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아시아경제 입력2013.03.27 10:54기사 내용
[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매월당 김시습.1435~1493)남도를 향해 달려온 부드러운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혀 용틀임하다, 영암(靈巖)들판에 우뚝 솟는다. 드 넓은 들녘 한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산은 신비스러움 기운을 뿜어낸다. 기암괴석이 울퉁 불퉁 불거진 근육질의 몸매는 웅장함을 넘어 기이함마저 느껴진다.


산은 높지 않지만 우뚝하고 장대하다. 사방 100리에 큰 산이 없어 더욱 그렇다. 월출산은 그림으로 치면 영암의 배경이다. 울퉁 불퉁 기묘한 산을 뒷 그림으로 파란색 보리밭과 황토빛 땅이 차례로 교차하며 미묘한 색의 하모니를 이룬다. 월출산을 제대로 알려면 산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누구는 월출산을 아름다운 나신으로 비유한다. 바위산인 월출산은 그 아름다움을 다른 육산처럼 숨기지 않고 다 벗어 보여준다는 것. 단 그 아름다움의 감동은 산을 높이 오를수록 커지기 때문에 한 발 두 발 올라야 그 감흥을 차지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산행은 천황사탐방소에서 시작해 바람폭포, 천황봉, 사자봉, 구름다리, 천황사탐방소로 회귀하는 6.6km코스다.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의 맨땅에서 솟은 산이라, 산행은 처음부터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어쩌면 월출산은 멀리 물러섰을 때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멀찍이 서서 보는 월출산의 모습이 특별한 것은 다른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통째의 산의 형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름난 산들은 뒤로 물러나서 보자면, 첩첩이 앞을 가로막은 봉우리에 가려져 버리지만, 월출산만큼은 그렇지 않다. 월출산은 영암의 들녘 어디서 바라보더라도, 산이 일어서는 능선 아래부터 높이 암봉이 치솟았다가 다시 눕는 산자락을 하나의 선으로 이을 수 있다. 그중 최고의 전경을 선사하는 곳이 덕진 차밭이다. 차밭은 월출산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송석정마을이 있는 백룡산 자락에 들어서 있다. 한국제다에서 운영하는 차밭은 3만5천여평으로 순수재래송 차를 재배하고 있다.


영암=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목포IC에서 나와 해남 방면을 택한다. 국도 2호선 목포 방조제를 넘어 영암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학산면에서 819번 지방도를 타면 영암 읍내다. 호남고속도로는 광주IC를 나와 나주쪽 13번국도를 따라 영암까지 이어진다. 왕복 4차선길이 시원하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를 탕으로 끓여낸 갈낙탕은 영암별미 중 제일이다.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양념해 살짝 구워낸 낙지구이도 그 맛이 일품. 낙지연포탕도 빼놓을 수 없다. 연포란 이름은 낙지를 끓이면 마치 연꽃처럼 다리를 펼친다고 해서 붙었다. 학산면 독천일대에는 낙지요리를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 독천식당(061-472-4222), 중원회관(061-473-6700) 등이 잘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짱뚱어탕과 장어구이 등이 입맛을 유혹한다.
▲잠잘곳=
모정마을에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란 뜻을 가진 전통 한옥 월인당이 있다. 흙으로 만든 가옥에 장작을 때서 아랫목이 설설 끊는 것이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특히 월인당의 누마르에 앉으면 월출산의 산세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장관도 맛 볼 수 있다. 월인당에서 하룻밤을 위해서는 모든 방이 장작을 때기에 예약은 필수. (061-471-7675). 구림마을의 대동계사 민박도 좋다. 불을 때는 방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고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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