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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과학세상 (16)] 시멘트없이 콘크리트 만든다고?

ngo2002 2012. 4. 27. 17:01

[알쏭달쏭 과학세상 (16)] 시멘트없이 콘크리트 만든다고?
기사입력 2012.01.18 17:23:58 | 최종수정 2012.02.08 17:18:1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대형 레미콘 트럭 위에서는 둥그런 믹서가 쉬지 않고 돈다. 안에 담긴 콘크리트가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끈적거리는 상태에서 부어 모양을 만든 후 굳히는 콘크리트는 로마시대에도 사용됐다. 고대 로마인들은 화산재와 석회암을 섞은 `포졸란`으로 판테온 신전과 콜로세움 등을 세웠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콘크리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래 자갈 등 골재에 물을 넣고 이 두 가지를 섞어 잘 붙게 하는 결합재를 더한다. 이때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결합재로 쓰이는 것이 시멘트다.

점토와 석회석을 갈아서 섞은 시멘트가 있어야 콘크리트를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방출된다는 점이다.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등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가 나온다.

이런 까닭에 최근에는 시멘트 없이 만드는 친환경 콘크리트 연구가 활발하다.

양근혁 경기대 건축공학과 교수팀은 석회석 대신 용광로에서 철을 만들 때 생기는 불순물인 고로슬래그와 석탄 연소 시 생기는 재를 사용하는 콘크리트를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 알칼리성 무기질 재료를 촉매로 넣으면 고로슬래그와 재가 물과 반응하면서 단단해진다.

양 교수팀은 콘크리트에 유효 미생물의 한 종류인 `바실러스균`도 집어넣었다. 메주콩을 청국장으로 발효시키는 이 균은 항산화물질을 배출해 공기를 정화한다. 콘크리트의 강알칼리성을 낮추고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와 중금속 등을 분해하는 효과도 있다. 콘크리트 안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넣으면 금방 죽을 것 같지만 미생물은 잘 번식한다.

양 교수는 "건조한 사막에서도 바이러스가 살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콘크리트 안에서도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팀이 개발한 `그린 콘크리트`는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를 사용한 콘크리트만큼 압축 강도가 높고 불에 견디는 내화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커 속에 콘크리트를 넣고 물고기가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지 확인하는 어독성 실험에서도 그린 콘크리트가 든 비커 속 물고기는 열흘 후에도 모두 생존했다.

시멘트 없이 만드는 이 콘크리트는 현재 어초나 호안블록 같은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양 교수는 "그린콘크리트는 탄소제로 도시, 에코시티 등 지속 가능한 미래 건설산업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대응하는 핵심재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공동 기획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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