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일상 생활에서 브랜드와 상품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순간을 포착해 마케팅에 적용하는 `라이프셰어(Lifeshare)`가 과연 유효한 접근일까. 새로운 시도에는 늘 의문이 따른다. 하지만 그 의문의 구름을 걷어내면 가려졌던 길이 보인다. 이 새로운 개념을 바라보는 경영 구루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브랜드란 절대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소비문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맥락을 항상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라이프셰어는 소비자 일상과 브랜드가 얼마나 잘 맞는지 파악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경영학계 거장 수닐 굽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매일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라이프 셰어라는 개념이 기업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준다고 말했다.
▶소비자 일상을 포착해야
-라이프셰어라는 개념이 기업에 제공할 통찰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예를 들어봅시다. 만약 어떤 제품이 소비자 일상 중 아주 특별한 순간에만 사용된다고 생각해 보는 겁니다. 가령 가족이 모여 아침 식사를 하는 순간에 사용되는 제품이라고 칩시다. 기업이 이러한 사실을 포착할 수 있다면 마케팅을 할 때 가장 적절한 타깃층을 설정할 수 있을 테고 전략을 세우는 데도 수월하겠지요. 향후 소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는 범위나 제품 용도 자체를 더 넓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 보탬이 되기도 하고요."
-일상에 대한 이해가 기업이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뜻이군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시지요. 하지만 단지 그 이유라면 콜라보다는 물을 마시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대부분 사람들은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 스포츠 중계를 보거나 영화를 볼 때 그 시간과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십니다. 만약 코카콜라가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고객관리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겠지요"
굽타 교수는 라이프셰어가 준 새로운 혜택은 `사고의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소비자 마음을 공유하자`는 개념이 있었고 카드 회사나 식품회사에서도 `소비자 지갑을 공유하자`는 모토를 내세우기도 했지만 일상 자체에 대한 고민은 적었다는 설명이다.
▶나이키 경쟁자는 닌텐도
-사고의 확장이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도 있나요.
"종전에 기업이 인지할 수 있었던 경쟁자는 같은 상품군 내에 있는 기업이었지요. 하지만 일상으로 접근을 하다 보면 소비자 생활 안에서 실제로 자신들 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에 속한 제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키가 실질적인 경쟁자는 닌텐도 게임기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도 보다 넓은 사고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지금 이 컨셉트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품이나 카테고리를 통합해 사고해야 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지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ㆍ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능력)이 가능한 사회가 됐습니다. 기업도 단 한 가지 그림이 아닌 여러 가지 그림을 보며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
▶소비자는 일상을 공유
-라이프셰어가 디지털 발전이 가져온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네요.
"그렇죠. 이제는 공유 문화입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가 성장하면서 개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쉽게 해 주지요. 사람은 태생적으로 사회적인 존재고 기술 발달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행위`를 보다 쉽게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너무나도 쉬워졌어요.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행동도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환경은 우리가 입는것, 음악을 듣는 것, 영화를 보는 것, 그리고 물건을 구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쳐요. 주변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이 일상이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라이프셰어는 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기업이 이 안에서 사고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굽타 교수는 지난해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와 공동 집필한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 관련 논문에서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친구가 구매한 것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굽타 교수는 이러한 구매 행위를 `사회적 구매`라고 명명했다.
"특히 소통이 편리해진 디지털 사회에서 친구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서로 영향을 주지요. 이런 `사회적 구매`에 착안해 만들어진 기업도 있어요. 소셜미디어에 기반해 상거래 활동을 펼치는 `그루폰`이 대표적입니다. 제품 구매와 소비에 이런 사회적 맥락이 중요해진다는 게 라이프셰어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을 방증합니다."
굽타 교수는 2005년 `고객관리는 투자다(Managing Customers as Investment)`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고객을 향한 관심과 관리는 브랜드에 대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5년 당시 책을 쓸 때는 직원뿐 아니라 고객도 360도 평가(평가 대상자 상사뿐 아니라 본인, 부하 직원, 내부 고객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피드백을 받도록 하는 평가법)를 해야 관리자들이 좋은 업무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객이 내 회사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파악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제는 라이프셰어를 통해서라면 360도 평가보다 나은 관점과 정보를 기업이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360도 평가가 `내 회사`에 관련된 고객 정보 수집에 용이하다면, 라이프셰어는 `내 회사`가 아닌 모든 부분에 대한 고객 정보와 관점을 파악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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