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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기자의 경제학으로 세상읽기] 네안데르탈인들은 누가 죽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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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3.06.28 13:54:14 | 최종수정 2013.06.28 14:05:15 | |
지구상에 30만 년 전에 최초로 등장해 혹독한 빙하기를 견뎌내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독자적인 구석기문화를 만들어냈던 네안데르탈인이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 배경에 대해선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한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잡아먹는 식인 풍습(cannibalism)을 갖고 있을 정도로 잔인했다는 주장부터 더 심한 빙하기에 얼어 죽었다, 심지어는 머리에 비해 눈알이 너무 커서 멸종됐다는 얘기까지 별의별 주장이 다 나온다. 과거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조상일 것이란 추정이 나오기도 했지만, DNA분석결과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와 다른 계통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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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로 형상화된 네안데르탈인 이미지> | ||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고 네안데르탈인은 주로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에 분포했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보다 생물학적 열위에 있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들도 도구와 불을 사용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호모사피엔스 못지않은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호모사피엔스가 유럽으로 진출한 시기는 약 8만년 전이고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시기는 약 3만년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만 년 동안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빙하기의 유럽에서 공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류학자들은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게 된 연유에 대해 때맞춰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의 존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추운 빙하기에는 먹을 수 있는 먹잇감이 제한돼 있다.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호모 사피엔스 입장에서는 번번히 자신의 먹거리를 가로채는 네안데르탈인이 달가울 리 없다. 아프리카 사바나의 사자가 하이에나의 새끼를 발견하자마자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것처럼 호모사피엔스들도 경쟁자들을 학살해 버리지 않았을까. 식인 습성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들이 네안데르탈인을 잡아 먹었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이 같은 추론을 배경에 깔고 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보다 생물학적으로 우수했을 것이란 주장만으로는 네안데르탈인들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야 했던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네안데르탈인들을 호모 사피엔스들의 씨를 말려 버렸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
호모 에렉투스를 먼 조상으로 공유했지만 유전적으로 서로 전혀 다른 개체였던 그들.
둘 다 모두 강하고 현명했고 또 무리를 지어 사냥하면서 돌도끼, 창과 같은 도구를 사용했다. 오히려 수천 년 동안 빙하기를 경험했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체격 조건이 훨씬 더 강인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따뜻했던 아프리카 출신인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더 적응력이 강했고 두뇌 용량도 컸다는 주장마저 있다. 생물학적 우열만으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설명할 수 없다면 무엇이 이들 두 개체의 운명을 갈랐을까.
리차드 D. 호란 미시간 주립대학 교수는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경제학적 이론(How Trade Saved Humanity from Biological Exclusion: An Economic Theory of Neanderthal Extinction, 2005) ` 이란 주제의 논문을 통해 교역과 분업이라는 경제적인 교환 시스템이 결국 호모 사피엔스들이 네안데르탈인들을 압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고고학적인 증거를 찾아보면 20만년 이상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을 지배한 네안데르탈인들은 약 20~30명씩 떼를 지어 살기는 했지만 다른 네안데르탈 집단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매머드 등 큰 먹잇감 사냥에 나설 때에는 가족들이 한꺼번에 사냥에 나섰다. 다른 네안데르탈 집단과 같이 사냥을 나선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직계 가족 위주로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거주지였던 동굴에서 멀리 이동하려 들지도 않았다. 매머드, 들소, 사슴, 말 등 큰 동물을 쫓으면서 한탕을 노렸지만 토끼나 새 등 작은 먹잇감은 무시했다. 한마디로 그 결과 종족 내에 경쟁과 분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우루루 몰려 다니면서 사냥을 한 것이다. 그래서 수십만 년에 걸친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다른 무리들과 서로 교류를 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약 1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약 4만 년 전 유럽대륙으로 건너온 호모 사피엔스는 치밀했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분업`이 가능했다. 매머드 등 맹수를 쫓는 사냥꾼, 토끼 등 작은 먹잇감을 구하는 사냥꾼, 그리고 창, 칼, 도끼 등 무기와 도구를 만드는 사냥도우미들, 그리고 어린 사냥꾼을 길러내는 여자들 사이에서 분업이 이뤄졌다. 먹이를 쫓는 사냥꾼들은 다른 업무에서 벗어나 더 좋은 무기로 오로지 사냥에만 열중했다. 더 많은 먹잇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종족 번식의 기초를 닦았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면서 호모 사피엔스들의 개체 수는 계속 늘어가고 확보한 사냥감도 늘어난 반면 네안데르탈인들이 구할 수 있는 먹이는 감소하고 개체 수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분업과 전문화는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능숙한 사냥꾼을 우두머리를 삼고 매머드 등 큰 먹잇감을 재산으로 여기는 자본 축적의 초기 행위가 호모 사피엔스 종족 사이에서 발생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게다가 `교역`을 했다. 자기들끼리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떼를 지어 멀리 돌아다니면서 서로 다른 호모 사피엔스 집단들과 먹이와 도구를 바꾸고 또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분업과 교역이 계속 축적되는 과정에서 쌓아 올려진 호모 사피엔스들의 경험과 지식은 결국 문화 혁명(Great Leap Forward)으로 이어졌다. 죽은 이들을 장신구로 장식해서 매장하고 장례 의식을 거행했고 비생산적인 행위인 예술도 이때부터 출현한 게 바로 분업과 교역을 통한 잉여 생산물의 축적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리차드 D. 호란 미시간 주립대학 교수의 또 다른 설명을 들어보자. 경제학자는 수학적 모델을 사용한 결과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자였던 네안데르탈인들을 학살하지 않고도 교역과 분업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을 자연스럽게 멸종의 상태로 내모는데 약 8000년이 걸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류학자들은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게 된 연유에 대해 때맞춰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의 존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추운 빙하기에는 먹을 수 있는 먹잇감이 제한돼 있다.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호모 사피엔스 입장에서는 번번히 자신의 먹거리를 가로채는 네안데르탈인이 달가울 리 없다. 아프리카 사바나의 사자가 하이에나의 새끼를 발견하자마자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것처럼 호모사피엔스들도 경쟁자들을 학살해 버리지 않았을까. 식인 습성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들이 네안데르탈인을 잡아 먹었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이 같은 추론을 배경에 깔고 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보다 생물학적으로 우수했을 것이란 주장만으로는 네안데르탈인들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야 했던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네안데르탈인들을 호모 사피엔스들의 씨를 말려 버렸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
호모 에렉투스를 먼 조상으로 공유했지만 유전적으로 서로 전혀 다른 개체였던 그들.
둘 다 모두 강하고 현명했고 또 무리를 지어 사냥하면서 돌도끼, 창과 같은 도구를 사용했다. 오히려 수천 년 동안 빙하기를 경험했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체격 조건이 훨씬 더 강인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따뜻했던 아프리카 출신인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더 적응력이 강했고 두뇌 용량도 컸다는 주장마저 있다. 생물학적 우열만으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설명할 수 없다면 무엇이 이들 두 개체의 운명을 갈랐을까.
리차드 D. 호란 미시간 주립대학 교수는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경제학적 이론(How Trade Saved Humanity from Biological Exclusion: An Economic Theory of Neanderthal Extinction, 2005) ` 이란 주제의 논문을 통해 교역과 분업이라는 경제적인 교환 시스템이 결국 호모 사피엔스들이 네안데르탈인들을 압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고고학적인 증거를 찾아보면 20만년 이상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을 지배한 네안데르탈인들은 약 20~30명씩 떼를 지어 살기는 했지만 다른 네안데르탈 집단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매머드 등 큰 먹잇감 사냥에 나설 때에는 가족들이 한꺼번에 사냥에 나섰다. 다른 네안데르탈 집단과 같이 사냥을 나선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직계 가족 위주로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거주지였던 동굴에서 멀리 이동하려 들지도 않았다. 매머드, 들소, 사슴, 말 등 큰 동물을 쫓으면서 한탕을 노렸지만 토끼나 새 등 작은 먹잇감은 무시했다. 한마디로 그 결과 종족 내에 경쟁과 분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우루루 몰려 다니면서 사냥을 한 것이다. 그래서 수십만 년에 걸친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다른 무리들과 서로 교류를 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약 1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약 4만 년 전 유럽대륙으로 건너온 호모 사피엔스는 치밀했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분업`이 가능했다. 매머드 등 맹수를 쫓는 사냥꾼, 토끼 등 작은 먹잇감을 구하는 사냥꾼, 그리고 창, 칼, 도끼 등 무기와 도구를 만드는 사냥도우미들, 그리고 어린 사냥꾼을 길러내는 여자들 사이에서 분업이 이뤄졌다. 먹이를 쫓는 사냥꾼들은 다른 업무에서 벗어나 더 좋은 무기로 오로지 사냥에만 열중했다. 더 많은 먹잇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종족 번식의 기초를 닦았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면서 호모 사피엔스들의 개체 수는 계속 늘어가고 확보한 사냥감도 늘어난 반면 네안데르탈인들이 구할 수 있는 먹이는 감소하고 개체 수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분업과 전문화는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능숙한 사냥꾼을 우두머리를 삼고 매머드 등 큰 먹잇감을 재산으로 여기는 자본 축적의 초기 행위가 호모 사피엔스 종족 사이에서 발생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게다가 `교역`을 했다. 자기들끼리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떼를 지어 멀리 돌아다니면서 서로 다른 호모 사피엔스 집단들과 먹이와 도구를 바꾸고 또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분업과 교역이 계속 축적되는 과정에서 쌓아 올려진 호모 사피엔스들의 경험과 지식은 결국 문화 혁명(Great Leap Forward)으로 이어졌다. 죽은 이들을 장신구로 장식해서 매장하고 장례 의식을 거행했고 비생산적인 행위인 예술도 이때부터 출현한 게 바로 분업과 교역을 통한 잉여 생산물의 축적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리차드 D. 호란 미시간 주립대학 교수의 또 다른 설명을 들어보자. 경제학자는 수학적 모델을 사용한 결과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자였던 네안데르탈인들을 학살하지 않고도 교역과 분업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을 자연스럽게 멸종의 상태로 내모는데 약 8000년이 걸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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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경제학적 이론(2005) 중에서 발췌> | ||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간의 경쟁에서는 생물학적 특성도 중요하지 않았다. 호모 사피엔스들이 네안데르탈인보다 생물학적으로 뒤처졌다고 해도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좀 더 소요됐을 뿐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수렵생활을 하면서 경쟁자인 네안데르탈인들을 몰아내던 때부터 고도로 분화된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으로는 별로 변한 게 없다. 분업과 교역을 통해 문화를 형성하고 친족관계를 만들어 그 경험을 후대에 전수했다. 또 이웃집단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생물학적인 진화가 아닌 `문화적 진화`라는 경로를 밟으면서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 여기까지에 이르렀다.
인류의 향상과 국가의 성장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원을 분업과 교역을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네안데르탈인의 예에서 보듯 자신의 힘과 머리만을 과신하고 배우고 교류하려 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강한 존재로 태어났다고 해서 실력이 길러지고 종족이 번창하는 게 아니다. 분업과 교역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분업과 교역의 토대는 공감(共感)에서 출발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나가서 동료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진화의 선순환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핀 공장의 예를 들어 분업과 교역이 국부의 원천이 된다고 갈파했던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묘비명으로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썼다. 국부는 분업과 교역을 통해 창출되지만 그 바탕에는 이기심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도덕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다.
사실 유인원인 침팬지도 인간에 견줄 정도로 상당한 사회성과 교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은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파악된다. 외향성(extroversion), 쾌활함(agreeableness), 조심성(conscientiousness), 신경질적(neuroticism),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누구는 외형적이나 조심스럽고 쾌활하면서 신경질적이지 않으나 다소 폐쇄적이다라고 하면 그 사람의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새로 만난 사람들의 이 같은 성격들이 서로 어떻게 매치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의 관계가 서로 좋아질지 아니면 서먹서먹해질지 여부가 결정이 된다. 그런데 유인원류에 속하는 침팬지들에게는 이 다섯 가지 기질 이외에 인간이 갖추지 못한, 아니 잃어버린 기질을 하나 더 갖고 있다. 바로 성격상의 지배성(dominance)이다. 무리 내 다른 구성원들을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서려는 포악함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게 침팬지들 사이에서 중요하다.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에 나오는 돌연변이 침팬지 시저가 동료 무리들을 지배하고 세상을 뒤흔드는 그 광경을 떠올려 보라.
호모 사피엔스들은 수렵생활을 하면서 경쟁자인 네안데르탈인들을 몰아내던 때부터 고도로 분화된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으로는 별로 변한 게 없다. 분업과 교역을 통해 문화를 형성하고 친족관계를 만들어 그 경험을 후대에 전수했다. 또 이웃집단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생물학적인 진화가 아닌 `문화적 진화`라는 경로를 밟으면서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 여기까지에 이르렀다.
인류의 향상과 국가의 성장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원을 분업과 교역을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네안데르탈인의 예에서 보듯 자신의 힘과 머리만을 과신하고 배우고 교류하려 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강한 존재로 태어났다고 해서 실력이 길러지고 종족이 번창하는 게 아니다. 분업과 교역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분업과 교역의 토대는 공감(共感)에서 출발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나가서 동료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진화의 선순환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핀 공장의 예를 들어 분업과 교역이 국부의 원천이 된다고 갈파했던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묘비명으로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썼다. 국부는 분업과 교역을 통해 창출되지만 그 바탕에는 이기심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도덕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다.
사실 유인원인 침팬지도 인간에 견줄 정도로 상당한 사회성과 교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은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파악된다. 외향성(extroversion), 쾌활함(agreeableness), 조심성(conscientiousness), 신경질적(neuroticism),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누구는 외형적이나 조심스럽고 쾌활하면서 신경질적이지 않으나 다소 폐쇄적이다라고 하면 그 사람의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새로 만난 사람들의 이 같은 성격들이 서로 어떻게 매치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의 관계가 서로 좋아질지 아니면 서먹서먹해질지 여부가 결정이 된다. 그런데 유인원류에 속하는 침팬지들에게는 이 다섯 가지 기질 이외에 인간이 갖추지 못한, 아니 잃어버린 기질을 하나 더 갖고 있다. 바로 성격상의 지배성(dominance)이다. 무리 내 다른 구성원들을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서려는 포악함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게 침팬지들 사이에서 중요하다.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에 나오는 돌연변이 침팬지 시저가 동료 무리들을 지배하고 세상을 뒤흔드는 그 광경을 떠올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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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팬지의 입장에서 진화의 과정을 역추적한 영화 혹성탈출(2011)> | ||
그렇다면 침팬지의 성격에는 지배성이란 게 존재하는 데 유인원 무리에서 이탈해 오랜 진화 과정을 거쳐온 인간의 심리 내면에는 더 이상 그런 기질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업과 교류라는 진화의 되먹임 단계를 거치면서 우리는 공감의 영역에 해당하는 기질을 계속 장려하고 발전시키는 대신 지배성이란 기질은 계속 제거해온 것이 아닐까. 결국 무리 내 다른 구성원들과 공감하는 게 아니라 위협하고 지배하려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들은 진화 단계에서 계속 축출당하고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을 함축하는 게 아닐까.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이 같은 경우를 때때로 아니 자주 마주친다. 무리 밖의 외톨이가 지배성을 강하게 띨 때, 길가는 행인을 붙잡고 지배성을 과시하려는 이들을 우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 패스라고 부른다. 더러 조직 내부에도 이 같은 자들이 존재한다. 무리 내부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자신의 힘만 믿고 설쳐대면서 폭력과 욕설, 폭언으로 군림하고 지배하려던 자들 말이다. 최근 문제가 된 갑을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힘과 지위만을 믿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지배하고 군림하려 드는 자들 말이다.
어떻게 보면 진화가 덜 된 것일 테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순간 강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진화 과정에서 강자 생존(the strongest survival)이 아니라 적자 생존(fittest survival)의 순리에 따라 무리에서 도태되고 말더라는 평범한 진실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혹성탈출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유인원은 혼자서는 약하다. 하지만 함께라면 강하다고(Apes alone weak, apes together strong)."
[이근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이 같은 경우를 때때로 아니 자주 마주친다. 무리 밖의 외톨이가 지배성을 강하게 띨 때, 길가는 행인을 붙잡고 지배성을 과시하려는 이들을 우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 패스라고 부른다. 더러 조직 내부에도 이 같은 자들이 존재한다. 무리 내부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자신의 힘만 믿고 설쳐대면서 폭력과 욕설, 폭언으로 군림하고 지배하려던 자들 말이다. 최근 문제가 된 갑을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힘과 지위만을 믿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지배하고 군림하려 드는 자들 말이다.
어떻게 보면 진화가 덜 된 것일 테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순간 강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진화 과정에서 강자 생존(the strongest survival)이 아니라 적자 생존(fittest survival)의 순리에 따라 무리에서 도태되고 말더라는 평범한 진실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혹성탈출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유인원은 혼자서는 약하다. 하지만 함께라면 강하다고(Apes alone weak, apes together strong)."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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