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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ㅇ니상과 세대간 전쟁

ngo2002 2013. 7. 22. 09:59

[윤형식 기자의 설레는 은퇴, 두려운 은퇴] 국민연금 인상과 세대간 전쟁
기사입력 2013.07.16 15:59:15 | 최종수정 2013.07.16 16:03:58

“확실한 건 여러 세대가 하나의 사회안에서 공존하는 조건을 만들지 않는다면 오늘날의 엄청난 진보-수명 연장. 의학발전-가 오히려 대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죠. 여기에 노인세대가 주는 부담이 무거워질수록 이들에 대한 사회문화적 거부도 점점 심해진다는 부조리까지 더해지겠죠. 노인들에게 돈이 더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그들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며 인디언 보호구역 같은 곳에 몰아넣어야 한다고 생각할게 뻔합니다.

벌써 고용시장에 들어온 일부 젊은이는 정작 자신은 정착하고 자식을 교육시킬 돈조차 없는데 60대가 세계를 구경할 수 있도록 관광여행에 돈을 대줄 것을 요구받는 실정입니다. 60대는 다른 세대들이 돈을 내도록 압력을 넣고자 점점 정치에 투자를 할 것입니다. 세대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젊은이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걷어 나이든 사람들한테 쓰는 경향은 점점 증가하겠지요.

다시 말해 사회는 생산활동 세대인 30~40대로부터 엄청난 세금을 걷어 60세 이상의 세대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반면 가족은 60세 이상의 세대가 30대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줍니다. 완전히 불합리하고 어이없는 상황인거죠.“(‘노년예찬’중 ‘퇴직연금은 깜짝 선물이 아니다’에서 발췌)

프랑스 저널리스트이면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여러 작품을 세상에 내놓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프랑수아 드 클로제(1933년생)의 통찰력이다. 여기서 길게 인용한 것은 프랑스의 80대 노인이 꿰뚫어보고 있는 프랑스의 연금제도의 허점이 우리나라 실정에도 곧 들어맞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군인 등 세금으로 적자액을 보전하고 있는 특수직연금의 경우는 클로제의 지적에 상당히 부합한 실정이다.

얼마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14%로 대폭 올리는 방안을 다수 의견으로 채택했다. 국민반발이 만만치 않아 오는 10월 정기국회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출처:국민연금 블로그>
물론 연금보험료 인상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다 알다시피 현행 국민연금은 2060년에 고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를 위해 지금 세대의 보험료 부담을 올려 다음 세대의 재정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이다. 클로제가 지적했듯이 다음 세대로 부담을 계속 떠넘기다보면 세대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현행 보험료율 9%에서 14%로 인상될 경우 월 300만원 소득의 직장 가입자 부담은 13만5000원에서 21만원으로 7만5000원이 오르게 된다. 전액 본인이 부담하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현행 27만원에서 42만원으로 무려 15만원이 인상된다.

정부가 지난 2007년 60%수준이던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기로 해 가입자가 크게 반발했다. 그래서 국민연금 대신 ‘용돈 연금’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받는 돈은 줄어드는 마당에 낼 돈을 대폭 올리는 보험료 인상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막대한 돈을 메꾸는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의 개혁없이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담만 늘리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1조6959억원, 1조15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부족분을 국민세금으로 메웠다.

국민연금의 재정안정과 ‘세대간 연대’를 위해서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 현행 제도는 낸 것보다 더 받도록 설계돼 있는데다 평균수명 증가로 연금을 타는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9%만 올려도 별도의 조세 충당없이 연금수익과 투자수익만으로 2083년까지는 연금기금을 운용할 수 있다.

보험료 인상을 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많다. 바닥에 떨어진 국민연금의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동계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춘지 얼마나됐다고 또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냐고 난리다. 앞으로 10~20년간은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구축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김연명 중앙대교수는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보험료 인상은 지금 상태로는 부작용이 커서 안된다. 지금 9%의 보험료를 갖고도 적립금이 4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2%를 차지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보험료율을 13~14%로 높이면 기금이 국내총생산의 50%이상까지 쌓일 수 있다. 공공부문에 돈이 너무 많이 쌓이면 채권 주식투자 등 시장을 왜곡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2030년 이후에 보험료 인상을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30~50대 가입자들은 대부분 부모세대를 부양하는데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 또다시 연금을 내야하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들 세대가 연금을 받는 시기가 되면 자녀 세대의 부모 부양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작정 국민연금을 인상하는 것보다는 고소득층 납부액을 올리고 수급액을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부자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현재 국민연금 부과대상의 최고소득 상한은 월소득 389만원이며 보험료율은 9%이다. 월 소득이 500만원이든 5000만원이든 국민연금 보험료는 똑같이 389만원의 9%인 35만원을 납부하면 된다. 최고상한액을 낮게 설정한 이유는 향후 지급해야 하는 엄청난 액수의 수급액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민연금 수익구조상 가입자는 납부한 보험료의 두배 이상을 노후에 받아가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연금수급액을 최저연금의 일정 배수 이하로 제한하는 최고연금제도를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막을 수 있다. 이 제도는 보험료율을 인상하지 않으면서 소득재분배 효과와 소진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지만 고소득층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것이 상징조작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설계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기금이 고갈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며 기금고갈이 아니라 기금소진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되면 급여를 못받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연금급여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가 책임지고 지급한다”고 밝힌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지급된다고 믿어도 된다.

비록 용돈 수준으로 전락했다지만 수많은 베이비부머에게 국민연금은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 잘 굴러가야 할텐데~”

[윤형식 매경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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