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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고혈압

ngo2002 2012. 7. 20. 10:26

고혈압은 무서운 병이다.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꼴로 고혈압을 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환자는 484만명(2010년 기준)이며 진료비로 한 해 2조2540억원을 썼다. 고혈압 환자는 이차성 고혈압까지 포함하면 5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일차성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이차성 고혈압은 신장질환, 호르몬 이상과 같이 어떤 질환에 의해 발생하며 전체 고혈압 환자의 5~10%를 차지한다.

고혈압은 연령대별(2010년 기준)로 보면 30대는 10만명당 2113명, 40대 9339명, 50대 2만3078명, 60대 4만48명, 70대 5만908명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40대는 10명 중 1명꼴로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60대 이상은 2명 중 1명꼴로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고혈압 자체보다 뇌출혈, 심장병, 뇌경색증, 지주막하출혈, 신장병 등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고혈압 합병증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 원인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고혈압은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병이지만 혈압약을 먹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혈압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부작용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고혈압 합병증이 찾아오기 전에 혈압을 올리는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혈압약을 먹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며,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그래도 혈압이 관리되지 않으면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고혈압은 혈액의 양이 늘었거나 혈액이 혈관을 쉽게 통과하지 못해 발생한다.

몸 안에서 혈액의 양이 늘어날 때는 △살이 쪘을 때(살이 찌면 그만큼 혈액도 많이 필요)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염분을 많이 먹으면 몸은 염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관으로 더 많은 양의 수분을 보내 혈액이 늘어남) △계단 오르기나 달리기 같은 힘든 운동(운동하면 근육이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하여 단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을 공급) 등이다.

또 혈액이 혈관을 쉽게 통과하지 못할 때는 △추위나 긴장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 △몸 안의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이 작용할 때 △혈관벽의 동맥경화성 변화 또는 콜레스테롤이 쌓여 있을 때 △혈액의 수분 감소(탈수) △활성산소가 늘어 피가 걸쭉하고 탁할 때 등이다.

고혈압은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한다는 주장도 있다. 고혈압은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일차성 고혈압(전체 고혈압의 약 90% 차지)과 특정 원인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 두 종류가 있다. 최근 들어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중추신경계, 신장, 심혈관계, 내분비계, 혈관의 평활근 세포막 등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고혈압이 됐을 경우 뇌졸중 발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알려지고 있다. 부모가 뇌졸중이면서 고혈압이면 자식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부모의 고혈압이 자식에게 유전되는 비율은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 아닌 경우 자녀 10~20명에 1명꼴(10%이하) △부모중 한 명이 고혈압인 경우 자녀 3명에 1명꼴(약 30%) △부모가 모두 고혈압인 경우 자녀 2명에 1명꼴(50%)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 있어도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주의하면 평생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일차성 고혈압은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다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고혈압학회(ISH)가 제시하는 정상 혈압 기준은 120/80㎜Hg 미만이다. 미국고혈압학회는 120~139/80~89㎜Hg를 고혈압 전단계로 정의한다. 일본고혈압학회(JSH)는 수축기혈압 130㎜Hg 미만, 이완기혈압 85㎜Hg 미만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축기혈압 120㎜Hg 미만, 확장기혈압 80㎜Hg 미만을 정상 혈압으로 보고 있다.

혈압이 평소 정상이지만 병원에만 가면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가는 `백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가정에서 스스로 혈압을 재고 가정 혈압의 기준치(노인 135/85㎜Hg, 당뇨병ㆍ신장병환자 125/75㎜Hg, 청년ㆍ중장년층 125/80㎜Hg)를 참고하면 된다.

혈압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혈관이 손상되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이 때문에 고혈압 합병증으로 뇌출혈(팔ㆍ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의식을 잃음), 지주막하출혈(뇌속의 동맥류 파열로 극심한 두통ㆍ구역질ㆍ구토 발생), 뇌경색증(반신마비, 구음장애, 시야결손), 심장비대증ㆍ심부전증(가슴두근거림ㆍ숨참ㆍ부종ㆍ호흡곤란), 협심증(가슴 짓누르는 압박감과 쥐어짜는 듯한 느낌), 심근경색증(극심한 가슴통증ㆍ호흡곤란), 신부전증(단백뇨ㆍ혈뇨ㆍ전신무력감 등 요독증 발생), 안저출혈(사물이 왜곡돼 보이고 색이 흐려보임) 등이 발병한다.

혈압은 대개 낮에는 높고 밤에는 낮다. 보통 새벽부터 다시 혈압이 오르기 시작해 잠을 막 깼을 때가 가장 높다. 특히 혈압이 높은 새벽 시간대에 돌연사의 위험도 크다. 하루 중 혈압이 급상승하는 오전 6~9시는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모두 높아져 `마(魔)의 3시간`으로 불린다. 혈압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병원에 와서 재는 혈압만으로 혈압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가정에서 혈압을 잴 때 주의할 사항은 △아침식사나 저녁식사 전에 잰다 △측정 전에 1~2분간 안정을 취한다 △운동 또는 추운 곳에 있었으면 30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잰다 △측정 전에 화장실에 다녀온다 △3회 이상 측정한 후 평균값을 낸다 △늘 같은 시간대에 측정하면 혈압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고혈압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이 기본이지만 표적장기(심장, 뇌, 신장, 혈관, 안저) 손상과 위험인자 유무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분류해 결정한다. 고혈압은 경증이라도 진단되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높은 정상 혈압(수축기 130~139㎜Hg, 이완기 85~89㎜Hg)이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저위험군이나 중등도 위험군까지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중등도와 저위험군은 각각 한 달간과 석 달간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혈압이 140/90㎜Hg 미만으로 되지 않으면 혈압강하제를 복용해야 한다. 고위험군이나 혈압이 낮아도 표적장기가 손상된 경우 처음부터 약물치료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병원이나 의사를 선택할 때는 환자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처방 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를 고려한다. 또 식사나 운동, 생활습관에 관해 조언을 해주는 의사가 좋다. 고혈압을 진단받으면 처음 3~4개월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병원에서 혈압을 재고 치료 결과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 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을 찾으면 된다.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한동안은 1~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혈압은 언제까지 치료해야 할까? 고혈압 치료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과 같은 `일반요법`과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 등이 있다. 일반요법은 평생 지속할 각오를 해야 하고 혈압강하제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속 복용해야 한다. `혈압약을 잘 챙겨먹으면 지금까지와 똑같이 생활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엄청난 착각이다. 혈압약은 자신의 판단으로 끊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7.12기사입력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