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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과학세상 ① 북극 얼음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

ngo2002 2012. 4. 27. 16:47

북극 얼음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
온난화로 30년새 얼음면적 사상 최소
"이르면 2050년에 모두 녹는다" 예측도
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
기사입력 2011.09.28 17:15:45 | 최종수정 2011.09.29 07:36:2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알쏭달쏭 과학세상 ① ◆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 면적의 14~15배에 달하는 북극 바다얼음(해빙)이 녹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브레멘대학교 환경물리학연구소는 얼마 전 북극해 바다얼음이 1972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작은 면적(9월 8일 측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는 역사상 두 번째로 작은 면적(9월 9일 측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레멘대는 올해 최저 면적 데이터로 424만㎢, 미국 NSIDC는 433만㎢를 제시했다.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꼽히는 NSIDC 분석에 따르면 1979년 위성관측 이래 북극 얼음 면적이 가장 작았던 때는 2007년(9월 16일) 417만㎢다.

반면 1979~2009년(9월 12일 기준) 평균 얼음 면적은 629만㎢였다. 올해 최저치(433만㎢)는 평균 면적보다 약 200만㎢ 작은 것으로, 한반도(22만㎢) 9배 이상 면적이 사라진 셈이다. 초기 관측 자료인 1979년은 물론 1980년 면적(약 750만㎢)과 비교하면 더하다. 무려 한반도 14.5배 면적 정도(317만㎢)가 녹아내린 것이다.

최소 기록이 깨졌는지 여부를 떠나 기후 변화 여파에 따라 해빙이 계속 줄고 있는 것은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사실이다.

대부분 북극 전문가들은 주요 기관 데이터가 모두 `역대 최소`를 기록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마크 세레즈 NSIDC 센터장은 최근 "해빙 분석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며 "하지만 역대 최저든 두 번째든 북극 해빙이 해마다 줄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2050년께 북극 얼음이 모두 녹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극지연구소 남승일 박사는 "오랜 기간 지구 기후 사이클을 보면 간빙기가 보통 1만년 정도 지속된 뒤 온도가 정점을 찍고, 이후 10만년 정도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현재 우리는 전환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1~2년 안에 지구 온도가 정점에 도달하지는 않겠으나 유례없는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온도 상승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

사실상 북극 얼음이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브레멘대 연구팀도 간빙기에 속하는 지난 8000년간 북극 해빙이 가장 작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북극 얼음이 줄어들면 생태계와 해류 변화, 이상기온 등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북극권 온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에 한파나 폭설이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파를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시베리아 지역에 얼마나 눈이 많이 오느냐다. 해빙이 녹으면서 수증기가 늘고 이에 따라 시베리아에 눈이 많이 내리게 된다. 눈이 많아지면 햇빛을 반사시키고 이 지역 고기압이 강해진다. 또 시베리아를 둘러싼 제트기류는 약해진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시베리아 찬바람이 북반구로 밀려 내려와 혹독한 추위가 발생한다.

단순히 올해 겨울만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여름에는 더워지면서 해빙은 더 녹고 겨울은 점점 추워지는 장기 기상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장기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아주 오래전 기후도 연구한다.

과학자들은 지구 마지막 간빙기였던 12만5000~11만5000년 전을 주목하고 있다.

남 박사는 "당시는 현재보다 기온이 2~3도 높았고 해수면은 6~10m 정도 높았다는데, 그 정도면 우리나라 3분의 1은 바다에 잠길 것"이라며 "당시 환경을 연구함으로써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닥쳐올지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해는 전 세계 해양 중 3%밖에 안 되지만 기후변화와 관련해 심장 구실을 한다. 북극이 해류 흐름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난류가 북극해로 들어와 차가운 물로 바뀐 뒤 깊게 가라앉아 다시 아래로 빠져나간다. 이렇게 해류 순환은 지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북극에는 또 전 세계 담수 10%가 들어와 염분도가 조절된다.

해빙이 계속 녹아 염분도를 낮추고 기온 온난화로 북극해가 따뜻해지면 이런 해류시스템이 망가진다.

열과 염분 변화로 순환이 바뀌면 전(全) 지구적 기후환경에 큰 변화가 생긴다. 북극이 더워져 결국 해류가 움직이지 않으면 극단적으로 북쪽은 계속 추워지고 그 아래 따뜻한 지역은 계속 더워진다.

순환시스템이 멈추면서 따뜻한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면 북쪽 지역은 계속 얼음으로 뒤덮이게 된다.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해를 통과하는 새 무역로가 탄생하면 전 세계 역학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북극에 전 세계 10%에 달하는 석유자원이 있어 이 지역을 둘러싼 자원전쟁도 예고되고 있다.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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