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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아그리젠토賞 수상자에 이수성대표…배추·무 교잡 첫 성공

ngo2002 2011. 11. 2. 09:13

1회 아그리젠토賞 수상자에 이수성대표…배추·무 교잡 첫 성공
기사입력 2011.11.01 17:45:07 | 최종수정 2011.11.01 21:21:5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배추와 무를 교잡시킨 `배무채` 종자를 개발하는데 30여 년 걸렸습니다. 종자ㆍ생명산업은 한국을 먹여살릴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처음으로 이종 식물을 교잡하는 데 성공해 `제1회 식품혁신 아그리젠토상`을 수상하게 된 이수성 바이오브리딩연구소 대표의 소감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매일경제신문ㆍMBN,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혁신성이 우수한 농수축산식품에 수여하기로 한 아그리젠토상 첫 수상자가 됐다. 개발 제품은 `배무채`. 이종 교잡작물로 배추ㆍ무ㆍ채소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왔다. 현재 경기 안성에 있는 3960㎡의 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배무채는 시판 초기인 지난해 1900만원 소득을 올렸다. 고추냉이 같은 매운맛과 단맛이 함께 포함돼 김치나 샐러드용, 절임용 채소로 제격이다. 이 대표는 "유럽 미국 등 샐러드를 많이 먹는 국가에 종자를 보내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충분히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하더라도 농가에 연구개발(R&D) 시설투자 등 경쟁력을 갖추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배무채 종자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7년 농촌진흥청 연구사로 일할 때부터. 당시 대부분 연구자들은 "종(種)의 상위개념인 속(屬) 간 교잡은 불가능하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괜히 부아가 났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럼 한번 해보자"라는 오기가 30여 년에 걸친 도전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서로 다른 식물종을 교잡해보려는 시도는 세계 각지에서 오래전부터 있었다. 야생무-배추(네덜란드), 무-양배추(영국), 무-케일(중국), 배추-양배추(일본) 등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는 당장 교잡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2~3세대가 지나면 퇴화해버린다는 것. 또 10~12개 씨를 뿌리면 적어도 절반 이상 살아남아야 하는데 생존개체 수는 고작 1~2개에 불과했다. 그는 "후대에 자신의 본성을 잃지 않고 이를 전하려는 `식물들의 저항`이 연구과정에서 퇴화와 돌연변이라는 실패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실패로 자포자기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에 다시 한 번 힘을 얻었다. 2001년 이 대표와 함께 연구하던 대학원생이 밭에 나 있던 연구용 배무채(1세대) 한 포기를 뽑아 맛을 봤다. 알싸한 맛과 무처럼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라는 말에 이 대표도 처음으로 배무채를 한 입 베어먹었다. 그때의 상큼한 배무채의 맛은 반드시 개발에 성공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는 것. 또다시 연구에 박차를 가한 지 6년이 지난 2007년에야 그는 배무채 개발에 성공했다. 꽃가루에 인공적인 돌연변이를 발생시켜 2~3세대가 지나도 원형이 보존되고 품질이 고른 배무채 및 배무채 종자를 얻어낸 것이다. 그는 "당시 연구자로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었다"고 회고했다. 갖은 고생 끝에 개발엔 성공했지만 배와 무를 교잡했다는 사실 자체를 학계나 농업계에서는 알아주지 않았다. 보급과 판매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그동안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지난 1월 세계적인 유전학 학술지 `TAG(Theoretical and Applied Genetics)`에 게재해 결실을 봤다.

이 대표는 또다시 후속 종자를 개발 중이다. 기존 배무채에 설포라펜(Sulforaphene)이란 항암ㆍ항균 성분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종 심사에 참여한 김종기 중앙대 식물응용과학과 교수는 "배무채는 속간잡종을 성공시킨 세계 유일 사례"라며 "이 기술이 앞으로 새 품종 육성에 많이 이용돼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 어떻게 선정했나=아그리젠토상은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논의가 진행됐다.

매일경제는 농식품부,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함께 매월 한 차례씩 혁신성이 우수한 농수산식품을 선정하기로 하고 3개월간에 걸쳐 선정 분야와 심사기준을 확정해 이번에 첫 수상자를 냈다. 현장평가엔 각 분야 전문가들이 3인 1조로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하고 대표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공정성을 기했다.

■ <용어설명>

아그리젠토 : 기원전 6세기께 그리스에 위치한 농업도시로 당시로선 첨단 농업기술로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매일경제는 지난해 제17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아그리젠토 코리아-첨단농업 부국의 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자고 주장한 바 있다.

[전병득 기자 / 이기창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