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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노는 국부펀드 ③ 각기관 장점살린 공동펀드가 글로벌 영향력 키울 해법

ngo2002 2012. 5. 25. 13:28

각기관 장점살린 공동펀드가 글로벌 영향력 키울 해법
전문가 좌담회
기사입력 2012.05.24 17:36:48 | 최종수정 2012.05.24 19:26:0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따로 노는 국부펀드 ③ ◆

7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자금력을 보유한 한국 대표 3대 국부펀드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3대 기관이 손을 잡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2006년 국부펀드와 각종 연기금 등은 공공자금운영협의회인 `공공 코이암(CoiAM)`을 출범시킨 바 있다. 하지만 출범 6년이 지나도록 친목모임 이상의 뚜렷한 협력관계로 발전하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한국투자공사(KIC)ㆍ국민연금 투자운용책임자(CIO) 등 이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협력체체 구축 방안을 직접 들어보는 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3대 국부펀드 간 협력이 가능한가.

▶이동익 KIC 투자운용본부장=3대 국부펀드가 힘을 합칠 경우 단일 기관이 인수하기 힘든 거대 인프라스트럭처를 인수할 수 있는 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각 기관별로 자금 운용 목적이나 투자 대상과 기간,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자금을 합치는 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한 조율이 필요하다.

▶이찬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동의한다. 협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실행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선 각 기관은 자금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외환보유액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외화 유동성이 제1 과제다. 따라서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안정성 위주로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연금은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또 해외 대체투자(부동산 등 실물투자)의 기대수익률 하한선도 높은 편이다.

―협력이 가장 필요한 부문은.

▶추흥식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3개 기관은 공적인 성격의 자금을 운용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공통의 관심사항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 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 혹은 투자 경험 등 필요한 정보를 상호 교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교환이다. 특히 해외 투자의 중심이 주식ㆍ채권 등 장내 상품에서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등 장외 대체투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만큼 정보 교류가 중요하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 외국인이 국내에 들고 올 정도의 물건이라면 역선택의 가능성이 높다. 우량한 물건은 이미 현지에서 나눠 먹기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대 국부펀드 간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현지에서 직접 좋은 투자 대상을 물색ㆍ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향후 협상력과도 관계되는 문제다.

―자금 집행 단계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나.

▶남재우 연구위원=산술적으로 자금을 합치는 방식이 될 수 없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개별 투자 사안별로 공동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민연금에서 현재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인수ㆍ합병(M&A), 지분 인수 등 해외 투자를 위해 조성한 `코퍼레이트 파트너십(corporate partnership)`을 국부펀드 간에 실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경우 오히려 각 기관의 성격에 맞게 리스크와 수익을 나눠 갖는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이동익 본부장=정보 공유와 공동 펀드는 좋은 방안이다. 또한 각 기관들이 서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서로 중복ㆍ난립하고 있는 경비성 지출을 줄여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이찬우 본부장=공동 펀드는 좋지만 운영 과정의 리스크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한 기관이 파행적으로 운영됐을 때 지금은 그 기관만 손실을 보면 되지만 공동 펀드를 조성할 경우 함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각 기관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기획취재팀 = 김인수 차장(팀장)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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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운용 방식 각자 다른데 일률적 잣대로 평가는 문제"
투자평가방식 개선 목소리
기사입력 2012.05.24 17:37:04 | 최종수정 2012.05.24 17:48:3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따로 노는 국부펀드 ③ ◆

각 국부펀드 운용책임자와 전문가들은 현행 투자 평가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적이고 뚜렷한 평가기준 없이 조직 내부관리나 예산 집행 등에 집중하는 현재의 평가ㆍ감사 방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국부펀드의 선진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동익 KIC 투자운용본부장은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국회나 정부가 설정하는 평가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각 기관마다 고유 업무가 있고, 상당 부분 민간과 경쟁하는 분야인 만큼 일률적인 공공기관 평가체제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별 특성이 감안된 유연한 평가체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세부 평가기준에 대해 이 본부장은 "장기투자의 관점과 전체 자산인 포트폴리오 운영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주식이 아닌 안정성이 높은 채권 위주로 자금을 운용했다면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이런 점이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는 얘기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부를 비롯해 국회 예산정책처까지 평가에 나서는 등 제약 요인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복 평가를 줄이고, 평가기준도 연수익률이 아닌 3~5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을 따지는 쪽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 연구위원은 "각 기관마다 투자의 벤치마크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기준 대비 초과수익률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에도 기관별 성격에 맞는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는 전문가들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장기 평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책임자는 "운용 성과에 따라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부펀드를 몇 년에 한 번씩 점검할 경우 위험한 투자를 부추겨 글로벌 경제위기 때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기획취재팀 = 김인수 차장(팀장)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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