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만 들끓던 파주가 年1300만弗 수출 옥토로 `상전벽해`
유명 건축가 50명이 구석구석 설계 젊은인력 러시…입사 경쟁률 50대1 | |
기사입력 2013.09.02 17:33:34 | 최종수정 2013.09.02 21:19:59 |
|
||
급격한 노후화로 기업들의 산업단지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해졌지만 민간 주도로 개발된 파주출판단지에 대한 인기는 치솟고 있다. 지난달 23일 파주출판단지 중심가인 출판거리에 현대적 양식의 출판사ㆍ인쇄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 ||
■ `산단을 브랜드화` 파주출판단지
지난달 31일 경기도 파주 문발동 소재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센터 앞 주차장에 대형 관광버스 10대가 잇따라 들어온다. 안에는 파주출판단지 투어에 나선 동남아시아, 일본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외국인들만이 아니다. 출판단지 중심가인 광인사길에는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 행락객들이 북적였다. 광인사길에서 만난 직장인 김호영 씨(33)는 "가족들끼리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놀러 온다"며 "생산지에서 따끈따근한 책을 염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평일인 지난달 23일 오전 출판단지를 찾았을 때도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비슷했다. 특히 손에 커피를 들고 망중한을 즐기는 젊은 여직원 무리와 어린 자녀와 함께 책방을 찾는 주부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주부 이명진 씨는 "파주출판단지가 안산공단 같은 국가 산업단지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는 그저 잘 꾸며놓은 출판업계 프리미엄 아웃렛이라고 생각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70~80년대 국내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산업단지가 인력 기피현상, 시설 노후화, 생산성 감소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입주 기업들의 `엑소더스`도 이어지고 있다. 2일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산단 입주기업 4곳 중 1곳꼴(23.5%)로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주출판단지도 한때 고질적인 `산단병(病)`에 시달렸다. 1997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문발동 일대는 여름철 모기떼가 들끓었던 폐하천 용지에 불과했다.
개발 초기부터 산단 조성 작업에 참여했던 송영만 파주출판도시 입주기업협의회장은 "당시 파주는 북한과 인접한 위험지역에 집장촌인 용주골 이미지가 강한 낙후 지역으로 인식됐다"며 "변변한 대중교통도 없어서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03년 출판단지 1단계 준공 후 파주 한쪽 버려진 땅은 연간 1조7193억원어치(2012년 기준) 생산효과를 내는 `알짜` 산업기지로 거듭났다. 지난해 파주단지에서 수출한 서적 등 출판 물량만 1280만달러에 달한다. 누적 고용인원(5624명)은 2005년에 비해 2.5배가 불어나는 등 고용 효과도 쏠쏠했다.
파주 성공 핵심은 `사람`이다. 인력이 자발적으로 산단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개발 전략이 주효한 것. 이를 위해 447곳 민간 출판ㆍ인쇄 입주 기업들은 개발 단계부터 협동조합(현재 입주기업협의회)을 조직해 건물 양식, 건폐율 등 자체 규정을 정한 후 전체 설계도를 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기계적으로 구역을 나눠 생산시설을 배치하던 종전 산단 공영개발 `공식`을 깬 셈이다.
산단을 브랜드화하자는 전략도 이때 수립됐다. 근로자들이 출판단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입주 기업들은 거물 건축가 승효상, 민현식 씨와 국내외 유명 건축가 50명으로 전문가 풀을 만들어 산단 구석구석을 설계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자체 건축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엄격한 건축 내규도 적용했다. 법정 허용 건폐율은 70% 이하지만 위원회는 철저히 50% 이하 원칙을 지켰다. 그만큼 쾌적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파주산단 녹지 비중은 53%로 산업용지(39%)보다 훨씬 높다.
이후 젊은 고급 인력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 파주산단 근로자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50대 이상 인력 산단 취업비중이 34.3%에 달할 정도로 노후화가 심하다는 데 비춰보면 `젊은 피` 수혈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효형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송 회장은 "최근 출판사에서 디자이너 2명을 뽑는데 120명이 지원했다"며 "입주업체 채용 경쟁률이 통상 50대 1 정도로 인력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퍼지며 일반 관광객들도 몰려왔다. 산단공은 파주단지를 찾는 방문객이 연간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윤근 산단공 파주지사장은 "게스트하우스, 교육ㆍ연수시설 등 관광 자원화 상품을 마련해 입주 기업들이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공은 2015년 이후 파주단지를 찾는 방문객이 연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파주 = 김정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31일 경기도 파주 문발동 소재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센터 앞 주차장에 대형 관광버스 10대가 잇따라 들어온다. 안에는 파주출판단지 투어에 나선 동남아시아, 일본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외국인들만이 아니다. 출판단지 중심가인 광인사길에는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 행락객들이 북적였다. 광인사길에서 만난 직장인 김호영 씨(33)는 "가족들끼리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놀러 온다"며 "생산지에서 따끈따근한 책을 염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평일인 지난달 23일 오전 출판단지를 찾았을 때도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비슷했다. 특히 손에 커피를 들고 망중한을 즐기는 젊은 여직원 무리와 어린 자녀와 함께 책방을 찾는 주부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주부 이명진 씨는 "파주출판단지가 안산공단 같은 국가 산업단지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는 그저 잘 꾸며놓은 출판업계 프리미엄 아웃렛이라고 생각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70~80년대 국내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산업단지가 인력 기피현상, 시설 노후화, 생산성 감소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
||
파주출판단지도 한때 고질적인 `산단병(病)`에 시달렸다. 1997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문발동 일대는 여름철 모기떼가 들끓었던 폐하천 용지에 불과했다.
개발 초기부터 산단 조성 작업에 참여했던 송영만 파주출판도시 입주기업협의회장은 "당시 파주는 북한과 인접한 위험지역에 집장촌인 용주골 이미지가 강한 낙후 지역으로 인식됐다"며 "변변한 대중교통도 없어서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회상했다.
|
||
파주 성공 핵심은 `사람`이다. 인력이 자발적으로 산단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개발 전략이 주효한 것. 이를 위해 447곳 민간 출판ㆍ인쇄 입주 기업들은 개발 단계부터 협동조합(현재 입주기업협의회)을 조직해 건물 양식, 건폐율 등 자체 규정을 정한 후 전체 설계도를 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기계적으로 구역을 나눠 생산시설을 배치하던 종전 산단 공영개발 `공식`을 깬 셈이다.
산단을 브랜드화하자는 전략도 이때 수립됐다. 근로자들이 출판단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입주 기업들은 거물 건축가 승효상, 민현식 씨와 국내외 유명 건축가 50명으로 전문가 풀을 만들어 산단 구석구석을 설계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자체 건축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엄격한 건축 내규도 적용했다. 법정 허용 건폐율은 70% 이하지만 위원회는 철저히 50% 이하 원칙을 지켰다. 그만큼 쾌적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파주산단 녹지 비중은 53%로 산업용지(39%)보다 훨씬 높다.
이후 젊은 고급 인력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 파주산단 근로자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50대 이상 인력 산단 취업비중이 34.3%에 달할 정도로 노후화가 심하다는 데 비춰보면 `젊은 피` 수혈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효형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송 회장은 "최근 출판사에서 디자이너 2명을 뽑는데 120명이 지원했다"며 "입주업체 채용 경쟁률이 통상 50대 1 정도로 인력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퍼지며 일반 관광객들도 몰려왔다. 산단공은 파주단지를 찾는 방문객이 연간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윤근 산단공 파주지사장은 "게스트하우스, 교육ㆍ연수시설 등 관광 자원화 상품을 마련해 입주 기업들이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공은 2015년 이후 파주단지를 찾는 방문객이 연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파주 = 김정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휴양도시 뺨치는 佛산단…첨단기업 1천곳 몰려
군수도시 美 샌디에이고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바꿔 성공 | |
기사입력 2013.09.02 17:33:58 | 최종수정 2013.09.02 21:18:49 |
◆ 산업단지가 녹슨다 (中) ◆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니스 해변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첨단 산업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 파리 시내 면적 4분의 1에 해당하는 45㎢ 규모의 이곳은 휴양과 연구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연구 중심 도시다. 최근 시대흐름에 뒤처져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에서도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지혜의 도시`를 뜻하는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1969년 피에르 라피트 해양대학장이 "파리나 리옹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며 미래형 과학도시를 짓자는 주장에서 출발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주목했다. 산업공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전체 면적 중 산업용지는 28% 남짓에 불과하다. 오히려 65%는 녹지공간, 6%가 주거ㆍ여가공간이다. 자연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건물 높이도 12m로 제한했다. 당초 인구 4만명으로 계획된 이 도시에는 리조트풍의 주택과 호텔은 물론 골프장과 미술관까지 들어섰다.
이곳의 환경과 편의시설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재는 프랑스텔레콤, 에어프랑스, IBM 등 ITㆍBT 첨단기업 100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온 3만여 명의 연구ㆍ기술진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 기업들의 매출만도 40억유로(약 7조원)를 넘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 투자개발청(SEAM) 측은 "산단 건설 전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늘면서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고 밝혔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산단의 미래상이라면, 미국 샌디에이고 바이오 클러스터는 산단이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미국 하면 실리콘밸리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10년간 미국 전체 바이오산업 관련 벤처투자의 13%는 이곳에서 이뤄졌다. 클러스터 내에는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도시로 급속히 팽창한 샌디에이고는 종전과 함께 지역경제의 90%가 증발했다. 시 정부는 IT클러스터로 눈을 돌렸다. 핵 연구시설인 제너럴 다이내믹과 바이오의약 연구소들을 잇달아 유치했다.
샌디에이고가 바이오 클러스터로 방향을 잡은 것은 1980년대 이후다. 대기업 의존형 경제구조가 한계에 달하면서 시 정부는 전략을 바꿨다.
지역 내 중소 바이오기업 창업을 독려하고 성장을 돕는 `커넥트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이후 지역 최초의 바이오기업인 하이브리텍이 1986년 성공적으로 매각되고, 하이브리텍 경영자들이 벤처투자자로 변신하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정홍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니스 해변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첨단 산업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 파리 시내 면적 4분의 1에 해당하는 45㎢ 규모의 이곳은 휴양과 연구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연구 중심 도시다. 최근 시대흐름에 뒤처져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에서도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지혜의 도시`를 뜻하는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1969년 피에르 라피트 해양대학장이 "파리나 리옹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며 미래형 과학도시를 짓자는 주장에서 출발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주목했다. 산업공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전체 면적 중 산업용지는 28% 남짓에 불과하다. 오히려 65%는 녹지공간, 6%가 주거ㆍ여가공간이다. 자연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건물 높이도 12m로 제한했다. 당초 인구 4만명으로 계획된 이 도시에는 리조트풍의 주택과 호텔은 물론 골프장과 미술관까지 들어섰다.
이곳의 환경과 편의시설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재는 프랑스텔레콤, 에어프랑스, IBM 등 ITㆍBT 첨단기업 100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온 3만여 명의 연구ㆍ기술진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 기업들의 매출만도 40억유로(약 7조원)를 넘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 투자개발청(SEAM) 측은 "산단 건설 전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늘면서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고 밝혔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산단의 미래상이라면, 미국 샌디에이고 바이오 클러스터는 산단이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미국 하면 실리콘밸리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10년간 미국 전체 바이오산업 관련 벤처투자의 13%는 이곳에서 이뤄졌다. 클러스터 내에는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도시로 급속히 팽창한 샌디에이고는 종전과 함께 지역경제의 90%가 증발했다. 시 정부는 IT클러스터로 눈을 돌렸다. 핵 연구시설인 제너럴 다이내믹과 바이오의약 연구소들을 잇달아 유치했다.
샌디에이고가 바이오 클러스터로 방향을 잡은 것은 1980년대 이후다. 대기업 의존형 경제구조가 한계에 달하면서 시 정부는 전략을 바꿨다.
지역 내 중소 바이오기업 창업을 독려하고 성장을 돕는 `커넥트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이후 지역 최초의 바이오기업인 하이브리텍이 1986년 성공적으로 매각되고, 하이브리텍 경영자들이 벤처투자자로 변신하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정홍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토리텔링 입혀 산단 부활시키자
송영만 입주기업회장 | |
기사입력 2013.09.02 17:33:48 | 최종수정 2013.09.02 21:19:45 |
◆ 산업단지가 녹슨다 (中) ◆
"산업단지가 물건 만드는 공장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우리 산단에 미래는 없다."(송영만 파주출판도시 입주기업협의회장)
송영만 입주기업회장은 지난달 23일 파주출판단지에서 기자와 만나 산단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인식 변화를 강력히 주문했다. `산단=생산기지`라는 등식은 산단이 1964년 수출산업공업단지법 공포 이후 반세기 동안 국내 실물경제를 이끄는 과정에서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얘기다.
송 회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이 산단을 원가로 분양받은 후 땅값이 올라가면 팔고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렇다 보니 슬래브 건물로 대충 공장만 지어놓고 사후 관리도 안 하고 있다"며 "단지 형성 후 불과 2~3년만 지나도 도저히 사람들이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송 회장은 물건 찍어내는 `공장`에서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산단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는 여타 산단에서는 환경 개선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묻자 "정부와 기업들이 산단에 스토리텔링 문화를 입히는 데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회장은 "예컨대 철강 중심 포항산단에 철강 박물관, 한국판 카네기홀을 세우거나 대구 섬유산단에 패션 역사와 관련된 시설, 여수산단에는 수산 관광과 연계된 건축물 등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산단별로 개성에 따라 얼마든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효율성 위주의 정책 패러다임을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 =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송영만 입주기업회장은 지난달 23일 파주출판단지에서 기자와 만나 산단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인식 변화를 강력히 주문했다. `산단=생산기지`라는 등식은 산단이 1964년 수출산업공업단지법 공포 이후 반세기 동안 국내 실물경제를 이끄는 과정에서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얘기다.
송 회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이 산단을 원가로 분양받은 후 땅값이 올라가면 팔고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렇다 보니 슬래브 건물로 대충 공장만 지어놓고 사후 관리도 안 하고 있다"며 "단지 형성 후 불과 2~3년만 지나도 도저히 사람들이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송 회장은 물건 찍어내는 `공장`에서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산단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는 여타 산단에서는 환경 개선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묻자 "정부와 기업들이 산단에 스토리텔링 문화를 입히는 데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회장은 "예컨대 철강 중심 포항산단에 철강 박물관, 한국판 카네기홀을 세우거나 대구 섬유산단에 패션 역사와 관련된 시설, 여수산단에는 수산 관광과 연계된 건축물 등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산단별로 개성에 따라 얼마든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효율성 위주의 정책 패러다임을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 =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획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빼꼽이 더큰 임금체계 바꾸자 1 (0) | 2013.09.06 |
---|---|
산단이 녹슨다 하 (0) | 2013.09.06 |
산업단지가 녹슨다 (上).경제성장 첨병 (0) | 2013.09.02 |
이상기후가 바꾼 농어업지도 (0) | 2013.08.22 |
ㆍ(3) 학계·출판계 현실 [인문학 열풍, 명과 암]철학·문학 계열 통폐합… 대학 인문학은 고사 위기 (0) | 2013.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