서 집을 보좌해 주는 데다 개울이 부드럽게 감돌며 흘러가는 길지입니다. 뒤에서 산자락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앞에 보이는 산이 확실한 주작 역할을 해주니 재운도 강합니다. 집 옆의 개울이 집 옆에서 앞쪽으로 곧바로 빠져나갔더라면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집이라면 주인이 무슨 일을 하든 다 잘될 것입니다.” 

박 원장은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집주인의 입김이 강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그 이유로 남서향 대문을 통해 기운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앞집이 기운이 새는 것을 막아주고 있긴 하지만 부족하다고 한다. 게다가 산의 형상 자체가 서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어서 한남동처럼 안온하게 보듬어 주질 못하고 있다. 
“부자 터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간간이 살(殺)이 보입니다. 분명 길지이긴 하지만 명당은 아닙니다.” 
풍수에선 바위를 살로 본다. 북한산 봉우리 곳곳에 드러난 커다란 바위가 마을의 기운을 누르는 살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가회동 

한국 최고의 명당 경복궁과 창덕궁 중간에 위치한 가회동은 조선의 문반들이 많이 살던 곳이다. 북한산 응봉 능선이 뒤를 받쳐주고 있는 이 지역은 오랫동안 서울의 정치·문화·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온 길지로 꼽힌다.

김승연 한화 회장

김 회장의 집은 대로변에 있다. 웅장한 담 위로 아름답게 지어진 저택이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풍수에 맞춰 잘 지은 집입니다. 그렇다고 풍수가가 터를 잡아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 뒤를 보세요. 북한산 자락이 좌우 두 갈래로 내려오고 있죠? 그 산맥의 중심에 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좋은 자리입니다.”

양택은 대체적으로 남향집에 동향 문을 다는 것이 안정적이다. 김 회장의 집이 그렇다.

“저 앞쪽을 보세요. 남산이 정면으로 보이죠? 이 집에는 남산이 ‘주작’의 역할을 해줍니다. 좌청룡·우백호가 튼튼하니 이 집에 사는 사람끼리 화목하게 지낼 터입니다. 다만 뒤에서 받쳐주는 현무의 기운이 약한 게 흠입니다. 원래는 현무의 기운도 강한 곳인데 뒷산 중턱에 들어선 건물이 현무를 깨버렸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일을 벌이지만 꾸준히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좀 줄어들 것입니다.”

최근 김 회장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박 원장은 집터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대신 개인 운과 조상의 유골을 잘못 쓴 데서 원인을 찾는다.

김 회장의 집을 나서며 박 원장은 “지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집은 남쪽을 바라보고, 대문은 동쪽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창문이 서북쪽으로 나게 되면 기운이 빠져나가게 된다는 것. 경영을 하는 사람들은 집의 풍수보다 회사의 풍수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대우·한국일보·LG 등은 서북간으로 정문을 내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이다.

“풍수에서는 잘사는 사람이건 못사는 사람이건 좋은 자리에 집을 지으면 발복하게 된다고 봅니다. 다만 그 사람이 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사주의 좋고 나쁨에서 차이가 납니다.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때 복이 옵니다. 자연이 날로 파괴되고 있는 현대에는 명당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화장을 적극 권장해 온 박 원장은 끝으로 “화장을 하게 되면 조상의 기운이 후손에 미치지 않게 되므로 무해무득하다”며, “명당을 찾아 헤매기보다 화장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말했다.

풍수지리 신안계 물형학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