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자산운용 전문가①] "올 증시 작년같은 대박은 없다"

ngo2002 2010. 3. 26. 09:29

"美 출구전략 국내증시엔 기회"

[자산운용 전문가①]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

"최근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출구전략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잘 알려져 있는 악재들은 막상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죠."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49.사진)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양 본부장은 "사실상 미국은 세금 축소를 통한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통해 이미 미시적인 출구전략을 시작한 상태"라며 "미국이 이제 단 하나 남은 카드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초기에는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그리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오히려 미국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선진국 뿐만 아니라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서도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국인데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도 높아진 상태"라며 "탄탄한 기본 체력에 국가 재정까지 갖춘 점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승 여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진 시장 대비 할인(디스카운트) 폭이 점차 줄어들면서 국내 증시도 제 위치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특히 올 6월 국내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현재와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해 코스피가 50% 이상 상승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15~20% 정도의 상승률만 기대하는 것이 좋다고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를 고려해 볼 때 올해 1800~1900선 이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지만 양 본부장은 이러한 구체적인 수치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지수를 전망하기보다는 차라리 앞으로 유망한 산업들을 찾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양 본부장은 최근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은 어떤지 주의깊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그가 요즘 눈여겨보는 분야 중 하나는 `환경`과 관련된 산업.

탄소배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스마트그리드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그의 대표적인 관심분야 중 하나다.

이른바 정보화 세대로 불리는 `N세대`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197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N세대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시대의 문을 열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진 세대다. 양 본부장은 "베이비붐 세대가 성장하면서 여행, 문화,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나 전자책(e-book) 등 이들이 관심있는 시장 속에서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글로벌 수요에 있어 리밸런싱(재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양 본부장은 "미국이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에 빠져든 것은 그들이 체력(소득) 이상으로 무리하게 소비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생산에 주로 치중해왔던 중국 등의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이 소비에 나서는 한편 미국은 다시 생산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국 내수 시장에서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분야나 화학, 철강, 소재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높은 국내 기업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펀드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수익률이 계속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시세에 얽매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운용 스타일이 꾸준히 유지되는 펀드들을 고르는 것이 낫습니다."

양 본부장은 "브라질 기업 중에 우리가 잘 아는 기업이 있나"라고 반문한 후 "잘 모르는 국가나 섹터의 경우 차라리 안전하게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양정원 본부장은 삼성투신의 대표 펀드 중 하나인 `삼성배당주장기주식펀드`와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펀드`를 출시하고 운용한 인물로 삼성생명 증권사업주식팀을 거쳐 1999년 삼성투신에 입사했다. 운용평가팀과 주식운용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총괄 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정나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3.25 11:05:23 입력, 최종수정 2010.03.25 14: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