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홍길동 테마파크 - "험난한 세상을 사는 우리들…‘민중의 영웅’을 만나다 "
당시 조선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신분차별의 벽을 넘어, 폐쇄된 사회의 문을 열어보려 한 선구적인 인물이 있다. ‘민중의 영웅’으로 불리는 홍길동이다. 그의 발자취를 찾고 싶다면, 딱 이곳이다. 최초의 국문소설 속의 무대처럼 아늑히 산중에 자리해 소위 ‘힐링’을 위해서도 좋다. 나날이 가을은 깊어 초겨울의 풍경이 펼쳐진다. 가로수들도 그리 고왔던 단풍을 속절없이 떨궈 내고 있다. 무심히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났다. 해방감이 충만해질 무렵 목적지에 다다랐다. 장성 홍길동 테마파크, 승용차를 이용하면 30분. 지척이다.
망루에 서니 아름다운 풍광이 일품
노령산맥의 북쪽에는 내장사가 있고, 남쪽에는 애기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와 입암산성, 장성호, 피톤치드 숲으로 유명한 축령산을 걸치고 있는 황룡면 아곡리다.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길동과 친구들의 모형이 반가이 인사를 건넨다. 23만639㎡ 규모, 대략 7만 평의 너른 공간에 초가집을 인 산채가 들어온다. 테마파크의 가장 후미진 망루에 올라서니 아름다운 전망이 자리한다.
산채는 당시 시대상에 맞춰 의적의 집, 활빈당, 당수의 집, 창고 축사 등으로 구성됐다. 활빈당과 당수의 집은 숙박이 가능토록 꾸며졌다. 겉모양은 예스러운데(?) 내부는 현대식 시설을 갖췄다. 인적 드문 산속에 덩그러니 하늘을 베개 삼아 하룻밤을 묵는다. 속세에 찌든 마음이 얼마만큼은 정화되지 않을까 싶다.
“목숨을 도망하여 천지로 집을 삼고 나가오니 어찌 정해진 거처 있사오리까 마는 평생 원한이 가슴에 맺혀 씻을 날이 없사옵니다.”
‘恨이 가슴 맺혀’ 새로운 이상세계 구현
생가에 들어서면, 아버지에게 고하고 먼 길을 떠나는 홍길동의 모습이 재현돼 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젊은 기개를 다 펴지 못한 분함이 어찌했을까. 가슴 깊이 한을 안고, 모든 사람들이 두루 평등한 새로운 만민세계 ‘율도국’을 향한 새 출발점인 것이다.
안채와 아래채, 사랑채, 문간채뿐 아니라 이들에 머무르고 있는 아버지와 정부인, 어머니상 등이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마구간의 말 2필까지 제법 친근하게 여겨진다. 전시관은 국내학회 및 일본학회논문집, 남양홍씨 족보, 만성대동보, 연산군일기, 중종실록, 홍길동전 등 학술자료 1260여 점을 구비하고 있다. 고문서를 비롯해 많지 않지만 출토 유물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편백 숲 속의 곤충전시관이 바짝 옆에 위치하고, 지난해부터 HD급 4D 영상관도 30석 규모로 운영해 이채롭다. 3035㎡의 분수대와 풋살경기장도 조성돼 야외활동을 돕는다.
길동의 기상·무예 체험 공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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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은 허균의 ‘홍길동전’에 등장한 ‘탐관오리의 심판자 역할을 한’ 실존인물을 기리기 위해 생가복원사업을 통해 생가와 산채, 전시관 등을 건립했다.
무예단련의 장인 국궁장(활터)을 이달 중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에 있어, 이를 아우르면 길동의 기상과 무예를 체험할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또 하나 주변 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3㎞ 정도로 잠시나마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테마파크는 지난 2004년 5월 관광지로 지정받아, 연인원 32만여 명 이상이 방문했다. 최근에는 캠핑바람을 타고 야영장 시설로 사랑받고 있다.
데크를 25개 조성해 놓았는데, 주말에는 1개월 예약 창 오픈과 함께 만료될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내달 중순까지 금·토요일은 꽉 찬 상태다.
야영장 바로 옆 취사장, 세면장, 화장실 등 최신 시설을 구비했고, 전기와 온수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에 따라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다.
더불어 카라반 20대를 운영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도 금명간 오픈할 예정이어서 늘어나는 수요에 다소간 부응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 친화적이고, 첨단의 편의시설로 가족은 물론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힐링지로 썩 괜찮다.
‘백비’ 등 주변 명소들도 꼭 들려봐야
무념무상의 나를 마주하기 위한 발걸음을 옮긴다. 테마파크 주변을 둘러보자. 조선시대 사액서원으로 전국에 서원철폐령에도 불구하고 제외돼 남아있는 하서 김인후 선생을 배양한 필암서원이 있다.
장례 치를 돈이 없을 만큼 청빈하게 생활했던 청백리의 표상인 아곡 박수량 선생의 묘소인 백비도 세월의 무게와 함께 머문다.
또 축령산 치유의 숲은 1766㏊ 규모에 편백나무와 삼나무 인공조림지로 각광받고 있다. 삼계면 수옥리 평림댐 하류 장미공원, 북하면 약수리 천년고찰 백양사도 있어 ‘꼭 한 번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그만이다.
아름다운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테마파크 바로 옆 아담하게 자리한 커피숍에 들렀다.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지는 평일의 늦은 오후 턱을 괴고 앉는다. 인적 없는 공간, 너무나도 평화롭기만 하다. 혼자여서 나는 행복하다.
■ ‘홍길동 테마파크’의 멋과 맛
99칸 한옥·청렴밥상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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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테마파크에는 이름난 야영장뿐 아니라 ‘청백한옥’을 만날 수 있다. 명종 임금이 박수량 선생에 하사했다는 99칸 청백당을 재현한 청백한옥(061-393-9466)이 그것인데, 원형 보존을 위해 화장실, 샤워시설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선현의 청렴정신과 전통문화를 뼛속 깊이 체험할 수 있다. 객실 종류는 안채, 사랑채, 별당, 초당, 행랑채, 별채가 있다. 총 20객실로 100명을 수용한다. 한옥 본관과 신관 사이에 위치한 자연식 메뉴식당인 ‘청백리자연밥상(061-394-9909)’은 주변에서 나는 산나물과 함께 고기류를 피한 과거 선조들의 식단을 그대로 살려냈다.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인기 있다.
제철나물과 보리빵, 개떡 등이 별미로 나온다. 뽕잎, 돌나물, 고구마잎, 호박잎 무침, 갓장찌, 달개비장아찌, 표고버섯탕수육 등이 찰밥과 더불어 차려진다. 청렴도 싫고, 배만 고프다 절박하다면 먹음직스런 수육도 사전 주문으로 가능하다.
청백한옥과 자연 먹거리 체험은 사전 예약·주문제도를 이용하면 그만큼 서비스의 질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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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광주매일신문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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