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 고졸 성공시대 ③ 특성화고 졸업후 중견기업 취직한 3인 ◆

ngo2002 2012. 5. 30. 10:10

"강소기업 일궈 고졸신화 쓸래요"
"대졸보다 낫다" 호평에 제대후 복직도 약속
회사 배려로 대학 진학…취업률도 오름세
기사입력 2012.05.27 17:36:35 | 최종수정 2012.05.28 08:18:00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 고졸 성공시대 ③ 특성화고 졸업후 중견기업 취직한 3인 ◆

지난 3월부터 STX 계열사인 제일종합기술 계기조정팀에서 일하는 오중현 씨(19)는 이 회사 첫 고졸 사원이다.

특성화 고교인 서울 성동공업고를 졸업한 그는 3년간 현장 중심 기술교육을 받으며 성실히 공부한 끝에 지난해 12월 입사 시험을 통과했다. 신입 연봉 2800만원. 대졸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 그는 "고졸은 한때 고민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희망"이라고 말한다.

◆ "고졸이 고민에서 희망으로"

상고ㆍ공고 등 실업계 고교 후신인 특성화고 출신들이 대학 졸업장 없이도 일류 기업 취업 문턱을 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취업률이 100%에 가까운 마이스터고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고졸 취업 붐이 일면서 2008년 19%에 머물던 취업률이 지난 4월 기준으로 38.1%까지 치솟았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개최한 `고졸 성공시대! 열린토론회`에서 마이스터고보다 특성화고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특성화고에서도 작지만 강한 회사에서 큰 꿈을 키우는 고졸 성공 스토리가 하나둘 싹트고 있다.

지금은 직장 상사에게 "똘똘한 고졸 직원 1명이 대졸 직원 10명보다 낫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오씨. 군입대 문제로 고민하던 오씨에게 최근 회사는 제대 후 복직을 약속해주기도 했다. 그의 롤모델은 상고 출신인 강덕수 STX 회장이다.

◆ "학벌보다 학구열이 중요"

"대기업에서만 고졸 신화가 나오는 게 아니에요. 직원에게 가족처럼 일을 가르쳐주는 강소기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2010년 특성화 고교인 한국문화영상고를 졸업한 한주현 씨(21)는 광전자 제품을 만드는 강소기업 세코닉스에서 휴대폰 렌즈 품질검사를 맡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전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고교 2학년 때 지금 일하는 회사를 알게 되면서 꿈이 생겼다.

3학년 때 중국 웨이하이에 있는 생산공장에서 한 달간 인턴십을 하며 회사명조차 낯선 `작은` 기업에 입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국내에 광전자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전무하다시피 한 황무지에서 기술로 기업을 일궈낸 이야기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회사가 돕겠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죠."

입사 3년차인 막내를 위해 회사가 선물을 줬다. 대학 진학을 도와주고 학비 절반을 부담하기로 한 것. 지난 3월부터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배우는 한씨는 "학벌보다 학구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해야"

고졸 사원 8년차인 배나현 씨(26)는 성암여상(현 국제무역고)을 졸업하고 대기업 S사에 입사했다.

인사팀에서 7년간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지만 최근 무역사업을 벌이는 성원트레이딩으로 둥지를 옮겼다. 낮은 학력에 따른 느린 승진제도 때문이다.

그는 "대졸자는 4년 후 승진하는데 고졸은 1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대리 승진까지 2년 남겨두고 이직을 했지만 지금이 더 즐겁고 일할 맛이 난다"고 했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 덕분이다.

배씨는 중앙대 지식경영학부에서 일주일에 네 번, 저녁 7시부터 대학 강의를 듣는다. 그는 "고졸 직장인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다양한 분야에서 고졸 성공 스토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고졸 직장인이 대학에 간다고 하면 직장에서 낯설어하고, 대학에는 재직자를 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고졸 사원들이 3~4년차 때 업무에 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조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