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신자유주의]“미 패권 약화” 공감… 달러 영향력 놓고 격론
■ 사회(손호철 서강대 교수)=미국 경제 헤게모니의 미래, 달러 헤게모니 문제, 정치·군사적인 문제, 한국 문제 등 4가지 큰 이슈가 있다. 미국 경제 헤게모니의 약화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시는 것 같고 달러 기축통화 문제부터 논의해보자.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초단기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이것은 위기시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몰려가는 대단히 단기적 현상이다. 그러나 위기가 끝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그래도 달러 위상의 하락이 달러가 대체되는 상황, 이를테면 달러 비중이 현재 65%인데 갑자기 40%가 되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동아시아가 갖고 있는데 달러가 불안하다고 유로화로 대체하면 달러가 붕괴한다. 그런데 달러화 붕괴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딜레마이다. 따라서 유로화로 가자는 합의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박복영 박사도 얘기했지만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승격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럴 경우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공조가 안돼 자칫하면 혼란스러운 체제가 올 것이다. 이 혼란스러운 체제는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달러 체제가 차라리 낫다.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을 해야 하니까 달러로 보유하는 게 좋다는 생각인데 이미 부실은 시작됐다. 부실은 시작됐는데 어느 나라가 먼저 달러를 바꾸느냐? 만약 모든 아시아 국가가 달러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데 우리만 달러가 아닌 것으로 바꾸면 우리에게 유리하다. 달러 가치가 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달러가 유지될 것 같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달러가 우르르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의 위기가 더 심화되면 누구나 달러를 한꺼번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붕괴를 벗어나는 방식은 잠정적으로 달러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유럽이 미국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였는데 빠져나왔고, 일본도 그렇다. 그런 방식으로 빠져나가는 게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 사회=현재 미국의 순대외채무가 GDP의 30%로 추정되고 있고, 2~3년 내에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30%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하드랜딩 시나리오에 따른 달러 폭락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 박복영=정태인 선생님은 하드랜딩 가능성을 더 높게 보시는 것 같다. 중국이 교역에서 자신의 통화를 계속 사용하라고 할 순 있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결제통화로서의 비중을 높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금융자산이 위안화로 표시되고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 현재 중국의 국가적 신뢰도, 금융시장의 투명도와 발전 정도를 봤을 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역사적 훈련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되지 않는다면 달러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다.
■ 문우식=저도 하드랜딩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각국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른바 국제공조가 안되면 다 어려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미봉책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습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미국 달러가 불안한데, 여유 있을 때 바꿔 놓자’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박복영=세계적인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금융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통화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신용위기다. 지금의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된 신용위기다. 신용위기는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파생상품이 만들어져 국제적으로 유통되면서 위험을 전파시키지 않도록 금융 재규제가 있어야만 해결된다. G20회담을 통해 그런 노력이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달러의 폭락과 같은 하드랜딩은 없을지 모르지만 금융 시스템의 붕괴 혹은 극도의 혼란은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 사회=앞서 AMF 혹은 아시아신용기구와 같은 지역협력체제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만 중국의 패권 견제 때문에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는가.
■ 정태인=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은 통화위기가 나타나게 돼 있다. 3월 위기설, 11월 위기설 같은 게 ‘달러 빚이 외환위기의 근원이 될 것이다’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아시아 차원에서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일본은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유럽(통합)은 전쟁의 원인이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금융으로 넘어갔는데 아시아에서는 위험이 큰 금융에서 먼저 시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 문우식=아시아의 협력은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대응블록으로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양자관계에서 우리는 일방적인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지역협력체를 만들어놓으면 이 협력체를 통해 중국에 대항할 여지가 어느 정도 생긴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초단기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이것은 위기시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몰려가는 대단히 단기적 현상이다. 그러나 위기가 끝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그래도 달러 위상의 하락이 달러가 대체되는 상황, 이를테면 달러 비중이 현재 65%인데 갑자기 40%가 되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동아시아가 갖고 있는데 달러가 불안하다고 유로화로 대체하면 달러가 붕괴한다. 그런데 달러화 붕괴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딜레마이다. 따라서 유로화로 가자는 합의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박복영 박사도 얘기했지만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승격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럴 경우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공조가 안돼 자칫하면 혼란스러운 체제가 올 것이다. 이 혼란스러운 체제는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달러 체제가 차라리 낫다.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을 해야 하니까 달러로 보유하는 게 좋다는 생각인데 이미 부실은 시작됐다. 부실은 시작됐는데 어느 나라가 먼저 달러를 바꾸느냐? 만약 모든 아시아 국가가 달러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데 우리만 달러가 아닌 것으로 바꾸면 우리에게 유리하다. 달러 가치가 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달러가 유지될 것 같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달러가 우르르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의 위기가 더 심화되면 누구나 달러를 한꺼번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붕괴를 벗어나는 방식은 잠정적으로 달러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유럽이 미국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였는데 빠져나왔고, 일본도 그렇다. 그런 방식으로 빠져나가는 게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 사회=현재 미국의 순대외채무가 GDP의 30%로 추정되고 있고, 2~3년 내에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30%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하드랜딩 시나리오에 따른 달러 폭락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 박복영=정태인 선생님은 하드랜딩 가능성을 더 높게 보시는 것 같다. 중국이 교역에서 자신의 통화를 계속 사용하라고 할 순 있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결제통화로서의 비중을 높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금융자산이 위안화로 표시되고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 현재 중국의 국가적 신뢰도, 금융시장의 투명도와 발전 정도를 봤을 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역사적 훈련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되지 않는다면 달러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다.
■ 문우식=저도 하드랜딩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각국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른바 국제공조가 안되면 다 어려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미봉책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습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미국 달러가 불안한데, 여유 있을 때 바꿔 놓자’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박복영=세계적인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금융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통화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신용위기다. 지금의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된 신용위기다. 신용위기는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파생상품이 만들어져 국제적으로 유통되면서 위험을 전파시키지 않도록 금융 재규제가 있어야만 해결된다. G20회담을 통해 그런 노력이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달러의 폭락과 같은 하드랜딩은 없을지 모르지만 금융 시스템의 붕괴 혹은 극도의 혼란은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 사회=앞서 AMF 혹은 아시아신용기구와 같은 지역협력체제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만 중국의 패권 견제 때문에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는가.
■ 정태인=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은 통화위기가 나타나게 돼 있다. 3월 위기설, 11월 위기설 같은 게 ‘달러 빚이 외환위기의 근원이 될 것이다’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아시아 차원에서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일본은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유럽(통합)은 전쟁의 원인이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금융으로 넘어갔는데 아시아에서는 위험이 큰 금융에서 먼저 시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 문우식=아시아의 협력은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대응블록으로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양자관계에서 우리는 일방적인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지역협력체를 만들어놓으면 이 협력체를 통해 중국에 대항할 여지가 어느 정도 생긴다.
입력 : 2009-01-18 18:39:08ㅣ수정 : 2009-01-18 1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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