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하성봉의 중국이야기16] 경박호와 함께 화산호수로 유명

ngo2002 2012. 5. 18. 14:28

‘5개의 큰 연못’ 우다롄츠 절경에 태고의 신비가
[하성봉의 중국이야기16] 경박호와 함께 화산호수로 유명
[0호] 2012년 03월 02일 (금) 하성봉·언론인 sungbongh@gmail.com

경박호(鏡泊湖)와 함께 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서 화산호수로 쌍벽을 이루는 것은 우다롄츠(五大連池)다.

최근 백두산 폭발과 예상 피해정도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동북지역의 화산활동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다롄츠는 290여년전인 1719~1721년(청 강희 58~60년) 화산이 폭발했고 2011년 1월에도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한 곳으로 화산활동이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곳이다.

우다롄츠는 하얼빈(哈爾賓)시에서 북쪽으로 413㎞ 떨어져 있으며 기차로 6시간 정도 걸린다. 헤이룽장성의 서북부로 샤오싱안링(小興安嶺)의 서남쪽에 있다. 필자는 우다롄츠와 경박호 등 화산지역을 답사하면서 우다롄츠-경박호-백두산-한라산으로 이어지는 화산대의 연관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우다롄츠의 현재 모습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우다롄츠(五大連池)는 이름 그대로 ‘5개로 연결된 큰 연못’을 가리킨다. 경박호처럼 화산폭발 당시 용암이 강물길을 막아 생긴 5개의 언색호(堰塞湖)가 마치 구슬을 꿰듯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다. 우다롄츠 호수의 수온은 5월 중순에 10도이상이 되며 9월하순에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가장 높을 때는 7월에 20-26도가 된다. 어류는 연어, 잉어, 산천어, 자라 등 10과 39종이 자라고 있다.

   
우다롄츠(五大連池)_지도._출처=중국포털_바이두
 

이 호수는 만주어(滿州語)인 “우더린츠”(烏德林池)와 발음을 유사하게 만든 것인데 만주어도 구슬을 꿴 모양의 호수란 뜻이다. 우다롄츠는 총 길이가 남북으로 20㎞이며 면적은 40㎢, 가장 심연은 100여m에 달한다.

이곳에는 5개의 호수와 함께 총 14개의 화산이 있다. 이곳의 화산활동은 200여만년 전에서 290여년전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우다롄츠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지질학적으로 가장 완전한 화산 지형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화산구(火山口), 용암지대, 호수, 광천수(鑛泉水) 등 전형적인 화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화산 공원”,  “천연화산 박물관” “펼쳐진 화산교과서”로 불린다. 우다롄츠의 유명 관광지는 룽먼스자이(龍門石寨), 라오세이산(老黑山), 남베이촨(南北泉), 빙둥(氷洞) 등이다.

룽먼스자이(龍門石寨)는 천지개벽의 현장…태고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곳

룽먼스자이는 룽먼산(龍門山)에 있다. 중국 윈난성(雲南省)에는 바다에서 솟아오른 ‘돌숲’인 스린(石林)이 있지만 이곳은 땅에서 솟은 마그마가 굳어 이뤄진 용암의 천국이다.
온 사방에 현무암 돌덩어리로 가득찬 이곳을 가로질러 나 있는 나무길을 걷다보면 민족시인 이육사(李陸史)의 시 ‘광야’(廣野)가 생각난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에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출처: 이육사 시인의 ‘광야’에서>

이곳은 용암이 금방 굳어 만들어 진 것 같은 원시성이 느껴지는 곳이다. 천지가 처음 열리던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시인 이육사가 만주벌판에서 나라를 잃은 한을 민족 독립의 희망으로 승화시켜 지은 시 ‘광야’에서 표현한 웅장한 기상이 전해진다.

룽먼스자이(龍門石寨)는 총 50여㎢에 60여개의 경관이 있는데 우다롄츠에서 가장 중요한지역이다. 28-34만년전 룽먼산(龍門山)이 폭발해 생겼는데 현무암 돌덩어리를 산비탈에 고르게 펼쳐놓은 듯 뒤덮고 있다.

   
룽먼스자이(龍門石寨)는 현무암의 돌무더기 숲위에 걸쳐놓은 나무길을 따라 지나간다.ⓒ하성봉
 
이곳은 현무암의 바다와 함께 돌사이와 주변으로 독특한 식물생태계가 공존하고 있다.
이곳에는 야생동물이 55과 121종이 있고 야생식물은 143과 428속 1044종이 있다. 이끼부터 상록관목, 낙엽교목의 종류가 많다.
   
한뿌리에서 난 듯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한줄기처럼 같이 자라는 모습으로 '송화연'(松樺戀) 이란 팻말이 눈길을 끈다.ⓒ하성봉
 

한뿌리에서 난 듯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한줄기처럼 같이 자라는 모습도 보인다. 바위의 좁은 빈틈에서 착근을 하고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함께 공유하다보니 몸이 그토록 밀착이 된 것이다.
수십만년의 세월을 지내온 룽먼스자이를 보면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영겁(永劫)의 긴 세월에 비해 한 인간의 인생은 짧디짧은 한 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이곳은 용암이 흐르다 깨져 크고 작은 돌 조각으로 변하면서 악어와 코끼리 머리 등 온갖 형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데 마치 거대한 현무암 만물상을 보는 것 같다.
 
   
룽먼스자이(龍門石寨)의 돌틈에서 자라고 있는 야생 산복숭아 나무. ⓒ하성봉
 
   
룽먼스자이는 용암의 만물상으로 돌악어(사진 오른쪽)가 하늘을 바로보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화산 분화구는 금방 불 뿜을 것 같아…화산 곳곳에 도사린 ‘흑룡’들

룽먼스자이가 오래된 화산 활동지라면 라오헤이산은 젊은 화산지역이다. 라오헤이산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의 양쪽에는 거대한 현무암의 바다가 펼쳐진다. ‘돌의 바다’ 라는 뜻으로 ‘석해’ (石海)라고 부른다.

이곳은 지질학습의 살아 있는 교육현장이다. 용암이 흘러 내려가면서 표면은 공기에 냉각되고 굳어져 형태가 만들어지고 속도도 급속히 감소하면서 자리를 잡아 간다. 이때 뒤에서 계속 분출되는 용암에 의해 이전에 굳어진 용암이 밀리면서 부서지고 구르고 서로 달라붙으면서 응고돼 이런 독특하고 기이한 모양의 지질유적을 남긴 것으로 해석한다. 석해에는 괴석이 겹겹이 쌓여 있고 곳곳에 기암이 숨어 있다. 용암이 밀리면서 생긴 주름무늬와 굴절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바로 얼마전 용암이 굳은 것처럼 생생하다.

돌틈으로는 식물들이 자리 잡아 독특한 식생대를 보여 주고 있다. 철쭉, 장미, 국화 등 건조한 토양에서 성장하는 식물들이 성장하며 잠자리, 벌, 나비 등도 날아든다. 정상으로 가는 곳에는 이미 나무숲을 이루고 있는데 현무암에 달라붙은 이끼들이 원시림의 분위기를 풍긴다.

   
라오헤이산(老黑山) 의 숲속에 날아든 호랑나비.ⓒ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거대한 '현무암의 바다'로 석해 (石海)라고 부른다. ⓒ하성봉
 
정상에는 분화구(화산구,火山口)가 있는데 높이는 해발 515.9m로 지면에서는 165.9m 높이에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금방이라도 붉은 용암을 토해낼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라오헤이산(老黑山)은 1719-1721년에 폭발했다. 분화구 지름은 350m, 깊이 140m로 우다롄츠 화산군중 가장 규모가 크다. 내벽은 경사가 60도 정도로 가파르고 험준하며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마치 석탄을 캐다 만 광산처럼 불에 그을린 검은색 돌조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분화구 주변은 화산자갈, 화산탄 등이 흩어져 있는데, 지리책에서 보던 화산관련 지식들을 다시 상기시켜 볼 수 있는 곳이다.

화산구의 남쪽으로 올라가면 우다롄츠의 5개 호수와 14개의 화산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분화구는 한 바퀴 빙 돌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는데 가장 높은 곳에서는 우다롄츠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활한 만주벌판의 지평선위에 여기저기에 불쑥불쑥 솟은 분화구와 호수의 풍경은 아주 이국적이다.
라오헤이산에는 곳곳에 ‘흑룡’(黑龍)들이 도사리고 있다. 텅룽구(騰龍谷), 용암일출구(熔岩溢出口), 텅룽차오(騰龍橋) 등 계곡과 길, 다리에 모두 용과 관련된 명칭들이 붙어 있다. 또 맨발로 안마를 할 수 있는 화산암석안마로(火山巖石按摩路)도 만들어져 있다. 
 
   
라오헤이산(老黑山)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현무암의 바다' (石海)가 펼쳐진다. ⓒ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화산 분화구 옆에 있는 화산탄.ⓒ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화산 분화구는 금방 붉은 용암을 뿜을 것 같은 위세가 느껴진다.ⓒ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화산 분화구는 지름은 350m, 깊이 140m로 우다롄츠 화산군중 가장 규모가 크다.ⓒ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 화산에는 맨발로 안마를 할 수 있는 화산암석안마로(火山巖石按摩路)가 만들어져 있다.ⓒ하성봉
 
   
라오헤이산(老黑山)의 석해(石海)에서는 용암이 밀리면서 생긴 주름무늬가 바로 금방 굳은 것처럼 생생하다. ⓒ하성봉
 
   
라오헤이산에서 바라본 우다롄츠 전경으로 저멀리 어렴풋이 화산 분화구와 연못이 보인다.ⓒ하성봉
 
   
룽먼스자이(龍門石寨)는 천지개벽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육사의 시 '광야'를 떠올리게 된다.ⓒ하성봉
 

우다롄츠 약수는 ‘성수’(聖水)로 불려…위장병, 피부병 등 질병치료에 탁월한 효과

우다롄츠는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약수로 유명하다. 중탄산광천수(重炭酸鑛泉水)로 마셔보면 맛이 떫고 코를 쏘는 탄산음료의 맛이 아주 강하다. 이중 야오촨산(藥泉山)의 약수가 가장 유명하다. 이곳의 광천수의 효과는 200여년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곳 약수는 인체가 필요한 마그네슘, 칼슘, 칼륨, 나트륨 등 14종의 미량원소가 모두 들어 있고 인체 혈액의 각종이온과 일치해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신뒤에는 소화, 혈액, 신경계통 질병에 커다란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목욕을 하면 피부병, 눈질병, 탈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철분성분은 1천㏄당 20-40㎎을 포함하고 있는데 빈혈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 철성분이 많아서 오래 놓아두면 물속에 빨갛게 쓴 녹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단우절을 전후해서 소수민족들이 몰려들어 노숙을 하면서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할 정도로 유명하다. 우다롄츠 시정부는 단오절을 ‘물 마시는 날’(飮水節) 축제로 정해놓고 있다.

야오촨산중 난촨(南泉)과 베이촨(北泉)의 약수는 소화, 진통, 진정, 숙면, 이뇨 등의 효과가 있으며 특히 소화계통의 위궤양, 위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판화촨(翻花泉)은 피부미용에 좋은 물이다. 해마다 병을 치료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현재 약 50여개의 요양원이 있어서 수천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우다롄츠에는 광천수를 맛볼 수 있는 ‘세계명천’(世界名泉)이란 정자가 서 있는데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신선한 광천수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

야오촨산의 약수는 약물작용이 뛰어나서 “성수”(聖水) 또는 “신수”(神水)로 불린다. 우다롄츠의 약수는 병으로 포장돼 시판되고 있다.  우다롄츠에는 300여개의 광천수가 솟아나는 곳이 있다. 광천수는 매년 2천여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야오촨산(藥泉山)의 약수는 철성분이 많아서 오래 두면 빨간 녹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하성봉
 


삼복더위에도 현무암 얼음동굴…신비로운 종유석과 천태만상의 용암 천연조각품

우다롄츠에는 얼음동굴인 지하빙하(地下氷河)가 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동굴로 삼복더위에도 동굴안쪽에는 얼음이 얼고 동굴벽에는 서리가 두껍게 끼어 있다. 필자가 간 때는 한 여름인 7월이었는데 긴팔옷을 입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한기가 돌았다. 여름에도 영하 12도가 유지된다.
이곳은 우다롄츠 화산중의 하나인 둥자오더부산(東焦得布山) 서북쪽의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총길이가 380m로 중국에서 발견된 가장 긴 용암동굴이다.

   
우다롄츠 지하빙하(地下氷河)에는 한여름에도 동굴벽에 서리가 두껍게 얼어붙어 있다. ⓒ하성봉
 
   
우다롄츠에는 삼복더위에도 한기를 느끼는 얼음동굴인 지하빙하(地下氷河)가 있다. ⓒ하성봉
 
농부에 의해서 우연히 발견된 동굴의 입구 높이는 1.4m, 폭 2m로 경사진 가파른 계단을 통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높이 2m, 너비 10m의 넓은 공간이 천연동굴로 연결돼 있다.

동굴벽에는 도처에 서리가 언 채로 달라붙어 있고 바닥도 얼음으로 덮여 미끄럽다. 동굴의 한 가운데는 안전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동굴의 벽과 천장에는 용암이 굳으면서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종유석과 벽과 바닥에서 돌출된 용암의 형상이 손가락, 뿔, 가시, 칼 등 온갖 모양으로 천태만상을 이룬다. 동굴의 206m 지점에는 폭 20m, 높이 4m로 갑자기 370㎡의 넓은 공간이 나온다. 이 곳은 가운데에 굵은 용암기둥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돼 천장부분에서 우산처럼 받치고 있는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당시 용암이 응고될 때의 장면이 연상된다.

현무암은 시멘트의 재료로 쓰일 정도로 용도가 다양하다. 또 암면(巖綿)을 만들면 보온성이 뛰어나며 각종 관의 보온재로 쓰인다. 현무암은 내마모성이 뛰어나 가공한 뒤 강철대용품으로 쓰인다. 또 용암이 갑자기 식어서 구멍이 많고 가벼워 물에 뜨는 부석(浮石)은 보온과 방음에 우수한 건축재료로 알려지고 있다.<계속>

   
우다롄츠(五大連池)에 석양이 질 때의 고요한 모습으로 대지의 아늑함이 느껴진다.ⓒ하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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